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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해?] 오늘도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류지윤 입력 2021. 01. 2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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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에서 직장은 누군가의 꿈이고 어떤 이의 생존 수단이다.

이 때 별다른 이유도 없이 권고사직이나 해고 통보를 받는다면 자신을 부정당한 기분에 부딪치곤 한다.

실제 지방직으로 파견 발령을 받은 뒤 온갖 치욕을 겪은 사무직 중년 여성의 이야기에서 시작된 '나는 나를 해고 하지 않는다'는 직장 내에서 불거질 수 있는 문제를 적나라하게 표현해, 보는 이들의 내면을 따끔하게 찌른다.

이는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나는 나를 해고 하지 않는다'란 메시지로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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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해고 하지 않는다' 오정세 21회 전주국제영화제 배우상

현대사회에서 직장은 누군가의 꿈이고 어떤 이의 생존 수단이다. 정체성을 직업에서 찾으며 '나'와 동일시 여기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 때 별다른 이유도 없이 권고사직이나 해고 통보를 받는다면 자신을 부정당한 기분에 부딪치곤 한다.


실제 지방직으로 파견 발령을 받은 뒤 온갖 치욕을 겪은 사무직 중년 여성의 이야기에서 시작된 '나는 나를 해고 하지 않는다'는 직장 내에서 불거질 수 있는 문제를 적나라하게 표현해, 보는 이들의 내면을 따끔하게 찌른다. 그럼에도 '희망'을 놓지 않는 메시지로 연고를 건넨다.


권고사직을 받았으나 거부한 정은(유다인 분)은 하청 업체로 파견 명령을 받는다. 정은은 이 곳에서 1년을 채워야 원청으로 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다인은 하청 업체 사람들이 불편해하고 업무에서 배제당해 하루하루 버티기가 녹록치 않다. 하지만 유일하게 손을 내밀어 준 막내 충식(오정세 분)의 도움으로 적응 해나간다.


극 안에서 정은이 차갑고 높은 송전탑에 올라가야 하는 업무 앞에서 망설이는 장면이 반복돼 상징적으로 표현됐다. 송전탑은 막막한 현실을 의미하고 송전탑 앞에서 자꾸만 무너지고 작아지는 모습은 개인의 자아를 반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전탑에 오르는 정은의 모습은 타인의 판단에 휘둘리지 않고 나아가는 개인의 희망을 건져올린다. 이는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나는 나를 해고 하지 않는다'란 메시지로 귀결된다. 송전탑과 정은의 모습은 꼭 직장의 문제가 아닌, 보는 이들이 한계라고 느껴질만한 것들을 대입해 볼 수도 있겠다.


유다인은 벼랑 끝으로 밀려난 노동자의 얼굴을 고단하면서도 단단하게 표현했다.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에 분노하고 좌절하면서도 자신만은 스스로를 믿어주는 정은의 내면을 섬세하면서도 밀도 높게 연기했다. 충식으로 분한 오정세는 세 딸을 키우며 바쁘게 살아가는 가장의 무게를 담담하게 보여준다. 그는 이 작품으로 지난해 열린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배우상을 받기도 했다.


영화의 흥행을 떠나서 고단한 삶에서 아슬아슬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러닝타임 111분. 28일 개봉.

데일리안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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