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표이사 회장·사장 세대 교체
[경향신문]
소프트뱅크를 창업해 일본 정보기술(IT) 산업을 이끌어 온 손정의(손 마사요시·64) 회장이 40년 만에 그룹 핵심 계열사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난다. 소프트뱅크는 ‘경영진의 세대교체’를 이유로 들었다. 다만 손 회장은 지주회사인 소프트뱅크그룹의 회장직을 유지한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어 대표이사 회장과 사장 교체를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사회 결정에 따라 소프트뱅크는 미야우치 겐(宮內謙·72) 현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회장을 맡고, 미야카와 준이치(宮川潤一·56) 현 부사장이 사장 겸 CEO를 맡아 이끌게 된다. 인사는 4월1일자다.
소프트뱅크는 손 회장은 이번 인사로 대표이사 회장에서 물러나 ‘창업자 이사’를 맡게 된다고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적절한 시기에 경영층의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자회사인 Z홀딩스와 네이버 일본 자회사 라인의 경영 통합으로 그룹 체제가 크게 바뀌는 올봄을 최적의 시기로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사회 자문기구인 지명위원회에서 2년 전부터 후계자 요건 등을 검토해 왔고, 지난해 봄부터 본격적인 심의를 거듭해 왔다”면서 첨단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업 운영 능력을 가진 미야카와 현 부사장이 사장 겸 CEO로 경영을 주도하고, 미야우치 현 사장이 회장으로 그룹 전체를 총괄한다고 밝혔다.
재일교포 3세인 손 회장은 1981년 소프트뱅크를 창업해 40년 동안 일본 IT 산업을 선도해 왔다. 일본 최고 자산가로도 꼽히는 그는 소프트뱅크가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등 굴지 기업의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이게 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하며 주식시장에서도 ‘큰손’으로 불려왔다. 자회사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쿠팡에 투자해 3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당근마켓과 쏘카 등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에도 많은 투자를 해왔다. 손 회장은 통신회사인 소프트뱅크 회장직을 내려 놓지만 지주회사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직을 유지하며 그룹의 대표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소프트뱅크에 대한 직접적인 관여를 줄여 경영의 세대교체를 이룬다는 것이 이번 인사 결정의 배경이다.
미야카와 현 부사장이 사장에 취임하면 소프트뱅크 CEO 나이는 16살이 젊어지게 된다. 그는 손 회장보다도 8살이 젊다. 미야카와 부사장은 하나조노(花園)대를 졸업하고 통신회사를 운영하다 2003년 소프트뱅크BB 이사가 됐다.
소프트뱅크는 “미야카와는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오랫동안 기술 영역을 총괄하며 회사 성장에 기여해 왔다”며 “회사의 통신 네트워크 향상과 경영 재건에 크게 기여했고, 인공지능(AI)과 5G 등 각종 첨단기술에 대한 깊은 지식이나 사업 운영 능력이 높이 평가된다”고 소개했다. 또 “그의 리더십 속에서 통신사업의 지속적 성장에 힘쓰고 제2의 성장을 위해 AI와 5G 등 첨단기술을 구사하는 전략을 밀고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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