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속 치열해지는 우주 개발 전쟁.."한국도 본격 참전"
미국, 중국 등 선진국들 달 탐사·규칙 제정·민간상업화 등 '전쟁' 격화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우주 개발은 향후 인류의 '지속 가능'을 위한 유일무이한 수단으로 손 꼽힌다. 자원 고갈은 물론 갈수록 극심해지는 환경 오염과 기후 변화 등으로 지구가 인류를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은 물론, 유럽, 일본, 러시아, 중국 등 주요 강국들은 인공 위성ㆍ왕복선 건조, 달ㆍ화성 탐사 등 우주 개발에 막대한 자금과 시간을 투자하며 자신들의 영역을 개척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한국도 올해 10월 사상 처음으로 위성 발사체로 사용할 수 있는 토종 3단 로켓을 발사하는 등 우주개발을 본격화할 예정이지만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아직 갈 길이 멀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우주 개발 전쟁
우주 개발의 최선진국인 미국은 달 탐사를 위한 국제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24년까지 여성을 포함한 2명의 우주인을 달에 보내기 위한 프로젝트다. 이미 미 항공우주국(NASA)은 '아폴로 프로그램'을 통해 1969년부터 1972년까지 6차례에 걸쳐 모두 12명의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켰다.
미국은 특히 우주 개발의 '규칙'을 자신들의 주도로 만들어 가겠다는 의도를 공공연히 내비치고 있다. 지난해 10월 호주ㆍ캐나다ㆍ일본ㆍ룩셈부르크ㆍ이탈리아ㆍ영국 등 9개국과 달ㆍ화성ㆍ소행성의 이용 및 민간 우주탐사에 대한 협력 원칙을 담은 '아르테미스 협약'을 체결했다.
같은해 사이버안보 기준 확립을 위한 SPD-5(Space Policy Directive-5), 우주에서의 핵추진체 사용에 대한 국가 전략(SPD-6)을 연달아 발표했다. 교통부(DOC) 산하 우주상업국(OSC) 설치,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상업적 우주 발사&재진입 규제 완화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등 민간의 상업적 우주 개발 지원에 나서는 한편 우주군 편성도 본격화했다.
중국도 2018년 발표한 우주개발 로드맵에 따라 달ㆍ화성 탐사선을 잇따라 발사하는 등 우주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이 2020년 7월 쏘아올린 화성탐사선 텐웬1호는 지난 10일 무사히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했고, 같은해 11월 발사한 창어 5호는 한달 후 달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귀환하는 데 성공하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중국은 오는 2045년까지 세계 최고의 우주 강국으로 부상하겠다는 비전 하에 2023년 창어 6호를 발사해 1년 후 소행성 샘플 채취한 후 귀환하는 미션을 수행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1998년 중단됐던 달 탐사를 재개하기 위해 유럽우주국(ESA)과 협력해 루나 25호, 26호, 27호를 각각 개발 중이며, 올해부터 4년간 차례로 발사할 예정이다. 또 2024년부터 궤도서비스정거장(ROSS)을 설치해 운영할 예정인데, 2~4인의 우주인 거주가 가능한 3~7개 모듈로 구성할 계획이다.
유럽도 '우주비전(Comsmic Vision) 2015~2025'에 따라 태양궤도선 발사 및 목성 탐사, 암흑 물질 연구를 추진 중이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8월 항공자위대 내 우주작전대를 발족해 자국 위성의 안전한 운용을 목표로 2023년까지 우주감시시스템 설치, 2026년까지 우주 환경 감시 위성 발사 등의 계획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2월엔 2014년 3월 발사된 하야부사2 탐사선이 소행성 '류구'의 토양 표본을 채취해 지구 귀환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미국 주도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참여해 베이스 캠프내 거주 플랫폼ㆍ달궤도 우주정거장내 거주모듈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인도는 지난해 민간 우주 개발 산업 장려를 위해 'Spacecom 정책 2020'을 발표해 자국 발사체의 상업적 활용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국가우주진흥원(IN-SPACe)을 출범시켰다. 인도는 지난해 PSLV-C49 발사체를 통해 자국 통신위성을 포함해 4개국 위성 10기 발사에 성공하는 등 우주 발사 서비스 상업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 '걸음마'에서 '도약'으로
우리나라의 우주 개발 수준은 여전히 초보 수준에 불과하다. 유인 우주선이 오가고 위성 수천개를 발사하는 한편 달ㆍ화성 탐사에까지 나서는 선진국들에 비하면 아직 우주 밖으로 물건이든 사람이든 뭔가를 실어 나를 수단(우주 발사체)마저 자체 개발하지 못했다. 상업ㆍ군사용으로 활용할 위성 숫자도 턱없이 부족하며, 원거리 우주 탐사는 엄두도 낼 상황이 아니다. 그러나 정부는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등 '인류 최후의 보루'인 우주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로 확정된 '2021년도 우주개발계획'을 살펴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정부는 올해 10월 독자 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위성 발사체인 '누리호(KSLV-Ⅱ)'를 우주로 쏘아 올릴 예정이다. 정부는 우주 개발을 위한 가장 중요한 단계인 자립적 우주 발사체 기술을 쌓기 위해서다.일단 1.5t급 저궤도 위성 발사 능력을 확보한 후 향후 3t급 정지 궤도 위성 발사 능력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0년부터 내년까지 총 1조9572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저궤도용 우주 발사체인 누리호를 개발 중이다. 2018년 엔진체 일부의 시험 발사에 성공했으며, 지난해엔 한국형 발사체 3단 종합연소시험 성공, 1단 인증 모델 조립 후 시험 착수 등의 성과를 일궜고, 현재 비행 모델 1호기 제작에 착수한 상태다. 누리호는 탑재 중량 1500㎏, 길이 47.2m의 3단형 액체 로켓으로, 1단은 75t급 액체엔진 4개, 2단은 75t급 1개, 3단은 7t급 1개로 구성된다. 당초 이달 중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연기됐다.
다양한 첨단 위성을 개발ㆍ활용하기 위한 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차세대 중형 위성 1호를 오는 3월 카자흐스탄에서 러시아 소유즈 발사체를 이용해 발사한다. 공공 수요 충족 및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토부가 공동 개발 중이며, 향후 지상 관측 및 변화 탐지, 도시 계획, 지도 제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500㎏급 표준형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목적의 위성을 개발할 계획인데 현재 1호, 2호, 4호는 개발 중이며 3호와 5호는 올해와 내년 각각 개발을 시작한다.
천리한 3호 개발도 본격 착수한다. 수재해 감시, 해양 경비 활동 지원, 재난 지역 긴급 통신 지원 등 재난ㆍ안전 대응과 GPS 보정 신호 제공, 미래 위성 통신 기술 테스트 베드 등의 역할을 목적으로 개발한다. 아울러 전천후 지상관측을 통한 국가 안보 등 다양한 공공서비스 제공을 위해 개발 중인 다목적실용위성 6호, 7호도 2022년 발사를 목표로 총 조립 및 기능시험 등 마무리 작업에 들어간다.
이와 함께 군사용으로 활용 가능한 초소형 위성 군집시스템은 물론, 2단계 군 위성통신체계, 전략 표적 감시를 위한 정찰 위성, 초소형위성 체계 확보 등 본격적인 군사 위성 개발도 추진 중이다.
한국만의 우주 탐사도 시작된다. 한국형 발사체를 이용한 우리나라 최초의 '달 탐사 궤도선'이 2022년 발사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올해는 달 표면 촬영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탑재체를 궤도선과 조립하고 달 궤도선 시스템 총조립시험을 수행한다. 우주 환경을 관측해 우주 날씨 이해 및 우주 재난 대응의 기초연구 활용을 위해 10㎏급 나노 위성 4기를 천문연구원 주도로 올 하반기 발사할 계획이다. 차세대 중형 위성 1호와 마찬가지로 카자흐스탄에서 러시아 소유즈 발사체를 이용할 예정이다.
미국(GPS)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지역항법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는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도 구축해 자율주행차ㆍ드론 등 4차 산업혁명과 국가 인프라 운영에 필수적인 위치ㆍ항법ㆍ시각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예산 확보 후 내년부터 본격 개발에 들어간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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