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 SNS '클럽하우스', 앱 다운로드 1위..급성장에 보안·차별 우려도 커진다

노정연 기자 2021. 2. 23. 21:0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회원 초대 받아 입장 '폐쇄성'
저커버그·최태원 등도 가세

[경향신문]

오디오 기반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 앱애니 제공

‘인싸 SNS’로 불리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오디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클럽하우스’의 인기가 뜨겁다. 아이폰에서만 애플리케이션(앱)이 가동되는 한계에도 이용자를 빠르게 끌어모으며 국내 이용자가 20만명에 육박했다. 서비스의 급성장 속에 차별과 혐오 발언, 보안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23일 시장조사업체 앱애니 통계를 보면 클럽하우스의 국내 다운로드 수가 지난 17일 기준 19만5000건을 기록했다. 전 세계 다운로드 건수는 810만건에 달했다.

클럽하우스는 미국 스타트업 ‘알파 익스플로레이션’이 지난해 4월 출시한 SNS다. 글이나 사진, 영상 없이 ‘음성’만으로 소통하는 게 특징으로 현재 iOS 운영체제에서만 서비스돼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이용자만 가입할 수 있다. 이미 가입한 회원의 초대를 받아야만 계정을 개설할 수 있다는 폐쇄성 때문에 ‘인싸(인사이더의 줄임말) SNS’로 불린다. 이달 초 350만건 수준이던 클럽하우스 다운로드 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등 유명 인사들이 연달아 입장하며 이용자가 급증했다. iOS 버전만 출시된 상태인데도 보름 만에 이용자가 460만명 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세균 국무총리 등 유명 인사들이 합류하며 이용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 8일 4만여명 수준이던 이용자 수가 일주일 만에 19만명을 돌파했다. 한국에서 클럽하우스 앱 다운로드 랭킹은 지난달 31일 921위에서 열흘 만에 1위에 올랐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기존 SNS에 비하면 아직 작은 규모지만 증가 속도는 위협적이다. 앱애니의 렉시 매니저는 “코로나19가 SNS 앱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으며 이와 같은 트렌드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음성을 기반으로 실시간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은 대면 만남이 어려워진 코로나19 시국에 빛을 발하는 클럽하우스의 특징이다. 하지만 짧은 기간 동안 이용자가 급증하며 차별·혐오 발언에 대한 안전장치의 부재, 보안 등의 문제도 뒤따른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최근 편의성과 경제성 측면의 가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일회적이고 폐쇄적인 서비스 방식으로 차별, 혐오 등에 대한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클럽하우스에서는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문구를 내세운 방이 만들어지거나 벤처 투자자들의 여성혐오 발언이 이어지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이런 문제는 새로운 포맷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 대부분이 겪게 될 문제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선·보완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보안 문제도 불거졌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 해커가 클럽하우스에서 라이브 토론이 진행되고 있던 방의 오디오 데이터와 메타 데이터(특정 데이터와 관련된 구조 데이터)를 제3의 웹사이트로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클럽하우스 측은 해당 해커에 대한 영구금지 조치를 내리고 새로운 안전장치를 설치했다고 밝혔지만 클럽하우스의 보안이 신뢰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국 스탠퍼드대 소속 스탠퍼드인터넷관측소(SIO)는 지난 21일 “클럽하우스 사용자들은 대화가 녹음되고 있다고 가정하는 게 바람직하며 클럽하우스는 대화에 대한 사생활 보호 약속을 제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클럽하우스 내에서의 대화는 100% 오디오 기반으로 녹음도 기록도 되지 않는 ‘휘발성’이 인기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보안과 사생활 보호 장치의 취약점이 잇따라 발견된 것이다.

정보통신업계 관계자는 “클럽하우스의 매력으로 꼽히는 ‘폐쇄성’이 이용자들의 안전과 보안을 위협하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며 “사전교육과 모니터링 등 안전장치 마련과 더불어 이용자들이 스스로 발언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