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집콕소비 폭발.. LG 영업익 89% 뛰며 재계 2위
신가전 중심 프리미엄시장 선전
원격수업덕에 디스플레이 약진.. 화학 수직계열화로 10%대 이익률
구광모發 선택과 집중으로 체질개선.. "코로나시대 수익률에 날개 달아줘"
23일 본보가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와 함께 국내 주요 그룹 상장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을 분석한 결과 LG그룹 상장사 12곳의 영업이익이 총 10조5167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영업이익(5조5642억 원)보다 89.0% 오른 것이다. 매출(172조247억 원)이 전년 대비 4.2% 오른 것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더 큰 폭으로 급등한 셈이다.
이에 따라 LG그룹은 영업이익 기준 국내 기업 부동의 1위인 삼성(상장계열사 16곳, 43조3863억 원) 바로 다음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2019년에 각각 10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던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의 지난해 상장계열사 영업이익이 각각 8조, 4조 원대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상장계열사 매출로 봐도 현대차그룹은 2019년 272조720억 원에서 지난해 264조9878억 원으로, SK그룹은 224조1728억 원에서 193조8199억 원으로 줄었다. 각각 자동차 시장 침체와 정유업계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반면 LG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비대면 문화 확산의 덕을 톡톡히 봤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 생활가전, 리모델링 등에 대한 수요가 커진 것이다. LG전자 생활가전(H&A) 사업본부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고, LG하우시스 건축자재 부문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6.9% 늘었다. 생활가전의 원료로 쓰이는 고부가합성수지(ABS) 수요도 덩달아 늘며 ABS 점유율 글로벌 1위인 LG화학 석유화학 사업부문의 영업이익 증가를 견인했다.
재계에서는 LG그룹의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이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반짝 수혜’라기보다는 오랜 기간 쌓아온 기술과 체질 개선에 따른 효과라고 본다. LG그룹 상장사의 영업이익률이 2019년 3.4%에서 지난해 6.1%로 뛰었기 때문이다.
건조기, 스타일러 등 신(新)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이끈 생활가전이 대표적이다. 한때 ‘백색가전’으로 대표되는 가전 시장은 성장이 정체됐다고 여겨졌지만, LG전자는 2011년 스타일러 등을 선보이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다. 이로 인해 2017년 가전시장 세계 1위 미국 월풀을 영업이익으로 제친 뒤 매년 격차를 확대하고 있다.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도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 빛을 발했다. 한두 가지 사업에 집중하는 경쟁사들과 달리 LG화학 석유화학 사업부문은 ABS, 폴리염화비닐(PVC) 고흡수성수지(SAP) 및 합성고무, 나프타분해설비(NCC) 및 폴리올레핀(PO) 등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하다. 제품마다 다른 시황의 완충 작용을 해 경기 변동에 따른 영향 폭을 줄인 것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석유제품의 다운스트림까지 수직계열화할 수 있는 사업에 기술과 생산능력을 집중해 10%대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도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고급화 덕을 봤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관광객이 줄어 화장품 시장이 타격을 입었지만 생활용품과 음료가 2019년 대비 63.0%, 26.2% 늘어난 영업이익을 올리며 실적을 견인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與野 후보 돈풀기… “스마트워치” “임신 지원금” “무이자 대출”
- 실손보험료 인상 쇼크… 50% 넘게 오를수도
- [송평인 칼럼]박범계를 지켜보는 게 고통스러운 이유
- 추미애 “67년 허송세월 부족한가…우리나라 같은 검찰 없다”
- [단독]국내 1호 접종은?… “요양병원 종사자 등 10명 동시에 맞을 것”
- 5분 충전해 100km 가는 아이오닉5… 업계 “테슬라 경쟁 상대로”
- ‘CCTV 포착’ 8차례 놓친 軍… 귀순 배수로 존재조차 몰랐다
- 비트코인 11% 이상 폭락, 4만8000달러선까지 밀려
- 이주열 “전자금융법 ‘빅브러더’ 맞다”… 은성수에 직격탄
- 오세훈 “羅, 예산 감당 못할 공약 내놔”, 나경원 “吳, 총선패배 남탓… 미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