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나발니 중독 치료한 50대 의사 돌연 사망..사인 의혹 증폭(종합)

유철종 2021. 2. 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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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정적' 중독 원인 논란, 투옥 항의 확산 와중 갑자기 사망 파문
나발니 측 '독살 시도 증인 살해' 증거인멸 가능성 제기
집행유예 취소된 러시아 야권 운동가 나발니 (모스크바 로이터=연합뉴스) [제3자 제공 영상 캡처. 재판매·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야권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해 여름 독극물에 중독됐을 당시 치료했던 러시아 의사가 갑작스레 사망, 의문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러시아 옴스크 구급병원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유감스럽게도 이 병원의 마취통증·중환자 담당 차석의사 세르게이 막시미쉰 박사가 55세의 나이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리게 됐다"고 발표했다.

병원 측은 사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CNN은 보도했다.

막시미쉰은 지난해 8월 나발니가 독극물 중독 증세로 혼수상태에 빠져 이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치료를 맡았던 책임자다.

당시 옴스크 병원측은 기자들에게 나발니에게서 독극물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의사들은 그가 중독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막시미쉰은 당시 단 한 차례의 언론 브리핑에도 나서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막시미쉰은 이 병원의 고참 의사 가운데 한 명이었다.

막시미쉰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독일에서 독극물 중독 치료를 받은 뒤 지난달 귀국한 나발니가 곧바로 체포·수감돼 이에 대한 항의 시위가 러시아에서 확산하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분노와 비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일어나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푸틴 정권이 나발니 사건 '증거인멸'을 위해 그의 죽음에 연루됐을 수 있다는 정권 차원의 암살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CNN은 나발니의 투옥에 대한 분노가 현재 크렘린궁 입장에서 큰 문제라고 전했다.

나발니의 비서실장인 레오니트 볼코프는 막시미쉰이 나발니의 치료 책임자였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피살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CNN에 "막시미쉰은 나발니를 치료한 과의 최고위 인사였으며 그의 혼수상태에 대한 치료를 책임지고 있었다"면서 "막시미쉰이 알렉세이(나발니)의 상태에 관해 그 누구보다 많이 알았던 만큼, 나는 그가 자연사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의 사인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동시에 "러시아의 보건의료 체계는 훌륭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그와 같은 연령대의 의사들이 돌연사할 수 있다"며 다른 사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의료여건이 열악한 러시아에서 50대 의사가 돌연사하는 경우가 드물지는 않지만 러시아의 권위주의 통치가 서방의 많은 비판을 받는 까닭에 이번 사건을 둘러싼 의심이 속출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자료사진]

내부고발자를 포함, 최전선에 있는 의료 종사자들의 사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와중에 러시아에서 정치적 쟁점이 돼왔다고 CNN은 보도했다.

CNN은 다만 그의 죽음이 살인이라는 증거는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옴스크주(州) 보건부 공보관은 "막시미쉰은 지난해 개인적으로 몇 명의 가까운 사람들을 잃었고 올해는 부모님을 떠나보냈다. 그는 자신이 일하던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중환자실로 옮겨져 사망했다. 다른 배경은 없다"고 밝혔다.

막시미쉰이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었다. 옴스크 보건부는 막시미쉰의 죽음이 코로나19와도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옴스크의 보건 책임자인 알렉산드르 무라호프스키는 성명을 통해 막시미쉰이 이 병원에 28년간 몸담아왔으며 수천 명의 생명을 살렸다면서 "우리는 막시미쉰 박사를 매우 그리워할 것이다. 그는 너무도 일찍 떠났으며, 이 때문에 그를 잃은 고통은 더욱더 쓰라리다"고 말했다.

앞서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비행기로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그는 시베리아 옴스크 병원에 머물다가 사흘 후 독일 베를린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며 18일 만에 의식을 회복한 뒤에도 한동안 그곳에 머물며 재활치료를 받았다.

독일 정부는 연방군 연구시설의 검사 결과, 나발니에게서 옛 소련이 개발한 '노비촉' 계열의 화학 신경작용제가 사용됐다는 증거가 나왔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나발니도 자국 정보당국이 자신을 독살하려 시도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이를 부인해왔다.

나발니는 앞서 지난달 17일 귀국 직후 공항에서 경찰에 체포돼 수감됐다. 모스크바 시모놉스키 구역법원은 지난 2일 나발니의 2014년 사기사건 관련 집행유예를 실형으로 전환하라고 판결했고 이에 따라 나발니는 2년 8개월의 징역형을 살게 됐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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