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등교에 엇갈린 반응.."학부모에게 선택권 달라" 청원도

문현경 2021. 1. 2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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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등교하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새학기부터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2학년만큼은 매일 등교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학부모들의 반응은 환영과 우려로 엇갈린다. 맞벌이 여부나 감염위험에 대한 우려 정도에 따라 부모마다 생각이 크게 다르다 보니, ‘학부모가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는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교육부는 28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까지는 초등학교 1·2학년은 매일 등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침을 내놨다. 2단계에서 원칙은 전교생의 3분의 1만 등교하는 거지만, 학교가 원한다면 1·2학년은 예외로 할 수 있도록 했다.


돌봄 우려 부모들 환영…‘아직 위험’ 우려 목소리도

지난 2일 경기도 고양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부모와 함께 등교한 학생이 긴급돌봄교실에 들어가기 전 체온 측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맞벌이 부모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번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강은정(36)씨는 “온라인 수업을 하면 엄마나 아빠 중 한 명은 붙어 있어야 하는데, 재택근무를 하며 아이를 볼 수는 있지만 계속 온라인 수업만 반복하는 건 일 하는 데에 부담이 된다”면서 “학교 통한 감염 사례도 많지 않은 것 같고, 감염 수칙만 잘 지키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직장인 엄모(40)씨는 지난 한 해 동안 학교에서 수칙을 잘 지키는 걸 봤기 때문에 안심이 된다고 했다. 엄씨는 “학교에서 등교 때마다 발열 체크를 하고, 아픈 아이는 아예 등교를 시키지 않는다. 지금 문제가 되는 건 종교시설 등이 아니냐”면서 “아이도 집에만 있으면 활동량도 적고, 학교에 가는 걸 더 좋아하더라”고 했다.

하지만 “아직 위험한 상황인데도 돌봄 문제 때문에 저학년을 등교시키는 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의견도 있다. 회원 수 290만여 명으로 학부모들도 다수 활동하는 한 온라인 카페에서 올라온 글이다. “저학년이라 그런지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학습 격차도 크게 못 느끼겠고, 보내 놓고 불안해하느니 힘들어도 온라인 수업이 좋다”거나 “아직 확진자 수가 많은데, 확진자 한 명 나올 때마다 전교생 코로나19 검사해야 할 텐데 부담스럽다”는 얘기도 나온다. 감염 우려뿐 아니라 긴 시간 마스크를 쓰고 있는 걸 아이들이 힘들어할까 걱정하는 부모도 있다.


퐁당등교 첫째와 매일등교 둘째? “일 더 늘겠다”
같은 초등학생이라도 1·2학년은 매일등교, 3~6학년은 거리두기에 따라 격주나 격일 식으로 일부 등교를 하면 둘 이상 자녀 부모는 오히려 힘들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1학년과 3학년, 2학년과 4학년 같은 식으로 두세 살 터울의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은 걱정이다.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주로 모인 한 온라인 카페에서는 28일 “한 명 데려다주면 한 명은 혼자 집에 있어야 하는데 걱정이다” “어차피 밥 차리는 건 같은 일상”이란 글이 올라왔다. “첫째 등교일에 맞춰 둘째는 체험학습을 써야 하나 생각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등교·원격수업 여부를 학부모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글이 25일 올라왔다. 청와대 홈페이지 캡쳐.

결국 모두가 만족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선택권을 학부모에게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거주지역의 확진자 현황, 부모의 맞벌이 여부, 학교 방역에 대한 신뢰도, 온라인 수업에 대한 찬성도 등에 따라 학부모마다 생각이 다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선택 등교권을 가정에 달라’는 글이 올라와 29일까지 닷새 동안 1100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공부보다는 건강을 지키려는 가정도 있고, 맞벌이 등으로 꼭 등교해야 하는 가정도 있으니 가정에 맞게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는 내용이다.


초등생 학부모, 온라인 수업에 찬반 46:45로 팽팽
한국교육개발원 여론조사에서도 학교 온라인 수업에 대한 초등학교 학부모들의 의견은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발표된 '2020년 교육여론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 학부모의 46.2%는 ‘온라인 교육으로 학교 수업을 이수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했고 45.1%는 ‘반대한다’고 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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