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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규모의 한계..'코로나 난기류'서 헤매는 저비용항공사들

고영득 기자 입력 2021. 02. 23. 21:47 수정 2021. 02. 23.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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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해 사상 최대 적자 기록해
화물기 없고 물류 네트워크 부족
화물 운송 매출 비중 1%에 그쳐
무착륙 관광도 비용 마련 고육책
돌파구는 ‘여객 수요’ 회복뿐

지난해 사상 최대 적자를 낸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코로나19 난기류’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국적 항공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대한항공처럼 화물 운송으로 돌파구를 찾기엔 역부족이다.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으로 존재감을 보이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조종간을 놓치지 않으려는 몸부림으로 비친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LCC업계 1위 제주항공은 지난해 3358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진에어는 1847억원, 에어부산은 19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LCC 전체로 보면 1년 새 1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서도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아 ‘여객 수요’로 지탱해온 LCC로선 대안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LCC들은 지난해 매출 50~60%를 화물 부문에서 올린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처럼 화물 운송을 회생의 돌파구로 삼을 수도 없는 형편이다. 화물용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화물기를 보유한 LCC는 한 곳도 없다. 화물 운송 경험이 부족해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못한 데다 화물 품목이 의류나 섬유 등 주로 단가가 낮은 품목으로 제한돼 있다.

진에어는 지난해 LCC 최초로 일부 여객기를 화물 전용기로 개조해 국제 화물을 운송했다. 좌석 위에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카고 시트백’을 활용한 운송도 병행했다. 진에어는 그러나 최근 화물 전용기를 다시 여객기로 복구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봄이 다가오면서 국내 여행객이 많아져 여객기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진에어의 전체 매출에서 화물 부문이 차지한 비중은 1.9%였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등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모두 화물 운송 확대를 꾀하지만 효과는 기대하지 않고 있다. 한 LCC 관계자는 “대형 항공사처럼 수익을 낼 목적으로 화물 운송을 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불어만 가는 적자 규모를 최소화해 회사 형편이 나아질 때까지 버틸 수만 있으면 최선”이라고 말했다.

최근 LCC가 잇따라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상품을 내놓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주말이었던 지난 20일과 21일 LCC의 무착륙 관광비행 상품은 90% 안팎의 탑승률을 기록했다.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허용 좌석 수가 3분의 1로 줄어든 영향도 작용했다. ‘면세품 쇼핑’이 가능해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LCC의 무착륙 관광비행 목적은 마케팅, 비용 절감에 있다. 어떻게든 여객기를 띄워야 주기료나 정비 비용을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소속 조종사들은 일정 기간 비행 이력이 있어야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LCC의 경우 국제선이 살아나야 회생할 수 있다”며 “올 하반기부터 여객 수요가 커지길 바라고 있겠지만, 코로나19 백신·치료제 보급 여건이 나라마다 제각각임을 감안하면 올해 안에 코로나19 이전처럼 운항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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