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세계 1위인데..이스라엘 하루 확진 4000명 왜
세계를 ‘셧다운’ 시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차츰 가라앉고 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7일 기준 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9만 2294명이다. 하루 80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던 지난달 초와 비교하면 절반 정도로 떨어졌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국가가 늘어난 이후다.
이 때문에 백신 접종의 영향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금 접종하는 백신으로 올겨울 유행을 차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백신 접종률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스라엘의 경우 확산세가 줄긴 했지만 17일(현지시각) 신규 확진자가 4054명 쏟아졌다. 다음으로 백신 접종률이 높은 아랍에미리트도 3452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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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 백신 접종까지 한 달 이상 소요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와 관련해 “우선 백신을 맞자마자 면역력이 생기진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주로 접종하고 있는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의 경우 한 달 간격으로 총 2회 접종이 필요하다. 접종 후에도 1주~2주 뒤에나 면역력이 형성된다. 영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두 달 정도가 지난 시점이지만 접종률 1위인 이스라엘조차 아직 두 차례 접종을 모두 마친 비율이 29.7%에 그친다. 집단 면역이 형성됐다고 보는 인구 대비 접종률 70%의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또 백신 접종을 했다고 해서 모두 면역력을 갖게 되는 것도 아니다. 백신별로 화이자는 95%, 모더나는 94.1%의 예방 효과가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62~70%, 얀센은 66% 정도로 상대적으로 효과가 약하다. 백신을 맞았다고 해도 면역력이 생기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또 설사 생겼다 하더라도 항체가 언제까지 유지되는지는 아직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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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면역 기준 70%보다 높아져야”
최 교수는 방역당국이 정한 집단면역 형성 기준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 국민 70% 접종이라는 집단면역 형성 기준은 기초감염재생산지수로 계산된 결과인데 이는 초기 중국이나 유럽에서 유행이 시작됐을 당시의 데이터”라며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는 지금은 전염력이 높아져서 기준이 더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수준의 집단면역을 형성해도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면역력을 가지지 못한 집단 일부가 집중적으로 모여 있어 감염이 이어질 가능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 예시로 한국의 홍역 백신 접종률이 98~99%에 달하지만, 여전히 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는 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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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감소는 각국의 봉쇄·거리두기 효과
그렇다면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뭘까.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각국의 방역 지침이 강화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경우 지난해 12월 말 확진자가 급증하자 최근까지 6주간 거주지 1km 밖 이동제한이나 쇼핑몰, 시장 등 영업을 금지하는 강력한 봉쇄 정책을 이어갔다. 정 교수는 “미국의 경우도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마스크 쓰기 의무화와 거리두기 정책을 이어가면서 확진자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 교수는 “백신을 통한 인공 면역 형성보다 거리두기가 더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백신이 최고의 승부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러스 치료제가 나오고 있지만, 초기에 안 쓰면 소용이 없고 환자별로 반응이 다르다”며 “코로나19에 안 걸리는 게 제일 좋다. 특히 한국의 경우 인구 밀도가 높기 때문에 상당한 수가 백신을 맞지 않으면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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