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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부자나라 중 韓美만 대통령제..'청와대 정부' 한계

박만원 입력 2021. 02. 23. 17:36 수정 2021. 02. 23.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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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한국정당학회 공동기획
정부입법에 의회통제 강화해야
공수처, 한시적 운영후 평가를
의원내각제 국민 거부감 커
개헌 필요없는 비례제로 가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촛불로 표출된 정치 개혁 열망은 현실정치를 통해 온전히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 여권은 입법을 독점하고, 여론은 극단으로 치우쳐 갈라졌다. 작년 4월 총선 이후 부동산, 일자리, 저출산 등 사회문제 해결은 한 걸음도 나가지 못했다. 오는 4월 서울·부산시장 선거와 하반기 본격화될 각 당의 대선 경선은 불안과 갈등을 더욱 증폭시킬 전망이다. 매일경제신문은 한국정당학회로부터 한국 정치가 처한 현실에 대한 진단과 개혁 방향을 들어봤다.

정당학회 소속 학자들은 현재 한국의 대통령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권력은 집중된 반면,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 기능은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평가한다. 조진만 정당학회 회장(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은 "대통령 선거는 정당보다 비공식적 캠프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집권 후 권력자원의 배분 문제를 놓고 경쟁하거나 갈등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며 "이 과정에서 제왕적 대통령제와 청와대 정부의 특징이 강해진다"고 지적했다. 최근 단행된 개각에서도 '친문' 모임 의원들이 중용된 데 대해 야당에서는 "나눠먹기 개각"이라고 비판했다.

강신구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정당학회 부회장)도 청와대로의 권력 집중과 의회 견제권 약화를 지적했다. 강 교수는 "청와대 정부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 됐다"면서 "이는 우리 사회의 광범위하고 다양한 이해관계 중 오직 협소한 이익만이 대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담고 있으며, 의회가 견제와 균형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와 의회 간 권력 균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정치의 사법화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정치의 사법화란 사법부의 결정을 통해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나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현상이다. 법무부와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 장기화가 대표적인 사례다.

구본상 충북대 교수는 법무부의 윤 총장 징계 결정과 윤 총장의 가처분 신청 및 행정소송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적 절차에 따를 것이라 언급한 것 외에는 침묵했고, 결국 행정법원의 판결로 종결된 것을 전형적인 정치의 사법화 현상이라고 언급했다. 구 교수는 "권력기관 간 갈등을 '법대로' 푼 것으로 이는 한국 정치 현실에서 정치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장승진 국민대 교수는 "입법부나 행정부와 달리 사법부는 선거를 통해 선출되지 않고,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서 "사법부의 결정이 정치적 정당성과 책임성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는 청와대의 권한 축소와 의회의 실질적 견제 권한 강화가 거론된다. 강 교수는 "성공적으로 대통령제 민주주의를 운영했던 (트럼프 정부 이전의) 미국처럼 대통령의 독점적 영향력을 제한하고 의회와의 타협을 통해서만 입법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정부가 제출하는 법안에 대해 국회가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의 기능을 국회로 이전하는 방안 등도 권력구조 개혁 방안으로 거론된다. 조 교수는 "대통령이 행정수반으로서 책임감 있는 역할을 수행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국무총리 제도를 폐지하고, 청와대 조직을 축소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헌의 경우 현실적으로 설득력이 크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구 교수는 "한국에서 의회에 대한 낮은 신뢰 등을 고려하면, 개헌이 이루어지더라도 의회제로의 전환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에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한국보다 높은 26개 국가 중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이 유일하지만, 국내 유권자들은 의원내각제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다. 조 교수는 "개헌 사항인 통치권력구조 문제보다는 개헌을 안 해도 가능한 선거제도의 개혁을 출발점으로 삼는 것이 현실적일 수 있다"면서 "비례대표제 도입은 다당제의 형성을 유도하고, 합의제적인 의원내각제 도입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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