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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56) 내 하늘 -데생·7

입력 2021. 01. 28. 00:13 수정 2021. 01. 28.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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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효 시인

내 하늘 -데생·7
류제하(1940∼1991)
군데군데 흩어진 내 소망을 거느리고
차마 빈 가슴으론 너무 높은 파도소리
바다가 햇살을 열면 살아나는 내 하늘
- 우리시대 현대시조 100인선 35 ‘변조(變調)’

조각난 마음들을 모아야 한다

나의 소망은 군데군데 흩어져 있다. 조각난 소망을 수습해 거느리고 파도 앞에 선다. 내 빈 가슴으로 받아들이기엔 파도 소리가 너무나 높다. 그러나 바다가 햇살을 열면 나의 하늘이 살아날 것이다.

2021년을 우리는 조각난 가슴들로 맞았다. 어쩌다 이렇게 갈갈이 찢어졌는가? 역병으로 개인의 자유가 제한되고 사람들이 쓰러져가는데 국론은 모아지질 않는다. 민생의 어려움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이 상태에서 맞는 선거의 해가 위태롭게 느껴지지 않을 수 없다. 햇살을 열고 살아날 우리의 하늘을 소망해본다.

류제하 시인은 일찍이 강운회씨 등과 함께 삼장시(三章詩) 동인 운동으로 시조 보급 활동을 폈다. 시조의 특성은 초·중·종장의 구성이라는 데서 연유한 명칭이었다. 1966년 시조문학 천료와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을 거쳐 왕성한 작품 활동을 했다. 그는 연작시조를 많이 써 주제의식을 강조했다. 90수에 이르는 ‘변조’ 연작과 ‘데생’, ‘광인일기’ 연작 등이 그러하다. 시조 창작 외에 비평 활동에도 힘써 ‘자아의식을 바탕으로 한 자기실현과 인간의 본질 회복’(한국시조큰사전)에 힘썼다. 안타까운 죽음 뒤 부인 진복희 시인에 의해 유고시선집이 발간되었다.

유자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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