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노컷뉴스

[뉴스업]"정의당 '2차 가해 제보', 논란됐지만 의미있었다"

입력 2021. 02. 03. 07:36

기사 도구 모음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12년 세실 뒤플로 프랑스 국토주택 장관 꽃무늬 원피스 사건
성희롱 뜻 모르는 사람들이 성희롱법 제정하는 현실
진보 진영 성폭력 더 많이 일어난다? 왜곡 경계 필요
법적 처벌과 공적 처벌 혼동 말고 조직 내 문제 처리 관심둬야
피해자 동의없이 제3자 고소? 친고죄 폐지 오해 말아야
성폭력 피해자 언제까지 피해자로만 살지 않을 것

■ 방송 :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 FM 98.1 (18:25~20:00)
■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정은정 작가, 이라영 작가

◇ 김종대> 여러분들은 지금 김종대의 뉴스업을 듣고 계십니다. 관계업 이라영 그리고 정은정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결국 오늘 주제 지금처럼 계속 지낼 수 없다가 되네요. 오늘 이라영 작가가 가져온 이야기도 늘 지금처럼 지낼 수 없다는 것과 관련된 이야기죠?

◆ 이라영> 맞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성폭력 피해자는 피해자로만 살지 않는다. 언제까지 피해자로만 살지 않을 것이다.

◇ 김종대> 무슨 성명서 제목 같은데요? 최근에 김종철 정의당 전 대표와 관련된 이야기로 보여지는데 한번 보겠습니다. 진보 진영의 이중성 왜 진보만 성폭력으로 얼룩지는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라영> 이런 이야기가 사실 전혀 새롭지 않고 주기적으로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죠. 왜냐하면 주기적으로 진보, 소위 진보 진영이라고 하는 범진보 진영이라고 하는 쪽에서 크고 작은 성폭력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을 주는 건 사실이에요.

그래서 저는 이 문제에 대해서 왜 진보 진영에서 이런 성폭력이 계속 일어나는가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는 건 맞는데 마치 진보 진영에서 더 많이 성폭력이 일어나는 것처럼 상황을 왜곡하는 건 조금 우리가 경계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무슨 말이냐면 이게 진영의 문제거나 어떤 세대의 문제거나 그렇게 보기보다는 조금 더 우리가 성폭력 문제를 폭넓게 볼 필요가 있어요. 왜냐하면 너무나 비슷한 사건들이 시대를 막론하고 또 나라를 막론하고 비슷한 일들이 사실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거든요.

◇ 김종대> 반복적으로 비슷비슷한 일들.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의원총회에서 강은미 비상대책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 이라영> 그리고 저는 사실 정의당의 대표가 성폭력 가해자가 되었다는 게 저는 그렇게 놀랍지는 않았어요. 누구나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래서 그건 그렇게 놀랍지 않았는데 이번 사건에 약간 우리가 좀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피해자의 위치죠. 피해자가 피해 여성이 현직 국회의원이라는 점이에요. 그러니까 그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죠. 국회의원이라는 위치는 굉장한 권력을 가졌다고 생각하고 설명할 필요 없는 권력이잖아요. 그런 권력을 가진 위치에 있는 여성도 남성에 의해서 성폭력 피해자가 된다는 게 무엇을 시사하는지 그 점을 생각했으면 하고. 실제로 2012년에 프랑스에서 세실 뒤플로라는 젊은 여성 장관이, 국토부 장관이 국회에서 발표를 하려다가 원피스 때문에 야유를 당한. 그러니까 성희롱이죠.

◇ 김종대> 동료 의원들로부터요?

◆ 이라영> 동료 남성 의원들이 정당을 막론하고 어느 정당이든 휘파람을 불고 막 우우우. 예쁜데. 이런 일이 있었어요. 바로 그런 것처럼 제가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어느 나라에나 비슷한 일이 반복된다는 게 상당히 좀, 굉장히 자괴감이 드는 일이죠, 가끔은. 너무 좌절스러운 일인데 더 웃긴 것은 바로 젊은 여성 정치인에게 휘파람을 불면서 성희롱을 한 그러고 한 일주일 정도 뒤에 어떤 법이 통과가 됐냐 하면 성희롱 처벌법이에요.

◇ 김종대> 성희롱 처벌법이.

◆ 이라영> 프랑스에서. 이게 되게 웃긴 거예요. 이게 되게 상징적인 건데 성희롱이 뭔지 모르는 남성들이 모여서 성희롱 처벌법을 만들고 있는 우리 현실을 반영하는 거예요.

◆ 정은정> 그러니까 작가님, 하물며 프랑스도 그랬구나 하는 생각이 딱 들었어요.

◆ 이라영> 그렇죠. 그러니까 많은 사람들이 조금 서구 사회는 낫지 않을까. 상대적으로 그럴 수는 있는데 상대적으로 정도의 차이만 있지 근본적인 문제는 동일하다는 거예요. 그래서 바로 이런 것처럼 성희롱이 뭔지 모르는 사람들이 성희롱법을 제정하고 있는 우리 현실을 좀 성찰할 필요가 있고 항상 성폭력 문제를 어떤 진영 간의 싸움을 매개로 만드는 건 좀 경계해야 하지 않나 생각을 해요.

◇ 김종대> 그런데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걸 보면 꼭 상대방 정당에 마치 악한 본성이 원래 내장돼 있기 때문에 터진 거다, 이런 식으로 몰고 가는 프레임이 아주 강하죠.

◆ 이라영> 사실 이번에는 장혜영 의원이 굉장히 용기 있게 이걸 터뜨렸는데 우리가 더 심각한 문제는 은폐되어 있는 조직이죠. 은폐되어 있는 그 조직에서는 피해자들이 아예 말을 못하고.

◇ 김종대> 그렇군요.

◆ 이라영> 그러면 알려지지 않으면 모르는 거죠.

이라영 작가 (사진=김종대의 뉴스업 제작진)

◇ 김종대> 그러니까 알려지지 않는 게 없다고 단정해서는 안 되는. 이거는 아주 우리가 균형 있게 봐야 되겠어요. 조금 시간이 많이 지났다고 합니다. 질문 넘어가겠습니다. 피해자는 왜 고소 안 하지. 이번에 번진 친고죄 폐지논란. 이번 사건에서 계속 나오고 있어요.

◆ 이라영> 맞습니다.

◇ 김종대> 어떻게 보십니까?

◆ 이라영> 일단 친고죄는 1953년에 제정됐어요, 6. 25 이후에.

◇ 김종대> 오래 됐네요.

◆ 이라영> 무려 60년 동안 유지되어 오다가 2013년에 폐지가 됐습니다. 일단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점이 1953년과 매우 다르고요. 그러니까 여성들이 성폭력 피해자가 되었을 때 지금도 물론 만연하기는 하지만 그 낙인의 의미로서의 피해자에서 벗어나려고 지금 많이 애쓰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 몇 년 전에 있었던 미투운동부터 해서. 그런 상황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친고죄를 더 이상 유지할 필요도 없고요.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이 친고죄 폐지를 오해하고 친고죄가 폐지됐으니까 그럼 피해자의 동의 없이 누구나 제3자가 그러면 형사처벌, 고소를 해도 되지 않느냐 이런.

◇ 김종대> 이번에 실제 했어요.

◆ 이라영> 실제로 했어요, 활빈단에서. 그런데 그것은 친고죄 폐지를 오해하고 있는 거죠. 피해자 의견을 의사를 존중해야 되는데 과거의 친고죄는 피해자를 억압하는 수단이었거든요.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협박하고 입막음하려고 하고 또 더 심각한 문제는 장애 여성일 경우 스스로 고소할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아주 어린 미성년이라든가 그런 사람들이 스스로 할 수 없는데 그런 친고죄가 가진 좀 여러 가지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폐지가 된 거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친고죄 폐지 됐는데 제3자가 고소를 한다 이런 것들은 악용하는 것이라고 볼 수가 있고 문제는 피해자의 의사 존중이 무엇이냐를 이해해야 돼요. 그러니까 조직 내에서 응징이 가능한가. 지금 응징하고 있죠?

◇ 김종대> 제명했어요.

◆ 이라영> 그리고 가해자가 인정하는가.

◇ 김종대> 인정했죠.

◆ 이라영> 그게 피해자가 원하는 거예요. 그럼 피해자가 원하는 게 됐는데 왜 고소를 해야 하는가. 고소라는 게 그러면 우리가 경찰서에 가고 검찰을 거치고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의 수많은 2차가해가 뻔하게 발생하게 되는데 그럼 장혜영 의원이 모든 국정을 다 뒤로 내버려두고 자기 이 성폭력 사건을 해결하는 데 쫓아다니다 보면 그게 훨씬 더 고통스럽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그런 인식을 좀 가졌으면 좋겠어요.

◇ 김종대> 그러면 공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 정은정> 충분히 공적으로 해결하고 있는데.

◆ 이라영> 공적이라는 개념도 지금 오해를 하고 있죠. 일단 장혜영 의원이 국회의원이라는 위치도 중요한데 모든 조직에서 이게 가능하지는 않아요. 모든 조직에서 가능하지는 않지만 장혜영 의원은 현직 국회의원이라는 위치 때문에 지금 형사처벌하지 않고도 가해자를 조직에서 응징하는 게 가능해요. 그렇게 마무리가 되는데. 공적이라는 건 지금 법적인 처벌과 공적인 처벌을 혼동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지금 이미 정의당에서 하고 있는 모든 행위가 공적이죠. 그런데 형사처벌 하지 않으면 공적이 아니다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공적인 범위를 너무 좁게 해석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 김종대> 정의당이 공당이니까. 거기서 공적 가치에 충실한 처리면 되는 거지 왜 수사기관이 관여하는가. 이런 건 융통성 있게 봐야 한다. 제가 시간이 없어서 자꾸 말 끊고 있어요. 미안합니다.

◆ 이라영> 괜찮아요.

◇ 김종대> 이걸 꼭 물어봐야 돼서 그래요. 2차 가해에 대해 정의당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이 있었어요. 이걸 철회했거든요.

◆ 이라영> 맞습니다.

◇ 김종대> 이거 어떻게 보십니까?

◆ 이라영> 일단 지금 중요한 지적인데요. 이게 좀 이번 사건에서 2차 가해. 정의당이 이 2차 가해의 개념을 어떻게 정리해 가는가 우리가 다 같이 관심 있게 보아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성폭력 피해자가 겪는 굉장히 고통의 중요한 점이 2차 가해예요. 그러니까 성폭력 자체보다 2차 가해로 인해서 끝나지 않는 고통에 시달리기 때문에 2차 가해를 어떻게 처리하는가는 매우 중요한데 문제는 이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아직까지 우리 사회적으로 인식이 너무 부족한 거예요. 그래서 2차 가해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2차 가해 제보를 받다 보면 대혼란이 오는 거죠.

◇ 김종대> 이번에 그랬던 거 아닙니까?

◆ 이라영> 그래서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을 시도한 것은 의미가 있고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이런 식으로 우리가 2차 가해의 중요성을 설파해야 되거든요.

◇ 김종대> 그럼 이번 사건이 여러 가지 실험적인 어떤 하나의 연구 케이스가 되겠네요.

◆ 이라영> 성폭력, 조직 내 성폭력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가에 대해서 우리가 다 같이 관심 있게 보는 게 중요하지 그걸 반대로 무슨 일이 벌어졌지, 어디에서, 누가 어떻게 했지? 자꾸 묘사를 하려고 하고 관음증을 노출하고 호기심을 보이는 건 그게 바로 2차 가해죠.

◇ 김종대> 알겠습니다. 정 작가님은 이 문제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은정> 자연이 되게 침묵하는 존재라고 이야기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굉장히 항의하고 있잖아요. 아주 극단적인 날씨로. 그래서 자연도 그리고 장혜영 의원도 침묵하지 않았던 거죠. 늘 풍력은 가만히 있겠지라고 해도 가해지는 건데 여태까지 인간들이 자연과 그 자연에 가하는 폭력이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김종대> 그렇군요. 폭력에 저항하는 길은 침묵하지 않는 길이다, 이런 말씀으로 오늘 말씀이 잘 정리가 됩니다. 이라영, 정은정 작가님 오늘도 좋은 말씀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 정은정, 이라영> 고맙습니다.

저작권자ⓒ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