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와 싸우고 있나

구영식 입력 2021. 2. 2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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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21주년 집중취재] 한때 장모 최씨와 동업자였던 정대택·노덕봉·안소현씨를 만나다

[구영식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은순씨. 사진은 2009년도 중앙대 사회개발대학원총동창회 명부에 실린 것이다.
ⓒ 구영식
정대택, 노덕봉, 안소현. 최근 <오마이뉴스>가 연달아 만난 이들은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낸 뒤 곡물수입업을 했거나(정대택), 오랫동안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거나(노덕봉), 부동산 컨설턴트(경매업)로 활동했다(안소현). 이렇게 경력은 제각각 다르지만 이들을 관통하는 '사실'이 하나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최은순)와 싸우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장모를 '윤석열 총장의 손톱 밑 가시'에 비유한다. 윤 총장에게 장모는 작아 보이지만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한때 신뢰하던 동업자 관계였던 이들과 윤 총장 장모 간의 다툼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먼저 부동산을 둘러싼 조작과 누명 의혹으로 얼룩진 이권다툼이라는 점이다. 이는 윤 총장의 장모가 그동안 부동산을 통해 재산을 불려온 점과 무관하지 않다. 주로 공매와 경매를 통해 부동산 취득이 이루어진 점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신안저축은행이 이들과 관련된 사건에서 빠짐없이 대출자나 채권자로 등장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신안그룹 계열사인 신안저축은행은 지난 2013년 수백억 원대의 불법대출 혐의로 금융당국과 검찰의 수사를 받은 바 있다.

특히 윤 총장의 장모가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리되거나 장모와의 소송에서는 반대로 이들이 모두 패소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오히려 정대택씨와 안소현씨는 구속돼 각각 3년과 2년 6개월 징역살이를 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분명한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검찰수사나 소송이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진행된 이유로 '사위권력 의혹'을 제기한다. 잘나가는 검사였던 윤석열 총장이 장모와 관련된 사건들에 보이지 않게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한다. 물론 윤석열 총장과 그의 장모는 이러한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다(관련기사 : 장모 관련 사건들에 압력행사 의혹..."전부 거짓말" 반박).

[정대택] 18년 간의 싸움... 법무사의 '범죄자수'에도 '장모는 무죄'
 
 18년 동안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은순씨와 싸워온 정대택씨.
ⓒ 구영식
정대택(73)씨는 윤석열 총장 장모 최은순(76)씨와 18년째 싸우고 있다. 정씨가 최씨를 만난 것은 2003년 4월께였다. 자신이 다니던 '오금스포츠프라자'와 주채권자인 금융사(산업렌탈)가 IMF 사태 당시 파산하자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던 때였다.

당시 채권자인 산업렌탈은 청산절차를 위해 경매를 진행했고, 오금스포츠프라자의 근저당권부 채권(근저당권 1, 2순위) 금액은 원금 152억2000만 원과 이자 120억 원 등 총 272억여 원이었다. 하지만 120억 원의 세금 압류, 회원 1500여명의 가입비 반환 요구 등 복잡한 사정으로 인해 계속 유찰됐고, 그로 인해 최고가 낙찰 금액도 계속 떨어졌다. 정씨는 이런 상황을 보면서 직접 이 채권을 사기로 했다.

이 채권을 매입하기 위해서는 우선 보증금 10억 원이 필요했다. 그 보증금 10억 원을 마련하러 다니다 지인의 소개로 최씨를 처음 만났다(2003년 4월). 당시 최씨가 정씨에게 내민 명함은 '건국대 경영대학원 최고위과정 동창회 부회장'이었다. 정씨도 같은 대학원을 다녀서 두 사람은 선후배 사이였던 것이다. 나중에는 최씨가 자신의 딸인 김명신(현재 윤 총장 부인인 김건희)씨를 정씨에게 소개할 정도로 가까워졌다.

정씨는 최씨에게 "이 채권을 사면 최소한 50억 원의 이익이 날 것인데 당신이 보증금 10억 원을 대고 나중에 이익금을 배당받으면 반반씩 나누자"라고 제안했다. 법무사인 백아무개(2012년 작고)씨가 참석한 가운데 '근저당권부 채권 양도·수 관련 약정서'도 작성했다.

정씨와 최씨는 지난 2003년 6월께 공매를 통해 272억여 원짜리 오금스포츠프라자 근저당권부 채권을 99억1000만 원에 공매로 낙찰받았다. 이어 같은 해 9월 오금스포츠프라자 건물이 경매를 통해 165억여 원에 팔리자 매입한 채권에 대한 152억2000만 원을 선순위로 배당받았다(2003년 11월). 결국 처음 예상했던 대로 53억1000만 원의 이익금이 남았다.

이익금이 배당됐으니 앞서 작성한 약정서에 따라 이익금 53억 원을 정씨와 최씨가 26억5500만 원씩을 나눠 가지면 끝날 '동업'이었다. 하지만 최씨가 정씨에게 돌아갈 이익금을 배분하지 않으면서 기나긴 싸움이 시작됐다.
  
 근저당권부 채권 양도·수 관련 약정서를 작성했던 법무사 백아무개씨의 '범죄 자수서'. 백씨는 이 자수서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은순씨로부터 대가를 받고 위증했다고 '양심선언'을 했다.
ⓒ 오마이뉴스
 
최씨는 이익금 균등 배분을 적시한 약정서가 정씨의 강요에 의해 작성됐기 때문에 무효라고 주장했다. 서울동부지검에 강요죄 등으로 정씨를 고소했고, 검찰은 최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정씨를 기소했다(2004년 3월). 정씨는 이익금은 한푼도 챙기지 못한 채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고(2006년 3월), 지난 2008년 1월 모범수로 가석방됐다.

정씨의 구속과 징역에는 약정서를 작성했던 법무사 백씨의 위증이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백씨가 정씨 재판에 나와 최씨로부터 대가를 받고 위증했다고 진술하자 오히려 검찰은 그를 변호사법 위반으로 구속했다(2005년 9월). 백씨 역시 2년 동안 징역살이를 했다.

백씨는 출소한 이후에도 '범죄 자수서' 등을 통해 최씨로부터 2억6000만 원의 현금과 3억 원 상당의 아파트 1채를 받고 위증했다는 양심선언을 남겼다(2008년, 2011년). 백씨는 "최씨로부터 거액의 현금과 아파트를 받고 모해위증을 해 죄없는 정씨가 2년의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했다"라며 자신과 최씨를 모해위증과 모해위증교사죄로 처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최씨의 '모해위증 교사죄'를 무혐의 처분했다.

서로 약정했다는 이익금 균등 분배가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정씨와 최씨 사이에서는 총 30여 건에 이르는 '고소전쟁'(2003년~현재)이 벌어졌다. 정씨는 사문서 변조, 모해위증과 모해위증 교사, 위증고소, 뇌물공여, 소송사기 등의 혐의로 최씨를 고소했고, 최씨는 강요, 위증교사, 명예훼손, 무고, 사기미수 등의 혐의로 정씨를 고소했다. 양측의 고소와 별개로 검찰이 '무고 인지'로 정씨를 기소한 것만도 3건에 이른다. 특히 최씨가 검찰 등에 제출한 약정서가 도장이 지워지는 등 위조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인정받지 못했다.

그런데 정씨가 고소한 사건들은 대부분 불기소됐고, 최씨의 고소는 위력을 발휘했다. 정씨는 총 두 차례나 징역(2년과 1년)을 살았고,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지난 2011년 2월 청구한 재심(징역 2년의 강요죄)은 심리도 진행되지 않고 기각됐지만 2월 안에 두 번째 재심을 청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위원회'에도 억울함을 호소하고, 자신의 사건에 관련된 검사와 판사들을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에 고소·고발할 예정이다.

[노덕봉] 주식 잠시 맡겼다는데... "양심을 속이면 안된다"
 
 추모공원 사업권을 둘러싸고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 최은순씨와 싸우고 있는 노덕봉씨.
ⓒ 구영식
노덕봉(70)씨는 원래 교사였다. 경일실업고 교감을 지냈고, 구로공단의 동양청소년중·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그런 노씨가 지난 2007년께 최은순씨를 만난 곳은 중앙대 대학원 동창회였다. 최씨의 조력자이자 중앙대 사회개발대학원 회장으로 활동하던 김아무개씨가 노씨를 최씨에게 소개한 것이다. 노씨와 최씨는 나란히 중앙대 사회개발대학원 동창회 상임부회장으로 활동했다.

노씨는 학생들을 위한 무료 자동차 전문대학의 필요성을 느끼고 대학의 설립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추모공원사업'을 추진했다. 마침 추모공원을 건립하려다 경매로 나온 경기도 양주의 땅을 80억 원에 낙찰받았다.

본격적인 추모공원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사업시행사인 엔파크도 설립했고, J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분양할 수 있는 안치단(납골당)을 늘리기 위해 (재단법인)조안공원을 인수했고, 신안저축은행에서 120억 원을 대출받았다. 신안저축은행에서 감정한 경기도 양주 추모공원의 가치는 1890억 원에 이르렀다.

하지만 초기 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추모공원 사업권을 둘러싸고 시행사와 시공사, 채권자인 신안저축은행 간에 갈등과 다툼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엔파크의 지분(40.4%)을 빼앗길까봐 걱정하던 노씨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최씨와 이아무개씨의 아들에게 자신의 주식 10%와 30.4%를 넘겼다. 이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명의신탁'이었다. 나중에 자신에게 돌려주는 것을 전제로 한 주식양도였기 때문에 그에 따른 돈거래도 없었다.

그런데 이씨의 아들은 자신의 부친에게 30.4%, 최씨는 노씨가 엔파크 대표로 앉혀놓은 최씨의 조력자 김씨에게 10%의 주식지분을 넘겨버렸다. 이씨 아들의 경우 주식 양수 계약서에 '양도인의 서면 동의 없이는 처분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었지만, 최씨의 경우에는 그런 조항조차 두지 않았다. 노씨는 "그때까지는 최씨를 믿었다"라고 말했다.
 
 노덕봉씨와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 최은순씨가 체결한 엔파크 주식 양도증서.
ⓒ 구영식
이러한 동업자들의 '배신'으로 인해 노씨는 1890억 원의 가치가 있다는 추모공원 사업권과 직결된 자신의 지분을 모두 잃었다. 노씨는 일관되게 "추모공원 사업권을 시공사와 신안저축은행 등에 강탈당했다"라고 주장해왔다.

특히 최씨를 통해 10%의 주식을 확보한 김씨는 노씨가 임명한 이사는 물론이고 노씨도 대표이사에서 해임시켰다. 그 과정에서 의결권 대리행사를 위한 위임장이 위조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위임장이 작성된 날(2016년 10월 10일) 작성자는 국내가 아닌 해외(캄보디아)에 머물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노씨는 "주총 무효"를 주장하며 김씨를 고소했고, 경찰은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를 불기소 처리했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통화녹음파일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2020년 1월께 노씨에게 전화해서 "(내가 빌려준) 3억 원을 가져오면 (주식을) 다 돌려준다고 약속했다"라며 "3억 원을 나에게 주면 끝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죽을 때 (죽더라도) 사람이 정직하고 정의로워야 한다, 양심을 속이면 안된다"라고 말했고, 이에 노씨는 "맞다, 내가 최은순씨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라고 맞받아쳤다.

노씨는 지난 2020년 1월 최씨와 그의 조력자 김씨를 각각 횡령(주식)과 변호사법 위반으로 고소했다. 이후 경찰이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재수사하라'고 지휘했다. 지난 1월 28일 6시간 동안 경찰에서 조사받은 노씨는 "경찰에서 최씨와 김씨도 조만간 조사한다고 했다"라며 "경찰이 기소의견을 낼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안소현] 348억 원 은행잔고 위조... 장모 "내가 사기 맞았다"
 
 안소현씨와 윤석열 총장의 장모 최은순씨는 현재 사문서 위조(통장잔고 증명서 위조) 등으로 재판받고 있다.
ⓒ 서울의소리 제공
안소현(60)씨는 20년 이상 부동산 컨설턴트로 활동해 부동산 정보에 밝았다. 어느날 '부동산의 달인'이라는 지인을 통해 경기도 성남시 도촌동 땅(6필지)을 소개받았다. 이어 기획부동산에서 일했던 또다른 지인을 통해 최은순씨를 만나 부동산 동업을 하게 됐다(2013년). 두 사람은 도촌동 땅과 가평의 요양병원, 파주의 공장에 투자했지만, 두 사람 사이에 갈등과 다툼이 벌어졌다. 결국 가평의 요양병원과 파주의 공장은 경매로 넘어갔고, 도촌동 땅 투자만 성공했다.

안씨와 최씨는 지난 2013년 10월 공매로 나와 있던 경기도 성남시 도촌동 땅(6필지)을 40억200만 원에 샀다. 총 9억 원의 계약금을 날린 두 차례의 계약 실패 끝에 얻은 성과였다. 농지(2개 필지)와 임야(4개 필지)가 섞인 도촌동 땅의 면적은 무려 55만3000㎡(16만7500여 평)이다. 2011년 기준 감정가격은 174억 원에 이르렀다.

그런데 도촌동 땅 매입 과정에서 안씨와 최씨가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등기에 관한 법률'(부동산실명법)을 위반했다. 애초 도촌동 땅 6필지를 사들일 때 안씨와 최씨는 각각 안씨의 사위와 한국에버그린로지스틱스 명의로 사들였기 때문이다. 검찰이 지난 2020년 3월 두 사람을 부동산 실명법 위반으로 기소한 이유다.

안씨와 최씨는 40억 원의 매입대금 중 잔금(36억 원)을 해결하기 위해 신안저축은행에 48억 원짜리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했다. 도촌동 땅의 명의자인 안씨의 사위와 한국에버그린 로지스틱스 명의로 개설된 통장이지만 은행 채무는 최씨와 안씨가 반반씩 부담하기로 했다. 두 사람은 이 통장에서 36억 원을 인출해 잔금을 치렀다.

이후 75억 원에 도촌동 땅을 사겠다는 건설사 등이 나타나 안씨는 빨리 팔고 싶었지만 최씨가 계약에 협조하지 않았다. 안씨와 최씨가 도촌동 땅에 대한 지분을 반반씩 갖고 있어서 최씨가 협조하지 않으면 땅을 팔 수가 없었다. 그러는 동안 안씨는 마이너스통장 대출금 이자를 연체했다.

결국 이에스아이엔디라는 회사가 안씨의 마이너스통장 대출금 채권을 신안저축은행으로부터 사들였다(48억5000만 원). 그런데 이에스아이엔디는 최씨가 대표를 지냈고, 그의 장남과 차남이 각 30%, 장녀가 2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최씨의 가족회사였다. 최씨도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5년 8월 최씨는 안씨 사위 명의로 돼 있는 농지 2개 필지에 대한 임의경매를 신청했고, 이를 최씨의 가족회사가 33억7000만 원에 낙찰받았다. 법원에서 제시한 최초의 감정가 90억 원의 3분의 1에 불과한 금액이다. 이와 함께 최씨의 지분인 임야 4개 필지를 자신의 또다른 동업자 강아무개씨에게 26억 원에 팔았다.

이후 부산 소재 건설사(삼정기업)의 자회사인 정상플래닛이 도촌동 땅을 총 130억 원에 샀다(2016년 3월). 안씨와 함께 도촌동 땅을 매입한 지 3년 만에 최씨는 65억 원(130억 원의 절반)을 벌어들였다. 차명으로 보유했던 임야 4개 필지를 강씨에게 판 26억 원까지 합치면 수익금은 91억 원까지 늘어난다.

반면 최씨가 투자한 돈은 도촌동 땅 1차 계약 당시 계약금의 일부로 낸 3억 원, 가족회사를 통해 사들인 안씨의 마이너스통장 대출금 38억 원 등 총 41억 원에 불과했다. 결국 도촌동 땅을 매입해 50억 원의 차익을 실현한 것이다. 이렇게 큰 차익을 얻은 것은 최씨가 동업자 안씨를 사기혐의로 고소해 검찰이 안씨를 구속된 뒤에 일어난 일이었다(2016년 1월).
 
 지난 2016년 4월 14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안소현씨 사건 재판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 최은순씨는 '은행잔고 증명서를 위조했다'고 시인했다.
ⓒ 오마이뉴스
안씨는 구속되기 직전 최씨가 신안저축은행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사실을 알게 됐다. 최씨가 딸(김건희씨)의 지인인 김아무개씨에게 부탁해 348억 원의 은행잔고증명서를 위조한 것이다. 안씨는 "최씨를 사문서 위조로 고소하려고 고소장까지 작성했는데 이를 알게 된 최씨가 나를 사기로 고소해 먼저 구속됐다"라고 주장했다. 안씨는 2년 6개월의 징역을 살았다.

최씨는 지난 2016년 4월 14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안씨 사건 재판에 나와 은행잔고 증명서 위조를 시인했다. 최씨는 "잔고증명서 4장은 모두 허위이지요?"라는 안씨 변호인의 질문에 "예"라고 답변했다. 다만 최씨는 "안씨가 저에게 '가짜라도 좋으니까 해달라'고 부탁했다"라고 주장했다.

최씨는 지난 2020년 1월 노덕봉씨와 한 전화통화에서도 안씨를 "사기꾼"이라고 표현하면서 "잔고증명은 내가 사기 맞았다는 것은 다 알지 않냐?"라고 거듭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안씨는 "최씨가 나와 전화통화할 때마다 녹음한 파일들을 법원에 낸다고 하는데 내가 통장잔고 위조를 부탁했다면 그 녹음파일 가운데 꼬투리가 하나라도 나오지 않겠나?"라며 "하지만 그런 내용은 없을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최씨의 부탁을 받고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김씨가 현재 윤석열 총장 부인의 회사에 근무한다는 점이다. 김씨는 현재 윤 총장의 부인인 김건희씨가 운영하고 있는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의 감사를 맡고 있다. 김씨는 한때 신안저축은행 건물에서 대출알선을 해주는 사무실을 운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2020년 3월 사문서 위조와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로 안씨와 최씨를 기소했고, 현재 1심 재판이 진행중이다. 도촌동 땅 차명 매입(부동산실명법 위반)과 관련해 두 사람은 성남시로부터 각각 60억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한편 최은순씨는 17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정대택·노덕봉·안소현씨와) 같이 사업한 것은 없다"라며 "지금 대화중이어서 전화를 끊겠다"라고만 말했다. 다시 전화를 걸어 자세한 해명을 들으려고 했지만 "대화중이다"라며 전화를 끊었다.
 
 정대택·안소현·노덕봉(사진 오른쪽부터)씨가 지난해 대검찰청 앞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은순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 서울의소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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