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 발목수술 이겨낸 '악바리' 김지유 "베이징올림픽 너무 간절해요"(인터뷰)

이석무 2021. 1. 2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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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시청 빙상단 소속으로 새 출발하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악바리’ 김지유, 사진=이석무 기자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지유(오른쪽)가 안병용 의정부시장으로부터 임용장을 받고 있다. 사진=의정부시청 제공
2020년 2월 네덜란드 도르드레흐트에서 열린 쇼트트랙 월드컵 6차 대회 1000m 2차 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지유(가운데). 사진=AFPBBNews
[의정부=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지금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만 바라보고 있어요. 국가대표에 뽑혀 올림픽 개인전에 출전하는 것이 저의 모든 꿈이죠”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차세대 에이스’ 김지유(22·의정부시청)의 또 다른 이름은 ‘악바리’다.

김지유는 2015년 2월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따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2016~17시즌부터 국가대표팀에 선발돼 각종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쓸어 담었다.

특히 지난 2019~20시즌 쇼트트랙 월드컵에서 김지유의 활약은 단연 발군이었다. 개인전 금메달만 무려 4개를 쓸어 담았다. 2019년 11월 캐나다 몬트리얼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와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3차 대회에서 연속으로 여자 15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지난해 2월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5차 대회에선 여자 1000m에서 재경기를 치르는 우여곡절 끝에 우승했다. 네덜란드 도르드레흐트에서 열린 6차 대회에서도 같은 종목에서 정상에 올랐다. 그동안 월드컵에 나가 거둔 금메달 숫자만 통산 11개나 된다.

김지유의 선수 인생을 돌아보면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찾아온 발목 부상이 그를 괴롭혔다. 올림픽에 나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대표팀 승선에 실패했다.

김지유는 2017년 왼쪽 발목 수술을 세 차례나 받았다. 경기마다 수십, 수백 번씩 코너링을 해야 하는 쇼트트랙 선수에게 발목은 목숨보다 중요하다. 그런 발목에 한 번도 아닌 세 번이나 칼을 댄 것은 선수 인생을 건 모험이었다.

당시 아직 10대 소녀였던 김지유에게는 모든 것이 처음 겪는 일들이었다. 재활은 지루하고 힘들었다. 다시 스케이트를 탈 수 있을까 불안감도 찾아왔다.

다행히 회복은 잘 이뤄졌다. 반드시 재기하겠다는 정신력이 몸을 지배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치러진 2018~19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2위를 차지하면서 국가대표 재승선에 성공했다.

김지유는 당시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버텼지 하는 마음도 들어요. 정말 힘들었지만 그래도 나이가 어리다 보니 앞으로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악으로 버텼던 것 같아요. 많은 분이 저에게 도움을 주신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김지유의 시련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소속팀이었던 콜핑 빙상단이 2018년 12월 31일을 끝으로 해체됐다. 다행히 2019년 성남시청에 새 둥지를 틀었지만 그 과정에서 마음고생을 겪어야 했다.

김지유는 “스케이트를 포기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요. 항상 스케이트가 너무 타고 싶었고 간절했어요”며 “나 자신에게 지는 게 스스로 용납이 안 됐기 때문에 무작정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김지유는 2021년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한국 빙상의 ‘레전드’ 제갈성렬 총감독이 이끄는 의정부시청에 새 둥지를 틀었다. 지난 25일 열린 입단식에서 안병용 의정부시장으로부터 직장경기부 임용장을 받고 의정부시청 선수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김지유는 “의정부시청에 입단하게 돼 너무 기뻐요”라며 “저를 신경 써주고 생각해주시는 만큼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제갈성렬 감독님이 정말 열정적으로 저에게 관심을 보내주셨어요”라며 “저를 많이 생각해 주시는 게 느껴져 이 팀을 선택하게 됐습니다”고 의정부시청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선수 시절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을 두 달 앞두고 발목과 복숭아뼈가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한 경험이 있는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빙상단 총감독은 “수차례나 수술을 받고 그것을 견디고 이겨낸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라며 “재활의 고통을 견디고 올림픽에 나가겠다는 김지유 선수의 의지를 높이 평가했습니다”고 말했다.

제갈성렬 총감독은 이어 “2022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김지유 선수와 함께 잘 준비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됐습니다”며 “어떻게든 제가 도움을 줘 같이 꿈을 이루고 싶습니다”고 강조했다.

김지유는 현재 의정부시청팀 동료와 함께 아침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오전과 오후로 나뉜 빡빡한 훈련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여전히 수술받은 발목에 대한 부담은 남아 있다. 재활을 병행하면서 훈련을 진행 중이다.

김지유의 머리 속에는 지금 2022년에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만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가슴 한구석에 아직 남아 있다. 그래서 누구보다 베이징 올림픽이 간절하다.

“코로나19 때문에 대회가 취소되고 연기되면서 선수들의 컨디션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어요. 불안하고 아쉬워하는 선수들의 마음은 다 똑같은 것 같아요. 하지만 다른 생각은 안 하고 베이징 동계올림픽만 생각하고 있어요. 대표 선발전을 통과해 개인전에 출전하는 것이 지금은 가장 큰 목표입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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