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구르족 수용소의 비극.."매일밤 끌려가 성고문·폭행"

황시영 기자 2021. 2. 3.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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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탈출 여성 증언 보도.."제복 차림 중국인 남성들이 '검은 방'서 자행"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재교육 수용소'에서 9개월간 감금됐다 미국으로 망명한 위구르족 여성 '투르수나이 지아우둔'은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며 BBC에 수용소의 참상을 폭로했다./사진=BBC 화면캡처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재교육수용소'에서 조직적 강간과 성적 학대, 고문이 자행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영국 BBC방송은 이 시설을 탈출한 여성들과 경비원 등의 증언을 토대로 3일 이같이 보도했다.

위구르족 강제 수용과 '재교육' 프로그램은 위구르 독립주의자들의 테러가 발생한 뒤 2014년 이곳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주석이 "추호도 자비를 베풀지 말고 대응하라"고 지침을 내린 뒤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약1100만 명에 달하는 위구르족은 대부분 무슬림이다.

이곳 수용시설에 9개월간 감금됐다 미국으로 망명한 위구르족 여성은 BBC방송에서 "매일 밤 많은 여성이 끌려나가 정장 차림에 마스크를 쓴 남성들에게 강간당했다"며 "나도 세 차례 2, 3명에게 집단 강간 당했다"고 폭로했다. 당시는 코로나19가 없었지만 가해 남성들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투르수나이 지아우둔'이라는 이름의 이 42세 여성은 "이런 일을 당하고 14명씩 수감된 방에 돌아와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며 "그들은 영혼을 파괴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밤에 끌려나간 여성들 중 일부는 돌아오지 않았다고 지아우둔은 말했다.

그는 2018년 5월 한밤중에 처음 한 방에 있던 20대 여성과 함께 끌려간 일을 BBC에 얘기하면서 "중국인 남성들이 전기충격기를 내 자궁에 넣고 고문을 했으며, 다른 방으로 끌려간 젊은 여성은 계속 비명을 질렀고 방에 돌아온 뒤 완전히 정신이 나가 다른 사람이 됐다"고 말했다.

지아우둔은 과거 카자흐스탄에 있으면서 언론에 이 사실을 밝힌 적이 있으며, 신장 위구르로 다시 송환될까봐 끊임없이 두려워하며 살았다고 했다. 또 이 사실을 밝히기가 수치스러웠다고도 했다.

민간 인권단체 '위구르 인권프로젝트(Uyghur Human Rights Project)'도 별도의 증언 녹취에서 "위구르 수용시설에선 전기 의자, 전기 장갑, 전기 헬멧, 전기봉의 항문 삽입 등으로 고문이 자행됐다"고 주장했다.

또 그곳에 있다 탈출한 카자흐족 여성은 "18개월간 수용시설에서 내가 한 일은 위구르 여성들의 옷을 벗기고 손을 묶어 중국 공안이나 수용시설 외부에서 들오온 중국 남성에게 넘기는 것"이라며 "중국인 남성들은 젊고 예쁜 여성이 걸리면, 내게 일이 끝나고 돈을 주곤 했다"고 말했다.

이 여성도 조직적인 강간이 자행됐다고 증언했다.

이 수용시설에서 중국어를 가르쳤던 한 우즈벡 출신 여성은 "수업 중에도 여성들이 끌려가, 이들의 비명이 건물 전체에 번지는 등 강간은 하나의 문화였다"며 "중국 공안은 집단 강간뿐 아니라, 여성들을 전기처형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여성은 "수용소 간수들이 20, 21세쯤 된 여성을 공개적으로 집단 강간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간수들은 이 광경에 주먹을 쥐거나 눈을 감거나 외면하는 수용자들을 골라서 고문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수용소의 중국인 남성들은 집단 강간 뿐 아니라 피해 여성의 온몸을 물어뜯어 평생 남는 상처를 남겼다.

이들은 "강제로 자궁내 피임기구를 삽입하거나 불임 시술을 받았다"고 절규했다.

그곳에서 근무한 경비원은 "수감자들이 시진핑에 관한 책의 구절을 정확하게 암기하게 했다"며 "만일 틀리면 식량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암기에 실패한 사람들은 1회, 2회, 3회 횟수에 따라 세가지 색상의 옷을 입도록 강요 당했다"며 "그에 따라 음식박탈과 구타 등 다양한 처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AP 통신은 작년 6월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선 강제 임신중절과 불임 시술이 이뤄져, 위구르족의 출생률이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호탄·카슈가르 시의 1000명당 출생률은 2010년 24.27명에서, 2018년 8.17명으로 8년새 크게 줄었다. 신장 자치구 전체도 14.85명에서 10.69명으로 중국 전체 평균(10.94명) 밑으로 내려갔다.

BBC 방송은 이들 피해자들의 증언을 독자적으로 검증할 수는 없었으나, 이들이 제공한 과거 체류증·통행증과 서류를 통해 이들의 수용시설 체류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BBC의 이번 취재 관련 문의에 직접적인 반응을 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의 한 대변인은 "신장의 수용시설은 '감금 시설'이 아니라, 직업교육과 훈련 센터"라며 "중국 정부는 모든 소수 민족의 권익을 평등하게 보호하며, 특히 여성들의 권리 보호를 매우 중요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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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시영 기자 appl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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