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지금까지 국내에서 코로나로 숨진 사람 1,573명입니다.
코로나19라는 전례없는 재난으로 갑자기 가족을 떠나보낸 유족들은 특히 애도도, 장례도, 일상으로의 복귀도 무엇하나 쉬운 게 없어 슬픔을 극복하기 더 어렵다고 하는데요.
유족들의 사연, 이유민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해 2월 박철주 씨의 아버지는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소지품조차 챙기지 못한 채 병원으로 간 아버지, 걱정 말라며 걸려 온 전화가 마지막이 됐습니다.
[아버지-어머니 통화 녹취/지난해 : "당신도 괜찮은 거야? (응) 그래 고맙다."]
코로나19 사망자는 염과 입관 등 일반적인 장례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화장장으로 옮겨져 마지막 인사를 할 기회조차 없습니다.
받아주는 장례식장도 없어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장례를 치르지 못했습니다.
[박철주/코로나19 사망자 아들 : "병원복으로 화장이 되셔서…. (아버지 돌아가신 날에) 어머님이 꿈을 꾸셨다고, 옷장에서 옷을 찾으시는 꿈을…."]
27년을 같이 산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이은희 씨.
임종 직전, 음압 병동 유리창을 통해 본 남편의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이은희/가명 : "손목 발목은 썩어가지고 연탄재처럼 까맣게…. (간호사가) 수화기를 들고 나보고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래요. 당신이 나를 기다려주려고 견뎌낸 게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고…."]
남편 사망의 충격을 극복하기도 전, 코로나19 유족이라는 '낙인'은 더 큰 상처로 남았습니다.
[이은희/가명 : "옆집은 일주일 안 되어서 이사 가버렸고요. 사람이 지나가면 빙빙 돌아서 나 피해가고. 나는 너무 힘들고 아픈 상태인데, 주변사람들까지 저렇게 나를 대하니…."]
이처럼 '내 고통은 누구도 이해해주지 못할 것'이란 생각에 터놓고 상담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민영/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장 : "내가 유가족임을 드러내는 것이 된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상담까지 들어오시는데 굉장히 많은 주저함을…."]
실제 5천 명 넘는 코로나19 사망자 유족 중 정부나 지자체의 심리 지원을 받은 경우는 단 336건에 불과합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우울감 등 마음의 어려움을 겪는 코로나19 유족 분들은 국가트라우마센터 ☎02-2204-0001~2, 정신건강복지센터 ☎1577-0199에서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촬영기자:홍성백 박장빈/영상편집 : 김은주
이유민 기자 (reas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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