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미응시자도 뽑아야 할 판"..신입생 모집 '최악 위기' 지방대

정지형 기자 2021. 2. 23.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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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감소 여파로 대입 추가모집 인원이 급증하면서 지방대 위기가 현실로 나타났다.

일부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해 대대적인 대입 전형 개편까지 고려하는 모습이다.

추가모집 인원 급증은 학령인구 감소가 미친 영향이 크다.

호남권에 있는 한 사립대 관계자는 "학생 자원 자체가 부족하니까 예년에 비해 추가모집 인원이 많아졌다"면서 "코로나19 여파로 대학 홍보도 위축되면서 타지역에서 오는 신입생도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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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추가모집 2.6만명..2005학년도 이후 최대
지방거점국립대도 추가모집 인원 61% 증가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 배부일인 지난해 12월23일 울산 중구 한 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수험생들이 성적표를 받고 있다./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학령인구 감소 여파로 대입 추가모집 인원이 급증하면서 지방대 위기가 현실로 나타났다. 일부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해 대대적인 대입 전형 개편까지 고려하는 모습이다.

23일 입시기관 등에 따르면, 서울에서 거리가 멀리 떨어진 대학 순으로 올해 대입 추가모집은 선착순 모집과 유사할 전망이다. 서울과 수도권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먼저 지원하는 순으로 합격이 결정된다는 뜻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한 대학에서 추가모집 규모가 300~400명 이상이라면 선착순 모집 분위기가 될 것"이라며 "학생 수가 줄어드는 지역일수록 대학의 위기가 더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기준으로 올해 추가모집에서는 4년제 대학 162개교가 총 2만6129명을 뽑는다. 2005학년도 이후 최대 규모로 전년도 9830명(162개교)과 비교해도 약 2.7배(1만6299명) 증가했다.

추가모집 인원 급증은 학령인구 감소가 미친 영향이 크다. 지난해 12월 치러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실제 응시인원은 42만1034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호남권에 있는 한 사립대 관계자는 "학생 자원 자체가 부족하니까 예년에 비해 추가모집 인원이 많아졌다"면서 "코로나19 여파로 대학 홍보도 위축되면서 타지역에서 오는 신입생도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일부 지방대는 신입생 미달을 막기 위해 수능 미응시자에게도 수능위주 일반전형 지원을 허용했다. 수능 성적이 있는 지원자를 우선 선발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사실상 지원자 전원을 합격시키겠다는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한편에서는 추가모집 증가 여파가 대입 일정이 모두 끝난 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입생 미달 학교를 중심으로 자퇴 등으로 중도탈락하는 학생이 늘어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매년 발간하는 교육통계분석자료집을 보면 2019년 기준 국내 4년제 일반대학의 중도탈락 학생 수는 9만2792명으로 평균 중도탈락률이 4.6%에 달했다.

중도탈락률은 전년도 재적 학생 수 대비 해당 연도 중도탈락 학생 수 비율을 뜻하는데, 2019년 수치를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누면 각각 3.5%와 5.4%로 지방대가 더 높다.

임 대표는 "대학에 갔는데 신입생 미달로 분위기가 어수선하면 돈 내고 계속 다녀야 하나 심각한 고민이 들 수 있다"면서 "이 불안을 대학이 잠재울 무기가 없다"고 밝혔다.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해 수능최저학력기준 완화 등 전형 개편을 검토 중인 지방 국립대도 있다. 지방 소재 한 국립대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를 고려해 2023학년도 대입 전형을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거점국립대도 지방대 위기에서 예외는 아닌 상황이다. 지방거점 9개 국립대도 올해 모두 추가모집을 진행하는데 전체 선발 인원이 715명으로 지난해 444명보다 271명(61.0%) 증가했다.

이 관계자는 "국립대도 이원화캠퍼스에서 학령인구 감소 여파가 더 크다"면서 "이원화캠퍼스를 특성화하거나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대폭 낮추는 형태 등이 고려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입생 미달 사태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방대들이 신입생 모집에 사활을 걸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졸업생 취업률 제고보다 신입생 모집 미달을 막는 것이 더 시급해졌다는 것이다.

영남권 사립대에서 근무하는 한 교수는 "그동안 대학에서 학생을 어떻게 가르치고 취직시킬 것인가에 대학 경영의 목표가 집중됐다면 이제는 신입생 모집으로 중심이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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