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공연 끊고 앵콜 또 앵콜..김정일 생일, 그를 홀린 노래 [영상]
공연 끊고 앵콜 지시, 공연 끝나고 같은 노래 "한번 더"
북한 가요 '친근한 이름' 한 공연에 세 차례 연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6일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2011년 사망)의 생일 기념 음악회에서 같은 곡을 두 번이나 앵콜했다.
북한이 ‘광명성절 기념음악회’로 이름붙인 공연을 녹화해 조선중앙통신과 유튜브로 공개한 1시간 50분 50초짜리 영상에서다. 평양 만수대예술극장에서 진행된 이날 공연에 김 위원장은 부인 이설주 여사와 동반으로 관람했다. 이설주는 지난해 1월 25일 이후 1년여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관심을 끌었다.
그런데 김 위원장은 공연 시작 45분쯤 다음 곡을 준비하는 무대를 향해 오른손 검지 손가락을 허공에 휘저으며 뭔가를 지시했다. 그러자 지휘자가 당황한 듯 악단에 반주를 주문하고, 직전 연주했던 음악이 흘러나왔다. 김옥주 등 북한 여가수와 인민군 합창단이 공연했던 ‘친근한 이름’의 북한 가요다. “노래하자 김정일 우리의 지도자, 자랑하자 김정일 친근한 이름”으로 끝나는, 김정일 위원장을 찬양하는 가요다. 앵콜곡이 연주되자 김 위원장은 박자에 맞춰 박수를 치며, 웃는 얼굴로 오른쪽에 앉은 이설주와 대화를 주고받기도 했다.
앵콜은 공연이 끝난 뒤에도 이어졌다. 출연진 모두가 무대에 나와 관객석을 향해 인사를 했고 관람석에 앉았던 관중들이 박수로 화답하며 공연이 마무리되는 분위기에서다. 김 위원장은 또 손을 들어 휘져으며 뭔가를 지시했다. 입모양은 “다시 한번 하라”라는 지시를 추정케 했다.
그러자 즉석에서 김옥주가 마이크를 들고 지휘자의 연주에 ‘친근한 이름’ 반주가 흘러 나왔다. 김 위원장은 자리에 만족한 듯 자리에 앉아 음악을 들은 뒤엔 엄지 손가락을 추켜 세웠다. 전영선 건국대 연구교수는 “북한에선 앵콜을 ‘재청’이라고 한다”며 “모든 공연이 끝난 뒤 재청을 요구하는 경우가 가끔은 있지만 김 위원장이 앵콜을 요구하고, 특히 공연이 진행되는 도중 공연을 끊고 앵콜을 요구하고 한 공연에서 같은 곳을 세 차례나 연주하는 모습이 나온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각종 기념일에 공연 관람을 즐기는데, 이날 공연에서 ‘생이란 무엇인가’라는 노래를 따라 부르는 모습도 포착됐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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