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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를 위한 '뜻밖의 상담소'

차형석 기자 입력 2021. 02. 20. 11:34 수정 2021. 03. 22.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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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약수동에는 특별한 상담소가 있다.

이 상담소는 다음세대재단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인권활동가 마음건강검진'을 했다.

2월3일, 취재를 위해 '뜻밖의 상담소'를 찾았을 때도 인권활동가들의 '집단 상담'이 진행되고 있었다.

둘은 활동가들에게 체계적인 심리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고, 지난해 1월부터 상담소 개소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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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조남진

서울 약수동에는 특별한 상담소가 있다. ‘뜻밖의 상담소’다. 이 상담소는 다음세대재단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인권활동가 마음건강검진’을 했다. 2월에는 ‘인권활동가 마음건강 기초조사연구’를 진행한다.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공익활동가들을 위한 사회적 협동조합 동행과 함께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하기도 했다. 2월3일, 취재를 위해 ‘뜻밖의 상담소’를 찾았을 때도 인권활동가들의 ‘집단 상담’이 진행되고 있었다.

심리상담사 오현정씨(53)는 지난해 7월 공동대표인 김지연씨(37)와 함께 ‘뜻밖의 상담소’를 열었다. 두 사람은 2014년 해고 노동자의 심리 지원을 해온 ‘와락치유단’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사회활동가는 사회의 아픈 곳을 치유하는 치유자’라고 생각한다. 사회 치유자인 활동가들이 갈등의 맨 앞에 서서 일하면서 대리 외상 등으로 마음건강이 손상되는 게 안타까웠다. 둘은 활동가들에게 체계적인 심리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고, 지난해 1월부터 상담소 개소를 준비했다.

왜 ‘뜻밖의 상담소’일까? 오현정 공동대표가 제안했다. “상담소가 인생에서 뜻하지 않은 경험을 할 때 찾아오는 곳이다. 위기나 고통을 어떻게 경험하느냐에 따라 ‘뜻밖에’ 치유와 성장이라는 선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이 상담소가 서로 기댈 수 있는 아지트 같은 공간이 되어서, ‘뜻밖의’ 반가운 만남이 이어졌으면 한다는 뜻에서 이름을 지었다.”

오현정 공동대표는 2005년 뒤늦게 대학원에 진학해 상담심리학을 공부했다. 그전에는 인천 지역에서 몇 년 동안 진보정당 활동을 했고,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봉사활동을 했다. 2001~2002년, 지역아동센터에서 초등학생들을 만났다. 외환위기의 여파가 상당했을 때였다. 나라 경제의 어려움이 아이들의 삶에 투영돼 있었다. 아이들은 자기가 겪은 이야기를 힘들게 내비쳤다. 그때 아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곳이 있나 찾아보았는데 마땅치 않았다고 한다. ‘내가 전문가가 되어서 이웃들과 함께 삶의 희망이나 평화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늦깎이로 대학원에 진학했다.

오현정 공동대표는 “개인의 심리 내적인 문제로만이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맥락에서 통합적으로 이해할 때 내담자의 고통에 더 가까이 가닿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상담자가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사회의 심리적 안전지대를 만들기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와락치유단’과 ‘통통톡(사회활동가와 노동자를 위한 심리치유 네트워크)’ 활동을 하며 쌍용자동차, 유성기업 등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곁에서 귀를 기울였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018년 한국상담심리학회에서 사회적 역할을 잘 해온 상담사에게 주는 ‘상담심리사상’을 제정했는데, 오현정 공동대표가 제1회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차형석 기자 ch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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