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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번엔 수소제철소..현대차·포스코 탄소제로 손잡았다

우경희 기자 입력 2021. 02. 22. 15:53 수정 2021. 02. 23.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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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기업에 정부 지원 뒤따라야(상보)
정세균(왼쪽 두번째)총리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2020.10.15.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mt.co.kr


'수소동맹'을 맺은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POSCO)그룹이 이번엔 수소를 이용한 철강(쇳물) 생산에 협력한다. 철강재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힘을 합친다. 정부 R&D(연구개발) 과제 등을 통해 현실화되면 연 500만톤의 수소 수요가 발생해 수소경제 발전에 획기적 계기가 될 전망이다.

2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과 포스코는 최근 체결한 수소사업 업무협약에서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철강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석탄 대신 수소를 쓰는 공법이다. 2050년을 바라보는 장기 프로젝트다. 정부 차원의 각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석탄 대신 수소, 미래위해 변신 택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일관제철소(고로) 핵심 원료는 철광석과 석탄(유연탄)이다. 잘게 부순 철광석과 석탄을 섞어 고로에서 녹인다. 이 환원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다량 발생한다. 철강 1톤을 만드는데 약 2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철강산업이 대표적 탄소산업으로 분류되는 배경이다.

이 석탄환원제철의 대안이 바로 수소환원제철이다. 수소를 환원제로 쓰면 이산화탄소 대신 물이 나온다. 오염물질이 아예 나오지 않는다. 대신 양산이 어려운 수소의 안정적인 공급방안 마련, 비싼 수소 공급단가에 따른 철강재 가격 인상 최소화 등이 걸림돌이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 간 합작은 그래서 더 의미있다. 현대차그룹은 해외 그린수소 양산과 국내 운송, 유통과 보급으로 이어지는 수소 공급망 구축 실증사업을 이미 시작했다. 포스코 역시 수소 생산능력 확충과 함께 수소환원제철 적용을 단계적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양사는 현대차그룹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포스코의 포항·광양제철소를 통해 단계적으로 신기술을 현장에 적용한다. 이를 바탕으로 2050년까지 제철공정을 단계적으로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한다. 세부 내용은 철강업계 전반이 참여하는 '그린철강위원회'를 통해 구체화한다.

양사는 특히 수소환원제철 협력 과정에서 그린수소를 연료로 활용하기로 했다. 수소 생산 자체가 수력·풍력·태양광 등의 재생에너지를 통해 이뤄지는 고순도 친환경 수소다.

양사의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협력은 철강산업 전면의 구조개편을 의미한다. 지금은 자동차나 선박용 주력 철강재가 모두 석탄환원제철 공법으로 생산된다.

수소환원제철을 위해서는 아예 새로운 제철소를 지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협력을 택한 배경엔 막대한 투자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못 변하면 끝, 정부 지원 꼭 필요해"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명래 환경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글로벌 산업환경 변화가 라이벌을 손 잡게 했다. 포스코가 독주하던 철강시장에 현대제철이 일관제철소를 선보이며 양사가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이제는 수소를 중심에 놓고 협력한다. 미증유의 에너지전환 탓이다. 철강 뿐 아니라 글로벌 산업계 전반이 생산 혁신을 요구받는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정책은 친환경으로 급선회했다. 유럽연합 등도 탄소배출기업에 세금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세 도입을 추진 중이다. 철강업종의 절박감이 커진다. 탄소배출을 먼저 줄이는 기업을 중심으로 업계 순위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독일 등도 기술 개발에 고심하고 있다.

철강 뿐 아니다. 전체 수소경제 측면에서도 수소환원제철은 수소모빌리티와 함께 양대 축이다. 양사는 수소제철을 위해 2050년 연간 수소 500만톤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글로벌 수소강국 호주의 2030년 연간 수소생산 목표가 100만톤임을 감안하면 수소제철의 경제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수소 양산과 수송, 저장, 이용 등 연관산업의 동반 약진이 기대된다. 그린수소 생산 수전해 기술도 마찬가지다. 수소충전 인프라 확충으로 수소전기차 보급도 확대될 전망이다. 연료전지 발전 등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산업 전체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이할 수 있다.

민간이 먼저 물꼬를 텄지만 결국 수소생태계 구축에 강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건 정부의 지원이다. 수소는 기본적으로 석탄에 비해 비싸다. 안정적 공급망을 포함한 인프라 구축도 꼭 필요하다. 수소를 통해 생산된 철강재 가격안정 대책도 별도로 필요하다.

각종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구체적인 계획 수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정부 지원방안이 수립돼야 민간의 기술 개발 노력도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이 미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술임은 분명하지만 기술 개발이나 인프라 구축 등에 있어 지원이 없으면 개발이 탄력을 받기 어렵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트리거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우경희 기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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