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여기가 지엄하신 공무원 나리가 다니시는 곳 맞나요” “시장님 바로 밑에 지체 높으신 공무원님이 계시다는 소문 듣고 왔습니다.”
평소 썰렁하던 원주시청 웹사이트 게시판에 최근 항의글이 폭주하고 있다. 원주시청 소속 공무원 A씨가, 주차된 차를 빼달라는 건물주에게 “공직자에게 대드느냐”며 욕설을 하고 협박성 문자를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27일 오후 원주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A씨를 비판하거나 원주시청에 항의하는 게시글이 약 200건 가까이 올라왔다.
네티즌들은 “대표인 시장에게 해명을 요구한다” “중징계해야 한다”는 의견을 올렸다. 또 “(시장은) 시민이 뽑은 대표인데 그 밑에 있으면서 시민 위에 있으려는 분이 계시다 해 왔다, 대표님이 부끄러우시겠다” “앞으로 주민센터 들어갈 땐 절 하고 들어가야 되는 거 아니냐” 등 반응도 있었다.
30대 9급 공무원인 A씨는 지난 21일 오후 원주시 단구동 한 주차장에 차를 댔다가, 건물주 B씨로부터 차를 빼달라는 요구를 받자 술 취한 채 나타나 욕설을 했다. 그는 “나 공무원이야 XXXX, 잘하라고 XXXX. 네가 나한테 함부로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라며 소리를 질렀다. 인근 폐쇄회로(CC)TV에는 A씨가 B씨에게 욕설하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또 이후 “어디서 공직자에게 대드느냐, 끝장을 보자”며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원주시는 A씨가 지방공무원법상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26일자로 직위해제했다. 공무원의 직위해제는 업무에서 배제하는 조치로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는 것이긴 하지만 그 자체로 징계는 아니다. 공무원의 신분이 유지되고, 직위해제 기간 보수의 일부가 지급된다.
원주시는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일로 상처받은 당사자와 국민께 죄송하다”며 “재발하지 않도록 전 공무원에 대한 철저한 교육과 복무 관리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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