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시세조작'이라는 TOP10 '신고가 취소' 분석해보니

황현규 입력 2021. 2. 24. 06:05 수정 2021. 2. 2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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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전용면적 271㎡ 아파트는 지난해 7월 신고가(67억원)로 실거래됐지만 곧 취소됐다.

23일 이데일리가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2020년 실거래가 취소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신고가 계약 후 취소된 상위 10개 아파트 중 9곳이 재계약건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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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아포레 67억원에 취소 후 곧바로 재계약
취소 건으로 집계..그러나 고의적 허위계약은 아냐
한남더힐, 갤러리아포레, 압구정 현대 등 단순 재계약 多
"모든 신고가 취소, 실거래가 조작으로 볼 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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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서울 성동구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전용면적 271㎡ 아파트는 지난해 7월 신고가(67억원)로 실거래됐지만 곧 취소됐다. 얼마 후 같은 아파트가 같은 가격(신고가·동일 매수자)에 실거래 신고됐다. 취소 후 다시 신고한 이유는 특약조건 계약변경이었다.

성수동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계약을 하고 난 이후 특약을 추가하는 등 ‘재계약’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그럴 경우에는 기존 계약신고를 해제(취소)하고 다시 계약 신고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계약건이 취소되면서 ‘허위 계약’으로 보일 수 있으나 이는 단순 재계약”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허위 계약으로 실거래가를 올리는 수법을 차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신고가 취소건 중 ‘재계약건’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의적인 실거래가 조작이 아닌 계약 조건 변경·공인 중개사 실수 등으로 불가피하게 실거래가가 취소된 경우다. 결과적으로 재계약건까지 ‘신고가 취소건’으로 집계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실거래가 조작으로 집값을 띄었다”는 정부의 주장이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 같은 전용 271㎡ 매물이 나란히 올라왔는데, 이 중 하나는 12월 취소됐다. 사유는 특약사항 변경으로 알려졌다. (사진=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갈무리)

갤러리아포레 67억원 취소…허위 계약 아닌 단순 재계약

23일 이데일리가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2020년 실거래가 취소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신고가 계약 후 취소된 상위 10개 아파트 중 9곳이 재계약건으로 나타났다. 즉 허위 계약이 아니라 계약 조건 변경에 따른 재계약이라는 소리다.

대표적으로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208㎡짜리는 지난해 5월 7일 44억 7500만원이 신고가를 기록, 실거래가 시스템에 신고됐다. 이후 해당 매물은 다시 취소되고, 곧바로 같은 날짜(5월 7일)로 신고가가 신고됐다. 전형적인 ‘재계약’건의 모습이다.

재계약이란 기존 계약 조건을 변경해 다시 계약하는 경우를 말한다. 명의자가 변경되거나, 특약 조건이 바뀌는 경우 등도 재계약에 속한다. 만약 기존 계약이 이미 국토부에 신고됐을 시, 기존 계약을 취소하고 다시 재계약건을 신고해야한다.

한남동 D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단독 명의로 진행하던 계약을 공동 명의로 바꾸거나, 특약 사항을 변경할 경우 재계약을 한다”며 “그렇게 드문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거래가 취소건 중 적지 않은 경우는 재계약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토부 관계자도 “취소된 신고가가 중복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전형적인 재계약 건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앞서 설명한 한남더힐과 갤러리아포레도 취소된 신고가와 함께 재계약된 거래 내역이 나란히 기재돼 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소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고가를 기록한 취소된 아파트 중 최고가는 △한남더힐(76억원·52억원·44억원) △갤러리아포레(67억원) △래미안퍼스티지(52억원)△강남 압구정동 현대1차(46억원) △강남 압구정동 신현대 11차(45억원) △신현대12차(42억원·2건) △현대6차(42억원)로 나타났다. 이 중 재계약건은 신현대 12차(42억원)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아파트였다.

허위 계약으로 실거래가 높이기?…많지 않을 수도

공인중개사 협회 관계자는 “현장에서 신고가 갱신을 위해 허위 계약한 사례는 거의 없다”며 “취소된 건수 모두가 ‘거래가 높이기’의 의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는 아파트 실거래가 신고가 취소 행위를 시장 교란이라며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최근 아파트 등 부동산 ‘신고가 신고 및 취소’ 사례가 많다”며 “부동산시장이 일부세력에 의해 좌우되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국토부는 허위신고가 드러나면 부동산거래신고법 위반 사안으로 3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황현규 (hhky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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