전염병 시대..과학과 수학에 답을 묻다
과학·수학서 판매량 42% 뛰어
'코스모스' 베스트 10위권 올라
SF소설도 문학의 대세로 떠올라
김초엽·천선란 등 인기작가 등장
20·30대 젊은독자 크게 늘어나
직장인들은 자기계발을 위해 인공지능(AI)과 수학책을 읽고 있다. 자녀의 학습 공백을 채우기 위해 학부모도 '이상한 수학책' '수학의 쓸모' 등 청소년 교양과학이나 수학 도서를 선택했다. 김상욱 교수의 '떨림과 울림' 등을 출간한 동아시아출판사의 한성봉 대표는 "21세기 들어 과학기술 변화와 흐름이 폭발적으로 빨라지면서 과학책은 지식과 교양을 얻기 위한 학습 대상으로 소비되기 시작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속화된 건 바이러스와 전쟁을 벌이는 시대를 맞아 과학이 기초교양이 된 시대 변화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건 직장인이 자기계발을 위해 AI 관련 도서와 수학책을 읽는 수요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이상한 수학책'을 펴낸 라이프북의 남은경 편집팀장은 "2020년 코로나19로 가정 학습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수학·과학 교양서가 더욱 인기를 끌지 않았나 싶다. 동시에 2010년대 초반만 해도 과학 도서 독자는 제한적이었지만, 지금은 대중적인 시장이 형성됐다. SF 열풍도 그런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문단의 비주류로 취급을 받던 SF 문학이 '신데렐라'가 된 것은 정말 극적인 변화다.
예스24에 따르면, 지난 한 해 SF 소설 판매량은 33.5%나 뛰어 올랐다. 지난 몇 년간 윤이형·정세랑·김희선·장강명 등의 작가가 SF 소설을 써서 호평을 받은 데 이어, 스타 작가 김영하도 AI 로봇 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작별인사'를 지난여름 발표하기도 했다.
전조는 있었다. 지난해 TV와 영화관에 '국산' SF 드라마인 'SF8', 영화 '서복'과 '승리호' 등 SF 장르가 대거 등장했다. 한국의 SF 영상물이 쏟아져 나오는 과정에서 이야기를 길어올 우물인 SF 소설이 각광을 받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2019년 데뷔작을 낸 20대 작가 김초엽은 그야말로 슈퍼스타가 됐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15만부를 돌파하며 장르의 부흥을 이끌었고, '벌새'의 김보라 감독 연출로 '스펙트럼'은 영화화 소식까지 알려졌다. 신인인 천선란의 '천개의 파랑'도 출간 첫 해 2만부를 돌파했다. 이런 변화 속에 대형 문학출판사들이 앞다퉈 과학 소설 출판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고, SF 문학 무크지 '오늘의 SF'도 창간됐다. 한국의 SF 소설은 단군 이래 처음으로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보영의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등은 영어권 최대 출판사인 하퍼콜린스와 계약해 올해 영문판 출간을 앞두고 있다. 김초엽·천선란의 소설도 일본과 판권 계약을 맺었다. 과학 분야와 SF 분야 모두 젊은 여성 독자 층이 두껍다는 점에서 전성시대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미래지향적이고, 시대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과학·SF 장르 약진은 서점가에도 매우 긍정적인 순작용을 가져올 요인이 될 수 있다. 2015년과 비교해 2020년 과학 분야는 여성 비중이 47%에서 50%로, SF 소설은 54%에서 63%까지 늘었다. 연령층은 2015년에는 40대가 과학 분야와 SF 소설 분야에서 모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나 2020년에는 30대가 SF 분야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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