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언주 "가덕도+해저터널, 내 아이디어..반일 아닌 경제 관점서 봐야"

2021. 2. 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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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한일 해저터널 검토', 이언주 공약 수용
"일본 남부 시장 진출..동북아 물류시장 흡수"
"비용, 한일 1대9로 출자..韓건설사 수주 가능"
"가덕도 프레임, 해저터널로 돌파"..보선판 요동
이언주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1일 부산 부산진구 소재 이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언주 캠프 제공]

[헤럴드경제(부산)=정윤희 기자]“한일 해저터널은 우리가 일본 남부시장에 진출하는 겁니다. 무조건 반일감정으로 연결시키고 적대할 일이 아닙니다. 이 문제는 철저하게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꺼내든 ‘한일 해저터널’ 카드에 부산 보선판이 디비졌다(뒤집어졌다). 가덕도 신공항과 철도, 항만의 ‘트라이포트’를 넘어 한일 해저터널까지 연결, 부산을 세계 최고의 글로벌 물류교통 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당장 해저터널의 실효성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 ‘친일 DNA’라며 공세를 퍼부었다. 가덕도 신공항에 이어 한일 해저터널이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또다른 핵심 전장이 된 셈이다. ‘가덕도 프레임’에 밀리던 국민의힘의 승부수가 제대로 통했다는 평가다.

김 위원장이 부산을 찾아 ‘뉴 부산 비전 프로젝트’를 발표한 지난 1일 저녁, 부산시 부산진구 소재 이언주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 선거사무실에서 이 후보를 만났다. 김 위원장이 발표한 ‘한일 해저터널’ 공약의 주인공이다.

이 후보는 지난달 부산시장 출마선언과 함께 공항, 철도, 항만과 한일 해저터널, 해상일주도로를 결합한 ‘파이브포트’ 비전을 내놨다. 이 후보의 공약을 김 위원장이 수용, 당 차원의 부산 보선 공약으로 제시한 것이다.

저녁시간대 인터뷰라 피곤할 만도 하건만, 가덕도 신공항과 해저터널 이야기를 꺼내자 이 후보의 목소리에 즉각 생기가 돌았다. 김 위원장과 사전 교감에 대해서는 “연락까지는 아니고, (당 지도부가) 관심이 있다고 들었다. (해저터널) 공약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덕신공항과 해저터널 등 많은 패키지 지원책을 내주셔서 상당히 고무적이고 감사하다”고 했다.

이언주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1일 부산 부산진구 소재 이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언주 캠프 제공]

사실 한일 해저터널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정책은 아니다. 지난 1980년대부터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꾸준히 거론돼왔으며, 노태우·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도 검토했다.

이 후보는 “우리나라는 수출입으로 먹고사는 나라 아닌가. 시장을 키워야 한다”며 “북한·유라시아 철도가 언제 될지도 모르는데, 가덕신공항과 한일 해저터널로 당장 필요한 시장과 일자리, 경제효과를 어떻게 가져올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덕신공항과 일본 규슈지역을 연결하는 해저터널을 만들면 차로 1시간 반, 철도로 약 40분이 걸린다”며 “규슈 인근에는 국제 규모의 항만과 공항이 없다. (부산에서) 신공항과 신항만까지 활용할 수 있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다른 데로 갈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남부 지역을 넘어 중국 남부, 홍콩과 대만까지 동북아 시장의 물류 수요를 우리가 잡을 수 있는 것”이라며 “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지방분권이 강화되면 관세 협정을 통해 단순한 ‘물류기지’를 넘어 한반도 남부권과 일본 남부권, 나아가 동북아 태평양 경제공동체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해저터널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 ▷생산 부가효과 54조5000억원 ▷고용유발 효과 45만명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해저터널이 비용과 신선도가 관건인 농수산물과 화훼농가에 돌파구가 되고, 물류 수출입을 넘어 5000만명 규모의 우리나라 내수시장을 일본을 포함한 1억5000만명 규모의 내수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을 거란 기대도 내놨다.

이언주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1일 부산 부산진구 소재 이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언주 캠프 제공]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건설비용은 우리나라와 일본이 1대 9로 합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후보는 “해저터널은 영해를 기준으로 양쪽에서 출자를 한다”며 “가덕도로 오는 한일 해저터널은 대마도를 지나게 돼있는데, 일본이 대마도의 왼쪽 영해까지 책임지게 된다. 1대 9 정도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터키 이스탄불 관통 해저터널을 건설한 SK건설 등을 거론하며 “우리나라 건설사들이 세계 곳곳에서 해저터널을 건설하고 있다. 우리 건설사들의 기술은 상당한 수준”이라며 “협상만 잘하면 출자는 일본이 더 많이 하지만, 우리나라가 10분의 1 비용만 쓰고 정작 공사는 더 많이 수주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웃었다.

지난주 가덕도 특별법 통과를 걸고 ‘조건부 사퇴’ 입장을 내놓은데 대해서는 “(지도부가) 찬성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은 있었겠으나 엉거주춤한 찬성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부산에서는 가덕신공항 때문에 정말 분위기가 안 좋았다. 민주당의 가덕신공항 공세에서 프레임 전환이 필요한 절체절명의 타이밍이었다”며 “동시에 이것을 우리의 이슈로 가져올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가덕신공항의 가부(可否)’가 아닌 ‘플러스 알파’를 가지고 논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당시의 고민을 털어놨다.

이 후보는 현재 부산지역에서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자신의 특장점에 대해 “이슈파이팅과 역동성, 독한 점이 경쟁력”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정권이 4번 지나도록 지지부진한 가덕신공항 같은 경우도 강단 있게 종결지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 문제는 여야와 좌우가 없다.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뿐만 아니라, 우리당이라고 하더라도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압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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