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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곡물에 유가까지, 서민 가계 위협하는 물가 급등 방치 말아야

입력 2021. 02. 23.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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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물가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곡물 가격 상승으로 빵, 햄버거, 즉석밥 등 주요 가공식품 값이 줄줄이 오른 데다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금리도 상승압력이 커지고 있어 소득이 줄거나 부채가 늘어난 서민 가계에 충격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 22일 기준으로 배럴당 61.49달러로 올 들어 18% 올랐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데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추가 감산에 미국 텍사스주 겨울 폭풍에 따른 원유생산 차질이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오는 3분기까지 배럴당 75달러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곡물 가격도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 옥수수와 대두 가격은 전년 대비 40~50% 급등했다. 지난해 8월부터 꾸준히 오른 국제 곡물가격이 국내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 햄버거, 즉석밥, 빵 등 가공식품 값을 끌어올렸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전망도 심상치 않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한 달 전보다 0.2%포인트 오른 2.0%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8월(2.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현재와 비교한 1년 뒤 물가수준전망지수(144)도 2포인트 상승해 2019년 5월(145) 이후 1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줄 품목(복수응답)은 농축수산물(52.4%), 집세(40.1%), 공공요금(31.0%) 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시민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소득이 줄어든 상황에서 생활물가마저 가계를 위협하고 있다. 거리 두기로 가정 내 식품소비가 급증한 것을 감안하면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부담은 더욱 클 것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추이를 보면 공산품 가격과 공공요금도 머지않아 오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난달부터 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가 시행됨에 따라 2분기 전기요금도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최근 미국과 한국의 장기 국채 금리가 오르는 것도 심상치 않다. 금리와 물가가 동시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물가 상승 압박은 취약계층에 가장 크게 다가간다. 정부는 물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비축물량을 적극 방출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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