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스1

다시 주목받는 '보스' 조양은 ..선교활동 중 공범 검거

이승환 기자 입력 2021. 02. 23. 07:02

기사 도구 모음

조직폭력배 집단명을 두목의 이름을 따서 짓는 경우가 있다.

1970년대 국내 3대 조직 중 하나였던 양은이파 두목은 조양은씨(71)다.

당시 조씨의 공격 대상은 당대 최고의 조직 신상사파였다.

과거 주먹들은 '비겁한 짓'이라며 연장 사용을 자제했지만 조씨와 조직원들은 흉기와 쇠파이프로 무장해 신상사파를 공격했고 이후 흉기는 조폭의 필수품이 됐다는 것이다.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조양은씨 폭행혐의 공범 구속송치..상고심에 영향 전망
여전히 '혐의 부인'.."공범 잡혀 오히려 무죄 밝힐 기회"
조양은씨가 2013년 11월 필리핀에서 체포돼 서울 마포구 경찰광역수사대에 들어서고 있다. 2013.11.29/뉴스1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조직폭력배 집단명을 두목의 이름을 따서 짓는 경우가 있다. '양은이'파가 대표적이다. 1970년대 국내 3대 조직 중 하나였던 양은이파 두목은 조양은씨(71)다.

'옛날 주먹' 취급 받던 조양은씨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필리핀에서 조씨와 함께 채무자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 공범이 8년 만에 검거됐다는 소식이 최근 전해지면서다.

◇6년째 결론 안 난 조씨의 혐의

조씨는 2011년 6월 중국을 거쳐 필리핀으로 달아났다. 당시 그는 40억원대 금융대출 사기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상태였다. 그렇게 수사를 피해 필리핀으로 도주한 조씨지만 그곳에서 조용히 지낸 것은 아니다. 돈을 갚지 않는 교민을 3시간 동안 권총으로 위협하고 가혹 행위를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조씨는 2013년 11월 필리핀 카지노 건물에서 체포된다. 경찰특공대와 유엔 마약범죄수사국 병력을 비롯해 현장에 투입된 인원이 버스 3대를 채울 수준이었다고 한다. 조씨는 송환 직전 필리핀 공항에서 현지 취재진의 카메라에 대고 욕설을 했다.

한국으로 인도된 조씨는 폭행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2심에선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의 불복으로 대법원에서 상고심이 진행됐지만 6년째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그러던 중 공범 이모씨(56)가 지난 11일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이씨에게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해 17일 검찰에 구속송치했다. 구속 수사를 했다는 것은 혐의 입증에 그만큼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조씨가 회유해 2심 재판에서 법정 진술을 하지 않았다"는 피해자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와 피해자의 진술이 앞으로 조씨의 상고심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유죄 여부야 법원이 판단하겠지만 경찰은 조씨의 범죄 사실이 인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거기에는 조폭의 새 삶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경찰의 시각도 깔려 있다.

강력계 형사들은 흔히 조폭을 빗대 "걸레는 빨아도 걸레"라고 말한다. 조씨도 1990년대 출소 후 새 삶을 살겠다고 공개 다짐하고서도 여러 차례 범죄를 저질렀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와 함께 생활했던 조폭 출신 중년이 그를 마치 신처럼 추앙해 깜짝 놀랐다"며 "후배들에게 대우 받던 조씨가 어둠의 세계에서 벗어나 일반인처럼 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현직 조폭 사이에서도 회자될 정도로 조씨의 과거 위상은 대단했다"고 덧붙였다.

◇"아프리카 빈민 구제하고 싶어" 선교사로 활동

호남 계열 조직의 행동대장이었던 조씨는 1975년 1월 조직원들과 함께 명동 사보이호텔을 습격해 이름을 알렸다. 당시 조씨의 공격 대상은 당대 최고의 조직 신상사파였다. 조씨의 세력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기 전이라 신상사파가 알려진 것과 달리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고 하지만 이후 신상사파의 기세가 꺾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이 사건을 계기로 "낭만 주먹의 시대는 가고 연장(흉기) 든 조폭시대가 열렸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과거 주먹들은 '비겁한 짓'이라며 연장 사용을 자제했지만 조씨와 조직원들은 흉기와 쇠파이프로 무장해 신상사파를 공격했고 이후 흉기는 조폭의 필수품이 됐다는 것이다.

2심에서 무죄 판결로 풀려난 조씨는 채무자 폭행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공범을 전혀 모른다"며 "차라리 공범이 잡힌 게 (무죄를 밝힐 기회라) 잘 됐다"고 말했다.

조씨는 현재 선교사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지난해 자신의 에티오피아 선교 활동을 다룬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100명 이상을 전도했다"며 "빈민을 구제하는 데 뜻을 함께한 분들과 아프리카로 나가 구제하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mrlee@news1.kr

Copyright ⓒ 뉴스1코리아 www.news1.kr 무단복제 및 전재 – 재배포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