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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조선 가라앉혀라" 정주영 회장이 만든 서산 간척지, 첨단산업지로 뜬다

김방현 입력 2021. 02. 1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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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이 서산방조제 공사현장을 누비며 공사를 독려하고있다. 중앙포토



정 회장이 유조선 이용, 간척한 땅

현대그룹 고(故) 정주영 회장이 조성한 국내 최대 간척지가 첨단 산업 전진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자동차 주행 시험로와 첨단산업단지 등이 잇달아 조성되고 있어서다.

14일 충남 서산시에 따르면 부석면 천수만 간척지 B지구 내 서산특구에 올해 말 국내 최장의 자동차 직선주행 시험로(4.75㎞)가 완공된다. 현대건설과 현대모비스가 조성하는 주행 시험로는 국제표준 배출가스와 연비 인증에 대응하기 위한 시설이다.

서산AB지구 위치. 중앙포토



서산특구에 車 주행시험로 등 조성
서산특구에는 2016년 10월 4.2㎞의 고속 주회로를 비롯해 첨단주행로, 등판 저마찰로, 터널 시험로 등을 갖추고 자동차 품질과 주행을 검증하는 자동차 주행시험장(151만㎡)도 들어섰다.

서산시는 현대건설과 함께 올해부터 2025년까지 6300억원을 들여 B지구 92만4000㎡에 스마트팜 등을 갖춘 그린바이오 스마트시티도 조성한다. 이 사업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클라우드·모빌리티 등 첨단기술을 반영한 영농단지를 조성하는 게 목표다.

서산시는 현대자동차와 함께 B지구에 드론택시 등 도심항공교통(UAM) 실증단지 유치도 추진한다. 맹정호 서산시장은 "생산단지와 시험단지로 이뤄진 도심항공교통 실증단지는 서산의 미래를 위해 꼭 유치해야 할 사업"이라며 "이 단지가 B지구에 들어설 수 있도록 현대자동차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산간척지 전경. 중앙포토



태안 기업도시는 '드론 특구'로 선정
B지구 내 태안기업도시에도 첨단산업단지가 잇따라 조성된다. 태안군은 4차 산업 육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오는 8월까지 태안기업도시 11만5703㎡에 95억원을 들여 드론 등 무인 비행체 관련 시설을 한데 모은 '무인이동체(UV) 랜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UV 랜드에는 드론 스쿨, 레이싱 서킷, 드론 이착륙장, 무인조종 멀티센터, 드론·원격제어 비행기·자동차 무인조종 교육공간 및 체험시설 등이 들어선다. 태안 UV 랜드는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드론 전용 규제 특구인 '드론 특별자유화구역'으로 선정됐다.

태안군은 태안화력발전소 1·2호기 폐쇄 대체 사업의 하나로 태안기업도시에 그린수소 생산·저장·공급단지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가세로 태안군수는 "그린수소 단지는 사업비가 500억원을 웃도는 대형사업인 만큼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환경부·충남도·한국서부발전 등과 긴밀한 협력체제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태안 UV랜드 조감도. 연합뉴스



쌀 생산 위해 1995년 간척지 완공
서산AB지구 간척지는 농경지를 늘리기 위해 만들었다. 서산시 부석면과 태안군 안면도 사이에 천수만 바다를 매립했다. 이 사업은 현대건설이 1980년 5월 공사를 시작해 95년 8월 완공했다.

서산AB지구 간척지 공사는 ‘정주영 공법’으로 유명하다. 당시 바닷물의 유입을 막기 위해 필요했던 방조제 건설이 난관에 부딪혔다. 둑을 쌓아야 했는데 아무리 큰 돌을 퍼부어도 초당 8m가 넘는 물살에 휩쓸려가기 일쑤였다. 이때 정 회장이 아이디어를 냈다. 고철로 사용하기 위해 스웨덴에서 들여온 23만t짜리 초대형 유조선을 물막이 공사 구간에 바짝 붙여 가라앉히라는 지시였다. 가라앉은 유조선이 유속을 크게 늦춘 사이 공사는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서산AB지구 간척사업을 통해 매립된 면적은 총 154.08㎢다. 이 가운데 A지구가 96.26㎢, B지구가 57.82㎢를 차지한다. 이중 농지의 면적은 A지구 63.83㎢, B지구 37.49㎢를 합쳐 101.32㎢에 이른다. 나머지 면적은 담수호로서 A지구의 간월호가 27.33㎢, B지구의 부남호가 15.62㎢이다.

전국 최대의 인공 담수호인 간월호와 부남호는 오염이 심해 수질 개선을 위한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서산=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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