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뱉은 초콜릿의 정체는? 수상한 교사 CCTV 추가 공개

김재현 2021. 2. 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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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금천구의 한 유치원 교사가 준 초콜릿을 한 아이가 먹다가 뱉어내는 장면(2020년 11월 9일)


급식 등에 이물질을 넣은 혐의를 받는 유치원 교사의 구체적인 행동이 담긴 CCTV 영상에 이어 이 교사가 자신이 담당하는 아이들을 상대로 수상한 식품을 먹이는 듯한 장면이 추가로 공개됐습니다.

문제가 된 곳은 서울 금천구의 한 공립유치원.

추가로 공개된 CCTV 영상에는 교사 A 씨가 발달 지연 등 사정이 있는 특수반 아이들을 상대로 성분이 밝혀지지 않은 이물질을 묻힌 초콜릿 등을 먹이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A 씨는 이 특수반의 담임교사였습니다.

시기는 지난해 11월 9일 오전이었습니다. A 씨는 분말로 추정되는 물질이 있는 종이컵에 담았던 초콜릿을 한 아이의 입에 넣어 줍니다.

이 아이는 초콜릿을 먹자마자 맛이 이상한 듯 뱉어냈습니다.

아이는 불쾌한 맛이 가시지 않는 듯 입 주변을 계속해 손과 휴지 등으로 닦아내고, A 씨는 분말을 묻히는 과정에서 이물질이 묻은 듯 여러 차례 손을 털어냅니다.

이 아이의 어머니는 “아이가 A 씨가 준 초콜릿 맛이 이상해 뱉은 적이 있다고 했다”라며 “평소 아이가 좋아하던 초콜릿이었기 때문에 그 상황이 더 의아했다”라고 전했습니다.

초콜릿이 아닌 다른 식품을 주는 장면도 포착됐습니다.

같은 달 13일 A 씨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액체가 담긴 종이컵을 특수반에 다니는 한 아이에게 건넸습니다. 액체를 입에 넣은 이 아이 역시 해당 액체를 목 뒤로 넘기지 않은 채 다시 종이컵에 뱉어냅니다.

A 씨의 수상한 행동은 경찰 수사가 시작된 뒤에도 계속됐습니다. 유치원 측이 경찰에 신고한 다음 날인 17일 A 씨는 유치원에 출근해 특수반 아이 두 명에게 이물질을 묻힌 초콜릿을 주는 장면이 CCTV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A 씨는 아이들이 먹을 것에 묻힌 가루에 대해 “아이들이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생강가루 자일리톨 가루를 묻힌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감식 결과, A 씨 책상에서 발견된 약통 중 일부에서 모기 기피제 성분과 세제, 샴푸 등에 사용되는 계면 활성제 성분이 검출돼 학부모들은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한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11월 즈음에 한 번도 코피를 흘린 적이 없던 아이가 갑자기 화장실에서 코피가 난다고 하고 복통을 호소했던 일들이 있었다"라며 "아무래도 교사의 범행과 크게 연관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의심했습니다.

■검찰, 구속영장 신청 반려…보강 수사 지시

서울 금천경찰서는 6세 반과 특수반 등 A 씨로부터 피해를 본 아동은 17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A 씨는 동료 교사의 급식과 보온병 등에도 액체를 포함한 이물질을 넣은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교사들의 간식에서 화장품 냄새가 나는 등 수상한 일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씨는 급식 등에 넣은 액체에 대해 “그냥 물이었다”라고 하는 등 모든 범행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지난해 12월 A 씨는 서울 남부교육청에 자신에게 내려진 직위해제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신청도 했습니다.

유치원 교사 A 씨가 급식에 이물질을 넣는 장면(2020년 11월 5일)


하지만 경찰은 CCTV 분석 결과와 여러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혐의가 충분히 소명됐다고 판단하고 지난달 29일 A 씨에 대한 구속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병 처리 관련 기록을 서울남부지검에 보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구속영장 발부를 위해서는 구체적인 자료가 더 필요하다고 보고 보완 수사를 지시했습니다.

피해 아동의 학부모 측은 지난달 27일 "피해 아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두통, 코피, 복통, 구토,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켰다"라며 A 씨에 대한 파면과 강력 처벌을 호소하는 청와대 청원 글을 올렸고, 어제(1일) 기준 3만 2천여 명이 동의했습니다.

김재현 기자 (hono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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