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 잭팟'..'중동의 카톡' 만든 韓 스타트업, 美에 팔렸다

홍성용 2021. 2. 10.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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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1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하이퍼커넥트의 영상 메신저 앱 `아자르`. [사진 = 하이퍼커넥트]
'중동의 카카오톡'으로 통하는 국내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가 세계 최대 데이팅앱 '틴더'를 서비스 중인 매치 그룹에 1조9330억원(17억2500만달러)에 인수됐다.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이 2019년 12월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DH)에 4조7500억원(40억 달러)에 인수된 이후, 국내 인터넷 기업 중 두번째로 큰 규모다. 특히 국내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회사가 글로벌만을 배경으로 서비스 이용자를 끌어모았고, 결국 기업가치 1조원이 훌쩍 넘는 유니콘 기업으로 평가된 사례로 국내 스타트업 업계에 새로운 전범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국내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는 10일 미국 나스닥 상장사 매치 그룹이 하이퍼커넥트 지분 100%를 17억2500만달러(약 1조 933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매치 그룹은 전 세계 최대 데이팅 앱 '틴더' 등 40여개의 글로벌 소셜 앱을 서비스하고 있다. 매치 그룹은 북미, 유럽, 일본 등에서 각종 서비스를 진행하며 시가총액만 47조원 규모의 기업이다.

[자료 = 매일경제 DB]
하이퍼커넥트는 2014년 서울대 공대·포항공대 출신 젊은이들이 의기투합해 설립한 비디오 및 인공지능(AI) 기반 영상 기술 기업이다. 이 회사가 만든 동영상 메신저 앱 '아자르'는 전 세계 230개국에서 19개 언어로 1억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이용자 비중이 99%에 달하며, 중동을 비롯해 유럽과 인도 이용자가 많다.

아자르는 무작위로 연결된 낯선 사람과 1대1 영상 대화를 하는 콘셉트로, 국내에선 인지도가 떨어지지만 해외 시장 존재감이 뛰어나다. 특히 중동 지역에선 한국 시장의 카카오톡과 다름없는 입지를 확보했다. 문자와 통화 대신 영상통화에 익숙한 문화권을 공략해 말 그대로 '대박'을 낸 것이다.

하이퍼커넥트의 이번 인수는 영상 기반 서비스로 전 세계를 석권 중인 '아자르'와 사진 기반 데이팅 앱 '틴더'를 운영 중인 매치 그룹 사이의 니즈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아자르는 중동과 유럽, 인도에서는 국내 카카오톡만큼의 강력한 이용자를 확보했지만, 아직 북미 지역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반면 매치 그룹은 틴더 등 서비스가 아시아와 중동 지역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고,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영상 기반 서비스에 대한 필요가 커졌다는 것이다.

하이퍼커넥트는 이번 인수를 통해 북미지역과 일본 등 글로벌 빅마켓 공략에도 속도를 높이고, 차세대 소셜 서비스 등 신사업들의 글로벌 시장 출시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최근 북미에 출시한 영상 기반 소셜 디스커버리 & 데이팅 앱 '슬라이드'의 안착을 앞당기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하이퍼커넥트 관계자는 "하이퍼커넥트의 영상 AI 기술이 전 세계서 제대로 평가받는 계기가 됐다"며 "매치 그룹의 40여개 자회사 하나로 포함됐고, 향후 독립적인 경영과 서비스 운영을 보장받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인수는 매치 그룹의 적극적인 구애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퍼커넥트 관계자는 "매치 그룹은 하이퍼커넥트가 2019년 상반기 본격적인 IR투자 설명을 진행하기 이전부터 매치 그룹이 러브콜을 보내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하이퍼커넥트의 아자르 서비스는 2020년 1월 전 세계 구글플레이 비게임 매출 부문 6위에 올랐고, 지난해 상반기에만 누적 다운로드 5억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샤르 듀베이 매치 그룹 CEO는 "온라인에서 점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됨에 따라 사람들은 더 풍부하고 깊이있는 경험을 원한다"며 "하이퍼커넥트의 라이브 영상 및 오디오 기술은 글로벌 전역의 이용자들이 새로운 사람, 새로운 문화와 연결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안상일 하이퍼커넥트 대표는 "글로벌 소셜 디스커버리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는 환경에서 북미, 일본 등 빅마켓 공략과 함께 더 큰 규모의 글로벌 성장을 위해 매치 그룹과 같은 글로벌 선도 업체와 손을 잡았다"며 "작은 스타트업도 혁신 기술만 있다면 글로벌에서의 사업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하이퍼커넥트가 증명해내고, 기술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매치 그룹을 파트너로 맞이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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