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빌게이츠 말 맞았나?..원전 비중 늘자 온실가스 10% ↓

김남준 입력 2021. 2. 23. 17:00 수정 2021. 2. 2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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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원자력 발전을 이용해야 한다”고 했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말이 수치로 입증됐다. 지난해 우리나라 원전 발전비중이 늘자 온실가스 배출량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석탄·LNG(천연액화가스) 발전으로 배출한 온실가스양은 2억2010만2000CO2eq로 2019년 배출량(2억4514만5000CO2eq)과 비교해 10.2% 감소했다.

석탄·LNG 온실가스 배출량.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환경부는 한국전력이 집계한 발전량에 가장 최신 전력 배출계수(발전량 대비 배출 온실가스)인 2019년 계수를 적용해 온실가스양을 계산했다. 온실가스는 석탄과 LNG 발전에서 거의 전부 나오기 때문에, 지난해 발전으로 인한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도 약 10% 가량 감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발전원별 점유율 변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반면 원전 발전 비중은 늘었다. 윤 의원이 한전에게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발전량 대비 원전 발전 비중은 29.3%(16만184GWh)로 전년(14만5910GWh) 26.0%보다 3.3%포인트 증가했다.

탄소 배출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주요 배출원인 석탄발전을 원전이 대체했기 때문이다. 원전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탄소 저감 효과가 크다. 정부는 지난해 미세먼지와 탄소배출 감소를 위해 석탄발전을 제한했다. 이 때문에 석탄 발전 비중도 2019년 40.5%(22만7384GWh)에서 2020년 36.0%(19만6489GWh)로 크게 낮아졌다.

우리나라는 값싼 발전부터 먼저 가동하는 ‘경제급전’ 방식을 택하고 있다. 그래서 지난해 석탄 발전 공백을 저렴한 원전이 우선 대체했다. 여기에 2019년 정비 등으로 가동 중단했던 원전들이 지난해 정상운영하면서 설비용량이 늘어나 발전비중을 더 늘렸다. LNG 발전은 값이 비싼 데다, 석탄보다는 작지만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배출량을 줄이는 데 역할을 하지 못했다.

발전원별 발전량 변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반대로 원전 발전이 감소하면서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한 사례도 있다. 지난 2016년에는 30.0%(16만1995GWh)였던 원전 비중이 2017년에는 26.8%(14만8427GWh)로 3.2%포인트 감소했다. 이 기간 석탄과 LNG 발전에서 나온 온실가스 배출량은 9.8%(2억2753만2000CO2eq→2억4981만2000CO2eq) 증가했다.


기후영향 신재생은 발전효율↓
신재생에너지도 원전처럼 탄소를 배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는 영향이 미미했다. 아직 보급 수준이 떨어지는 데다, 기후 등 외부요인에 따라 발전량이 일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발전원 중 신재생에너지 설비 비중(최대 발전량)은 15.1% 수준이지만, 실제 발전량은 6.9%(3만7804GWh)에 그쳤다. 한전 관계자는 “태양광을 보더라도 날씨가 좋지 않으면 발전을 할 수 없다”며 “이 때문에 통상 신재생에너지는 설비용량보다 실제 발전 효율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극한의 환경일 때 이런 경향이 더 두드러졌다. 전력거래소의 ‘피크 시간대 발전원별 발전량 및 비중’ 자료를 보면 폭설이 내렸던 지난달 1~14일 피크 시간 대 태양광 발전량 비중은 0.4%에 불과했다.

윤 의원은 “신재생에너지만는 외부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석탄 발전을 모두 대체할 수 없다”면서 “탄소 제로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탄소배출이 적고 값싼 기저 전력인 원전도 함께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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