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매춘부? 얼빠진 하버드 논문"..학자들 반박 이어진다

양소리 2021. 2. 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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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당신 일본군에 끌려간 여성 피해자를 '성매매 계약'을 통한 자발적 매춘부라고 주장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논문에 학자들의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노아 펠드먼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는 "램지어 교수의 논문만 봐도 (일본군과 위안부 여성의) 경제적 관계는 우리가 보통 '노예제'라고 부르는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며 "이는 두 행위가, 혹은 기관 사이의 거대한 힘의 불일치를 활용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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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지어, 사건 문맥 이해 못하는 사람"
학생회 "전쟁 범죄 의도적 삭제" 비판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제2차 세계대전 당신 일본군에 끌려간 여성 피해자를 '성매매 계약'을 통한 자발적 매춘부라고 주장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논문에 학자들의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 옆에 눈사람이 놓여져 있는 모습. 2021.02.08.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제2차 세계대전 당신 일본군에 끌려간 여성 피해자를 '성매매 계약'을 통한 자발적 매춘부라고 주장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논문에 학자들의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하버드대 교내 신문인 '더크림슨'은 7일(현지시간)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학계의 비판, 학생들의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더크림슨은 '위안부(comfort women)'라는 어휘 자체는 매춘부를 일본식으로 에둘러 번역한 것이라며, 사실은 일본 육군이 강압적으로 성노예(sex slavery)로 만든 여성과 소녀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직 생존해 있는 위안부는 일본의 사과와 보상을 위한 재판을 진행 중이며 여전히 '정의'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상황에서 램지어 교수의 논문은 일본의 대표적인 보수 언론 산케이 등을 통해 전 아시아에 논란이 되고 있다고 했다.

학자들은 램지어 교수의 주장에 논리적 결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의 출처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카터 에커티 하버드대 한국사 교수는 "경험적, 역사적, 도덕적으로 비참한 수준의 결함이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앤드루 고든 역사학 교수와 함께 램지어 교수의 주장을 반박한 저널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 역사학과 교수도 "출처가 불분명하고, 학문적으로 얼빠진 논문"이라고 비판했다.

더든 교수는 1990년대 시카고 대학에서 램지어 교수의 수업을 들었다며 "램지어 교수는 사건의 문맥이나, 실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다"고 지적했다.

노아 펠드먼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는 "램지어 교수의 논문만 봐도 (일본군과 위안부 여성의) 경제적 관계는 우리가 보통 '노예제'라고 부르는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며 "이는 두 행위가, 혹은 기관 사이의 거대한 힘의 불일치를 활용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탄원서를 통해 분노를 표하고 있다.

하버드대 로스쿨 한인 학생회(KAHLS)는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논문의 부정확함을 꼬집으며 "인권 침해·전쟁 범죄의 의도적인 삭제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하버드대 학부 한인 유학생회(KISA)는 램지어 교수의 사과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대학에 제출할 계획이다. KISA는 보스턴의 한국 총영사관 역시 이번 사태를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영사관은 다만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램지어 교수는 이같은 반발에 "로스쿨 학생의 책무"라며 "논문과 관련해 이들과 기꺼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더는 (위안부) 관련된 연구를 할 의사는 없다"고 부연했다.

더크림슨은 많은 학자들이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문제를 제기한 것은 사실이나 그의 논문은 '학문의 자유'에 의해 보호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램지어 교수의 공식 직함이 '미쓰비시 일본 법학 교수(Mitsubishi professor of Japanese legal studies)'라는 점도 더크림슨은 주목했다.

전범 기업인 미쓰비시 중공업이 1970년대 하버드에 150만 달러의 기부금을 주는 조건으로 만든 이 자리에 일본의 주장을 강화할 수 있는 인물을 앉혔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다.

일본에서 자란 램지어 교수는 2018년에는 일본 정부의 훈장인 욱일장(旭日章) 6가지 중 3번째인 욱일중수장(旭日中綬章)을 수상했다. 해외에 일본 문화를 알린 인물에게 주는 상이다.

램지어 교수는 "일본에서 정부를 위해 일하는 친구들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이같은 인맥과 수상은 논문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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