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품귀, 한국엔 기회다 [핫이슈]
미국 한파로 공장들이 멈추면서 가장 발을 구르는 곳은 자동차 업체들이다. 지난해 11월부터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더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가능성은 오래 전부터 예고됐던 일이다. 자동차의 자율주행과 인포테인먼트 기능이 진화하고 산업 판도 자체가 전기차로 바뀌면서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공급은 단기간에 늘릴 수 없는 구조다. 네덜란드 NXP와 독일의 인피니언, 일본 르네사스 등 3개 기업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다른 기업들도 차량용 반도체를 만들고 있지만 영향력은 크지 않다. 생산하는 기업이 많지 않으니 공급을 쉽게 늘릴 수 없는 것이다.
차량용 반도체는 대표적인 다품종 소량 생산 품목이다. 대부분 맞춤형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생산량을 늘리지 못하는 결정적 이유는 신뢰성과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철저한 검증을 거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다. 자동차 업체들이 공급처를 바꾸기 힘들다. 사고가 나면 책임져야 하는 부담도 크다. 그러면서도 단가는 모바일 칩 등에 비해 저렴하다. 삼성전자와 퀄컴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이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이유다.
하지만 자율주행과 전기차가 대세가 되고 있어 차량용 반도체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현재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연간 400억달러 규모지만 5년 안에 6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친환경 자동차 수요까지 겹치면서 향후 5년간 연평균 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공장의 셧다운으로 당장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겠지만 비메모리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1위 업체인 NXP를 적정 가격에 인수할 수 있다면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이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NXP 아니라도 관련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수요가 급증하며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에서 기회를 찾는 가장 빠른 길이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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