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가부 예산으로 '엉터리' 제주도 워크숍 간 미혼모단체

조정훈 2021. 1. 29.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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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미혼모협회 아임맘이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건강가족진흥원(아래 한가원)에서 지원받은 제주도 워크숍을 관광 일정으로 채우고 특강도 하지 않은 강사에게 비용을 지급하는 등 엉터리로 행사를 치른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2019년 8월 아임맘 소속 미혼모와 자녀 19명은 2박3일로 제주도 워크숍을 떠났다.

당시 워크숍에 참석한 미혼모 A씨는 "워크숍이라고는 했지만 아임맘 측이 실제로는 제주도에 놀러 간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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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협회 아임맘, 보고서 허위작성 의혹.. 특강 안했는데도 강사에게 비용 지급

[조정훈 기자 backmin15@hanmail.net]

 대구미혼모협회 '아임맘'
ⓒ 조정훈
 
대구미혼모협회 아임맘이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건강가족진흥원(아래 한가원)에서 지원받은 제주도 워크숍을 관광 일정으로 채우고 특강도 하지 않은 강사에게 비용을 지급하는 등 엉터리로 행사를 치른 사실이 확인됐다. 아임맘은 한가원 결과보고서도 허위로 작성해 올렸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대구 소재 미혼모협회 아임맘이 후원물품을 유용하고 미혼모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유포했다고 단독 보도한 바 있다.  

미혼모 상담가 양성한다더니... 대부분 관광 일정

지난 2019년 8월 아임맘 소속 미혼모와 자녀 19명은 2박3일로 제주도 워크숍을 떠났다. 명칭은 '미혼모 동료상담가 양성과정'. 하지만 교육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 관광 일정으로 채워졌다. 이 워크숍에는 아임맘 대표 김아무개씨와 그의 자녀도 동행했다. 이들은 제주시 소재 리조트에 2인 1실로 묵었다.

당시 워크숍에 참석한 미혼모 A씨는 "워크숍이라고는 했지만 아임맘 측이 실제로는 제주도에 놀러 간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막상 제주도에 도착하니 아무런 일정도 없었다. 김 대표가 전세버스 기사에게 아무 데나 데려가 달라고 해 버스기사가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미혼모 B씨는 "어떻게 아무런 계획도 없이 제주도에 왔나 의아했다. 어쩔 수 없어 미혼모들이 가고 싶은 곳을 의논해 다녀왔다"면서 "자기 돈으로 갔다면 그렇게 계획 없이 다녀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임맘이 한국건강가족진흥원에 결과 보고서. 대부분 관광 일정이었다.
ⓒ 조정훈
   
특강도 없었는데... 강사에게 비용 지급

아임맘은 워크숍 특강 관련 비용도 허위로 보고했다. 예산 지원을 받은 한가원 보고서에서 아임맘은 특강 2회에 쓰인 강의실 대관료와 강사료, 보조강사료 등 총 93만 원을 지급했다고 올렸다. 하지만 당시 워크숍에서 특강은 진행되지 않았다. 한 미혼모는 "당시 숙소의 식당에서 교육하는 것처럼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다.

강의실을 대관한 것은 사실일까? 해당 리조트에 문의한 결과, 세미나용 공간은 따로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시설 관계자는 "교육 등이 있을 때는 식당을 사용한다. 숙소를 이용하면 식당 대관 비용은 따로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특강비를 받았다고 기재된 강사 P씨는 "당시 제주도에서 강연을 했느냐"는 <오마이뉴스>의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강연비를 왜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아임맘에서 강연을 여러 번 했다. 강연비를 받기도 하고 받지 않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아임맘이 한가원에 올린 결산 보고서. 두 차례 특강으로 동일한 강사에게 특강비를 지급했다고 했지만, 실제로 특강은 한번도 진행되지 않았다.
ⓒ 조정훈
 
워크숍 관련 아이돌봄비 수령 명단에도 수상한 점은 발견됐다. 아이돌봄비는 행사 때문에 불가피하게 아이를 돌보지 못할 경우 아이를 맡긴 사람에게 지급하는 일종의 수고비다. 아임맘은 당시 10명의 사람에게 총 50만원의 아이돌봄비를 지급했다고 올렸다.

하지만 수령 명단에서 아임맘 대표의 어머니, 아임맘이 입주한 건물의 주인, 아임맘 자원봉사자와 동일한 이름이 발견됐다. 더군다나 워크숍 참석 미혼모들은 대부분 아이와 동행했으며 대표 김아무개씨도 딸을 데려왔다. 아이돌봄비를 지급할 사유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미혼모들은 "대표 김씨의 어머니가 아이를 돌보지 않았다. 김씨 어머니는 부산에 사는데, 부산에 있는 사람이 어떻게 아이를 봐줄 수 있겠느냐"고 밝혔다.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숙소 비용과 버스대절비를 빼고 지출이 가장 큰 항목은 식비(식사+다과비)로 190만 원이 넘는다. 이외에도 체험비로 50만 원 이상, 아이돌봄물품 명목으로도 30만 원 이상이 쓰였다.

여가부 산하 한국건강가족진흥원이 아임맘에 지원한 워크숍 예산은 모두 2천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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