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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세훈, '혐오·차별 발언' 자성하고 사과해야

한겨레 입력 2021. 01. 28. 18:26 수정 2021. 01. 28.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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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에 참여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지역감정과 세대갈등을 조장하고 재중동포 출신 국민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최근 보수 유튜브 채널 <고성국 티브이(tv)> 와 한 인터뷰에서 지난해 4월 서울 광진을 국회의원 선거에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패배한 것과 관련해 "특정 지역 출신이 많고, 젊은 신혼부부, 1인 가구 비율이 관악구 다음으로 높고, 30~40대가 많은데 이분들이 민주당 지지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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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참여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8일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에서 건강도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에 참여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지역감정과 세대갈등을 조장하고 재중동포 출신 국민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최근 보수 유튜브 채널 <고성국 티브이(TV)>와 한 인터뷰에서 지난해 4월 서울 광진을 국회의원 선거에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패배한 것과 관련해 “특정 지역 출신이 많고, 젊은 신혼부부, 1인 가구 비율이 관악구 다음으로 높고, 30~40대가 많은데 이분들이 민주당 지지층”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양꼬치 거리에 조선족 귀화한 분들 몇만명이 산다. 이분들 90% 이상이 친민주당 성향”이라고도 했다.

오 전 시장은 “철옹성을 깨보겠다고 들어갔다가 간발의 차로 졌는데 변명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지만, 정작 가장 치졸한 변명을 했다. ‘특정 지역 출신’은 호남 출신 유권자를 지칭한 것인데, 그들을 맹목적 민주당 지지자로 규정해 갈라치는 건 박정희 정권 때부터 악용해온 지역감정 조장의 전형이다. 신혼부부와 30~40대를 민주당 지지자로 단순화한 것도 퇴행적이다. 오 전 시장과 국민의힘 후보들이 총선에서 젊은층의 지지를 얻지 못한 건 시대 흐름에 뒤처져 그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양꼬치 거리에 조선족” 발언은 극우세력의 ‘조선족 혐오’와 다르지 않다. 이런 편협한 인식을 갖고 어떻게 서울을 다양성이 꽃피는 행복한 도시로 만들겠다는 건지 오 전 시장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더 실망스러운 건 국민의힘이 보인 태도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이 오 전 시장을 “일베 정치인으로 변질됐다”고 비판하자 홍종기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고 특정 사이트를 사용하는 국민을 싸잡아 비난하는 것도 혐오”라고 주장했다. 적반하장이다. 잘못을 했으면 겸허히 반성하고 사과하는 게 책임 있는 정당의 자세다.

고민정 의원을 ‘후궁’에 빗댄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했다. 그는 “저의 비판이 애초 취지와 달리 논란이 된 점에 유감을 표한다”며 “고민정 의원에게도 미안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주장하는 입장에서 비유적 표현이 여성 비하의 정치적 논란거리가 됐다는 자체가 가슴 아프다”고 했다. 깨끗하게 사과하지 않고 구차한 변명을 더했다. ‘수구보수와 결별’ ‘약자와 동행’을 약속한 국민의힘이 여전히 시대착오적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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