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막힌 김진숙 명예복직, 이낙연 "구체적 해법 드릴 것"

김성욱 입력 2021. 1. 2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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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노동·시민·종교 대표단 면담.. 송경동 "복직 막는 건 산업은행 이동걸"

[김성욱 기자]

'노동자 김진숙의 명예회복과 복직을 위한 노동시민종교인 연석회의’ 대표단이 28일 오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면담한 후 모습. 왼쪽부터 4.16 연대 공동대표, 김호규 민주노총 금속노조 위원장, 송경동 시인. ⓒ김성욱 ⓒ 김성욱

김호규 민주노총 금속노조위원장 : "김진숙 위원이 바라는 명예복직은 별개 아닙니다. 자기가 쫓겨나왔을 때 유인물에 썼던 '쥐똥 섞인 밥, 비가 술술 새던 기숙사와 공장'이 지금 어떻게 변했는지, 자기가 일했던 곳 한 바퀴 돌고 점심 한끼 먹고 나오겠다는 것뿐인데..."

송경동 시인 : "오늘 뵌 이낙연 대표님이시든, 정부를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이시든, 국무총리시든, 정부·여당의 공식적인 단위에서 김진숙 지도위원의 1986년 해고가 국가 폭력에 의한 부당해고였다는 걸 인정하고 사과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져주십사 요청 드렸습니다… 또 국책은행장인 산업은행 이동걸씨가 이 문제를 '업무상 배임'이라며 계속 가로막고 있는데…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한진중공업의 마지막 해고노동자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61)의 복직을 위해 38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 송 시인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28일 오후 국회,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면담이 끝난 뒤였다.

김진숙, 항암 치료도 끊고 걸은 지 한 달… 정치권 나설까
  
 35년 전 노조활동으로 한진중공업에서 해고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 이희훈
 
시민사회 연대체인 '노동자 김진숙의 명예회복과 복직을 위한 노동·시민·종교인 연석회의' 대표단은 이날 오후 4시 50분부터 5시 20분까지 30분간 이낙연 대표를 만났다. 대표단 쪽에선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 김호규 민주노총 금속노조 위원장, 박승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 그리고 송경동 시인이 참석했다. 민주당 쪽에선 이낙연 대표, 설훈 의원(경기 부천을), 김영배 의원(서울 성북갑),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자리했다.

시민사회 대표단은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진숙 지도위원의 명예복직을 촉구했고, 이 대표는 '구체적 해법을 찾아 결론을 드리겠다'고 말씀하셨다"라고 전했다. 박승렬 소장은 "검토하겠다거나 연구하겠다는 게 아니라 구체적 해법을 찾아 말씀을 주시겠다고 한 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라고 했다.

김영배 의원은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나 당내 을지로위원회 등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이 대표께서도 이 내용을 모르시는 게 아니다. 방법을 찾아 의논을 드릴 것"이라고 했다.

이날로 38일째 단식 중인 송경동 시인은 "이번 주 일요일(31일) 고위 당·정·청 회의가 있다고 한다"라며 "김진숙씨의 복직과 명예회복은 범사회적 문제가 돼 있기 때문에 공식 안건으로 다뤄달라"라고 촉구했다. 송 시인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산업은행은 한진중공업의 법정관리사다.

김호규 금속노조위원장은 "김진숙 지도위원이 도보행진을 시작한 지 벌써 한 달 가까이 됐다"라며 "김진숙 지도위원은 이미 정년도 지났기 때문에 복직된다고 해서 실제 일을 하는 것도 아니다. '명예복직'에 대해 정치권이 결단할 게 그리 많은 것도 아니지 않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800명 연대 단식... 2월 7일 청와대 도착 예정
  
 35년 전 노조활동으로 한진중공업에서 해고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토론회를 앞두고 자신의 명예회복과 복직을 위해 동조단식자들을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 이희훈
 
김진숙 지도위원은 대한조선공사(한진중공업 전신)의 6년차 용접공이던 1986년 2월 열악한 노동 환경과 어용 노조의 실태를 고발하는 유인물을 뿌렸다가 대공분실로 연행돼 갖은 고문을 당했고, 1986년 7월 회사에서 해고됐다. 이후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는 2009년과 2020년 두 차례나 이미 김 지도위원의 해고가 부당했다고 인정하며 복직을 권고했지만, 한진중공업과 산업은행이 거부해 지금까지 진전이 없는 상태다. 부당해고 기간 동안의 급여와 퇴직금을 지급하면 법적으로 '업무상 배임'이 될 수 있다는 이유였다.

그러던 중 김 지도위원은 지난해 정년을 눈앞에 두게 됐고, 사측이 복직 요구에 끝내 응하지 않아 해를 넘긴 상황이다. 이에 김 지도위원은 "복직 없이는 정년도 없다"라며 정년을 맞기 하루 전인 2020년 12월 30일 부산을 출발해 청와대까지 도보시위에 나섰다. 암 투병 중인 김 지도위원이 항암 치료도 중단한 채, 오는 2월 7일 청와대 도착이 목표다. 현재 800명이 넘는 시민들이 김 지도위원의 복직을 위한 연대 단식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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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진숙 쾌유와 복직으로 가는 희망버스 http://omn.kr/1rsb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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