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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000선 하락 대비하라" 서강대 스타 교수의 경고

권혜숙 입력 2021. 02. 24. 06:10 수정 2021. 02. 2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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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애널리스트 출신 김영익 경제대학원 교수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가 인터뷰에서 가장 자주 언급했던 건 ‘리스크 관리’였다. 그는 “주식시장에서는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투자가가 성공하는데, 지금은 낙관하면서도 비관적인 견해를 가져야 될 때”라고 말했다. 윤성호 기자

“저는 이미 증시가 조정국면에 들어섰다고 생각합니다. 코스피 적정지수를 2800 정도로 보고 있어요. 모건 스탠리에서 이달 초 세계에서 가장 선행하는 주가가 한국과 대만이고, 두 나라 주가가 1월에 고점을 쳤을 거라고 했어요. 저도 생각이 같아요. 좀 더 오르더라도 장중 고점 3266은 넘어서기 힘들 겁니다.”

주식을 더 사야 할까, 팔아야 할까, 비트코인으로 갈아타야 할까. 코스피가 지난달 25일 사상 처음으로 종가기준 3200선을 돌파한 이후 3100선 안팎에서 옆걸음질 치면서 동학개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62)에게 그 답을 구해봤다.

김 교수는 대신증권과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시절 회사 TV광고에 그의 이름이 등장할 만큼 유명세를 떨친 스타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2001년 9·11 테러 전후의 주가 폭락과 반등,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하는 등 시장 분석으로 정평이 나 ‘여의도 족집게’로 불렸다. 부정적인 전망을 말하기 쉽지 않은 주식시장에서 드물게 위기를 경고하는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단기적으로 3월까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 내년은 더 힘들 수 있다”며 “작년 내내 주가가 오르는 것만 봤던 초심자들에게는 힘들고 지루한 조정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증시는 거품 붕괴 직전

-34년째 주식시장을 보고 계신데 어떤가요, 파티가 끝나는 건가요?

“거의 막바지 단계에 와 있다고 생각해요. 2008년과 2020년, 두 번의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각국 정부가 과감한 재정‧통화정책을 써서 부채가 너무 늘었어요. 한마디로 부채에 의한 성장인 거죠. 거기에 코로나19가 터져서 돈을 추가로 풀면서 부채가 더 많아져버렸어요. 부채 문제가 심각해요. 특히 미국 자산 가격이 거품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상황이 2000년과 2008년 거품 붕괴 직전과 비슷하다고 하셨는데요.

“레이 달리오(세계 최대의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의 CEO)가 거품을 판단하는 기준 7가지를 제시했어요. 첫째, 주가가 전통적인 척도보다 높은가. 둘째, 가격이 미래의 이익을 과대평가하고 있는가. 셋째, 투자자들이 돈을 빌려서 주식을 사고 있는가. 넷째, 투자자들이 미래를 과다하게 사고 있는가. 다섯째, 시장에 신규 참여자가 늘고 있는가. 여섯째, 시장에 낙관적 분위기가 팽배한가. 일곱째, 통화 정책 긴축 리스크가 주가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가.”

김영익 교수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데이터를 분석한 1952년 이후의 미국 증시 버핏지수 그래프. 증시의 거품 여부를 판단하는 버핏지수가 지난해 270%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김영익 교수 제공


-거의 들어맞는 것 같은데요.

“거품 여부를 판단하는 전통적인 척도가 버핏지수인데 주식시장 시가총액을 명목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거예요. 버핏지수가 100%를 넘으면 주가가 과대평가됐다고 하는데, 작년 3분기 미국 주식시장이 270%였어요. 또 S&P500의 주가수익비율(PER)이 평균 16배에서 40배로 뛰었고요. 미국 주식 신용대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도 거품의 징조죠. 한국 주식시장 버핏지수는 123%, PER은 평균 10배에서 15배로 올랐어요. 언제나 ‘이번에는 다르다’고 그래요. 그런데 지나고 보면 다르지 않았거든요. 이번에 거품이 꺼지면 더 심각할 것 같아요. 일흔이 넘은 짐 로저스가 ‘돈의 미래’라는 책에서 자기 생애에 경험하지 못한 위기가 올 것이다, 그렇게 썼잖아요.”

-거기에 동의하시는 거세요?

“네, 저도 다가오는 경제 위기가 작년보다 더 강력할 거라고 봐요. 얼마 전에 경제평론가 한 분이 전화해서 주가 2000선이 깨질 것 같으냐고 묻는 거예요.”

-2000이요?

“2000이면 지금 코스피에서 30% 떨어지는 거거든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최악의 경우 30% 하락도 가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코스피 적정지수 2800… 앞으로 10년은 미국보다 중국 ”
명목 GDP로 본 코스피 적정주가. 2013년 이후 적정주가보다 저평가됐던 코스피가 지난해 31% 상승하면서 고평가 국면으로 들어섰다. 김영익 교수 제공

-최근 칼럼에서는 2800이 적정한 코스피 수준이라고 하셨는데요.

“장기적으로 코스피는 명목 GDP만큼 상승하는데, 2800은 올해 명목 GDP가 4% 성장한다고 했을 때 적정지수예요. 주식시장에는 연착륙이라는 게 없어요. 오를 때는 지나치게 많이 오르고 떨어질 때는 경착륙이에요. 그래서 30%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거죠.

특히 미국 주가가 그래요. 미국 주가가 2010년부터 작년까지 추세적으로 많이 올랐지만 2000년 IT거품이 붕괴된 이후 10년간은 제자리걸음을 했어요. 2000~2009년 S&P500 월평균 수익률이 -0.09%예요. 구글이 제자리 찾아오는데 10년이 걸렸고 마이크로소프트는 15년이 걸렸어요. 고점에서 주식을 사면 이럴 수 있다는 거예요. 저는 지금이 그런 시점이라고 봐요.”

-서학개미들이 참고해야겠네요.

“미국 주식을 살 거면 차라리 중국 주식을 사라고 하겠어요. 시대별로 사이클이 있는데, 앞으로 10년은 미국보다 중국이라고 보고 있어요. 제가 세계의 축이 미국에서 아시아 쪽으로 이전되고 있다는 내용으로 책을 쓰고 있는데, 파이낸셜타임스(FT)에 제 생각과 비슷한 이런 칼럼이 실렸더라고요.”

-‘비트코인의 부상은 미국의 몰락을 반영한다’는 제목이네요.

“코로나가 상징하는 게 자유와 안전의 충돌이거든요.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은 자유를, 중국의 만리장성은 안전을 상징하죠. 중국이 통계를 숨겼겠지만 코로나에 대해서는 자유보다 안전을 강조하는 중국이 더 잘 대처하고 있어요. 그게 세계 경제흐름이라는 거죠.

미국은 서서히 세계에서 비중이 축소되고 아메리카 대륙에서 왕 노릇하게 될 거예요.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맹주가 되고, 유럽도 다시 떠올라 다극 체제로 가는 거죠. 비트코인은 궁극적으로 미국 경제가 몰락하고 달러 가치가 하락하는 새로운 세계 질서를 말해줍니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어떤 자산이 대체 자산이 될까, 그 투자 수단을 찾는 과정에서 비트코인이 등장한 거죠.”

“비트코인은 버블… 버블 좀 더 커지다가 꺼질 것”

-비트코인은 어떻게 보시나요?

“비트코인 가격은 분명히 버블인데, 버블이 좀 더 일어났다가 꺼질 거예요. 아까 그 칼럼을 쓴 라나 포루하 FT 부편집장은 비트코인을 자동차에 비유했어요. 자동차가 처음 발명됐을 때 마차 때문에 규제를 받았지만 결국 자동차 시대가 도래했듯 비트코인도 그렇게 활성화될 거라는 주장이에요. 저는 활성화는 되겠지만 그 정도는 아니라고 봐요.”

-교수님은 비트코인보다 금 투자를 권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비트코인을 물어보면 자산의 5%만 사라고, 잃어도 되는 돈이라고 생각하고 투자하라고 답해요. 금값은 온스당 2050달러까지 갔다가 지금 1800달러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저는 결국 한 번 더 오르리라 보고 있어요. 지금 비트코인만 오르고 금은 안 오르는 이유 중 하나가 금은 노인들이 좋아하고, 비트코인은 젊은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겁니다. 젊은 친구들한테 비트코인이 적합하거든요. 1년 365일 24시간 계속 거래되고 변동성이 크니까 재미도 있고요.

비트코인 가격 변동이 심한 건 공급이 굉장히 비탄력적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수요가 좀 늘어나면 폭등, 수요가 감소하면 폭락해요. 비트코인이 한때 2000만원을 넘었다가 800만원으로 떨어졌고, 6000만원을 넘기더니 하루 새 10% 가까이 떨어졌죠. 주가지수는 합리적인 적정주가를 추정할 수 있는데, 비트코인은 적정 가격이 얼마인지 누구도 알 수가 없어요.”

김영익 교수는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해 3월 0.5%였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올 연말에는 2.5% 이상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성호 기자


-새로운 흐름을 언급하셨는데, 앞으로 세계경제를 이끌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코로나 이전에는 일을 하려면 기차 버스 비행기를 타고 직접 갔지만 지금은 웬만하면 사이버로 해결하고 있지 않습니까? 트랜스포트 사회에서 텔리포트 사회로 바뀌면서 에너지, 기름을 덜 쓰게 되는 거죠. 코로나를 계기로 전 세계 정부가 친환경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될 거예요. ‘넷 제로’(탄소배출 제로)라고 하잖아요. 가장 혜택을 보는 게 전기자동차 시장일 거예요. 전기차 세계시장 점유율을 보면 중국이 30% 이상 차지하고 있어요. 앞으로 더 빨리 성장할 거로 보이고요.”

중국 전기차, 중국 헬스케어 산업 주목

-친환경 관련 산업, 그중에서도 중국 전기차 주식을 보라는 말씀이군요.

“헬스케어도요. 유발 하라리가 과거 인류가 추구했던 것은 기아와 질병, 전쟁에서 벗어나는 것이었지만 앞으로의 인류가 추구하는 것은 행복, 그리고 영원불멸의 삶이라고 했죠. 코로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의학기술, 바이오 기술이 한 단계 발전하고 더 많은 사람이 헬스케어에 관심을 가질 거라고 봅니다. 역시 중국 시장이 가장 클 것이고요.”

-다극화가 되면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같은 아시아의 신흥국들도 좋겠네요.

“굉장히 좋죠. RCEP(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이라고,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기구가 이번에 출범했잖아요. 중국이 주도할 텐데 동남아 10개국과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까지 들어갔거든요. 저는 그게 세계 소비축이 아시아로 이전되는 흐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2000년부터 작년까지 우리 무역수지 흑자의 85%가 누적으로 중국에서 벌어들인 돈이거든요. 지금까지 중국에서 무역으로 돈을 많이 벌었으니 앞으로는 중국에서 금융으로 국부를 늘리고, 빠르게 성장하는 아세안 국가들에 상품을 수출해서 돈을 벌자는 겁니다. 우리 수출에서 아세안 비중이 작년에 17.4%까지 올라갔어요. 아세안 국가들이 소득이 증가하면서 계속 소비를 늘일 겁니다.”

-지난해 전 세계 주가 평균 지수가 14% 올랐는데 코스피는 31%, 코스닥은 45% 올랐어요. 글로벌 증시 가운데 가장 빠르게 올랐는데, 거품이라고 말씀하시는 건 그렇게 오른 게 합리적이지 않았다고 보시는 건가요?

“아니요, 작년까지는 합리적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우리나라 주가가 너무 저평가돼 있었어요. 특히 2011년부터 2019년까지 ‘박스피’라고 그랬죠. 10년 동안 코스피 평균이 2070이었거든요. 그런데 작년에 31% 오르면서 그동안 눌렸던 게 한 번에 터진 거죠. 그렇게 오르다 보니까 지금은 약간 고평가 국면에 들어섰어요.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주가를 보면 명목 GDP 성장률보다 1~2%포인트 높았어요. 우리나라 명목 GDP가 3% 안팎이니까 앞으로는 기대수익률을 낮춰서 주식에서 4~5% 정도만 기대하라고 권하고 있어요.”

주식 기대수익률 4~5%로 낮춰야 할 때

-주식 투자자들이 만족할 만한 수익률은 아닐 텐데요.

“쇼펜하우어가 돈은 바닷물과 같아서 마실수록 목이 탄다는 말을 했죠. 은행 이자가 지금 0.9%이지 않습니까? 금리가 낮다는 건 미래의 경제성장률이 낮다는 겁니다.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소득창출 능력 떨어지고, 부채 갚을 능력도 갈수록 떨어질 텐데 4~5%면 높은 겁니다. 그리고 매년 4~5%씩 주가가 상승한다고 가정하면 2028년에 4000이 넘습니다. 2033년에는 5000이 넘어요.”

-일부에서는 교수님을 ‘한국의 닥터 둠’이라고 하는데, 지수 4000, 5000을 말하시니 굉장한 낙관론자로 보입니다.

“저는 닥터 둠이 아니에요. 2001년 9‧11테러 이후 2006년까지는 제가 제일 낙관론자였어요. 작년에도 6월부터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거라고 했고요. 제가 걱정하는 건 요새 주식해서 돈 벌었다는 무용담이 많은데, 자만하면 금방 반격이 오거든요. 얼마 전 주식 관련 책이 교보문고 사상 처음으로 베스트셀러 종합 순위에서 1위를 했다는 얘기를 듣고 ‘정말 조심해야 될 때구나, 나는 더 강하게 경고해야겠구나’ 했어요. 늘 위기관리를 해야 됩니다.”

파티를 즐겨라, 다만 출구 근처에서 즐기기를

-이전 인터뷰에서 ‘파티를 즐겨라, 다만 출구 근처에서 즐기는 게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던 게 인상적이었어요.

“버블이 언제 꺼질지는 아무도 모르죠. 지금은 거품 생성 기간이니까 마지막까지 즐기기는 즐겨야 되는데 도망갈 준비는 해놓으라는 거죠. 제가 아는 자산이 7000억 정도 되는 큰 부자가 있어요. 그분은 세금을 더 내려고 법인을 개인사업자로 바꾸고, 장학재단 만들어서 학생들 장학금을 주거든요. 그분이 늘 하는 말씀이 ‘시대에 당하지 말라’는 거예요. 개인한테 당하면, 예컨대 보증을 잘못 서거나 사기를 당하면 일부 자산을 잃을 수 있지만 시대에 당하면 전 재산을 잃을 수 있다는 거예요. 그분한테 내일, 한 달 후의 주식이나 환율 얘기를 하면 화를 내면서 거대한 흐름을 이야기하라고 합니다.”

-미국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데요.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안정됐던 건 중국이 저임금으로 물건을 생산해서 전 세계에 공급했기 때문이에요. 이제 중국 임금이 많이 오르고 소비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자기들이 생산하는 건 거의 자기들이 소비할 거예요. 트럼프도 바이든도 ‘바이 아메리칸’이라면서 미국에서 생산해서 미국에서 소비하자고 하지만 중국처럼 싸게 생산할 수가 없죠. 물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어요.

인플레이션이 오면 시장금리가 먼저 오르고요, 기준금리 인상은 미국이 작년에 평균물가목표제를 도입해서 최대한 자제할 거예요. 하지만 물가가 오르면 연준 위원들도 생각이 바뀔 거예요. 저는 미국은 인플레 시대가 도래하고 있고, 당장 올 2분기부터 미국 소비자 물가가 3%를 넘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이 돈을 많이 풀어서 1차 대전 후 독일처럼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거라는 주장도 있어요.”

각국 정부, 부채비율 낮추기 위해 인플레이션 유발할 수도

-그렇게 오를 수 있을까요?

“미국 정부 부채도 굉장히 많이 늘어나고 있거든요. 부채 비율을 계산할 때 분모에 GDP가 들어가고 분자에 부채가 들어가니까 GDP를 올리면서 부채를 낮추는 게 가장 바람직한 현상이에요. 그게 안 되면 부채를 줄여야죠, 긴축. 그런데 지금은 긴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잖아요? 그 다음에 할 수 있는 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거예요. 명목 GDP는 실질 GDP에 물가 상승률을 더한 거니까, 실질 GDP가 성장 안 해도 물가를 올리면 명목 GDP가 올라서 부채 비율이 줄어들거든요. 아마 전 세계 정부가 결국 이런 식으로 물가를 올려서 부채 비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갈 거예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국민연금의 주식 매도를 중지하라는 청원이 등장했습니다. 개미들은 연‧기금의 매도세가 주가 상승을 막는다고 보는데요.

“국민연금이나 사학연금은 매년 말에 주식 비중을 설정해요. 보통 17~18% 안팎일 겁니다. 그런데 주가가 많이 올라서 그 수준을 넘어버리면 팔 수 밖에 없는 거죠. 반면 작년 3, 4월에는 연‧기금이 엄청나게 산 거예요. 주가가 떨어지니까 주식 비중이 떨어졌거든요. 증시가 하락세일 때인 연‧기금이 사주는 역할을 하는데 비난할 필요가 없죠.”

-공매도 문제는 어떤가요? 게임스톱 주가가 18달러에서 483달러까지 치솟았다가 결국 40달러 대로 폭락했는데요.

“게임스톱은 개인들이 기관에게 함부로 공매도 하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를 준 의미가 있죠. 그런데 결국 기관이나 개인 모두 엄청난 손실을 봤지 않습니까? 그런 일이 시장에서 벌어져서는 안 되는 게, 결국 주가는 본질 가치를 찾아가거든요. 역기능이 있긴 하지만 저는 공매도는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공매도 금지를 유지하는 국가가 한국과 인도네시아 두 곳이라고 하는데, 정치 논리가 끼어든 거죠.”

-정치 논리가 시장에 개입하면 안 된다고 하셨는데, 공매도 거래 금지가 재연장된 것이나 지난해 주식 관련 세금을 강화하려다 물러섰던 것처럼 정부가 선거철과 맞물려서 주식 시장을 계속 떠받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도 있거든요.

“그건 정말 잘못된 생각이에요. 정책이 일시적으로 가격을 올릴 수도 있고 떨어뜨릴 수도 있어요. 하지만 결국은 시장의 힘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거든요. 정책으로 그런 방향을 바꿀 수 없다는 거죠.”

코스피는 지난달 25일 3208.99에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11일 장중 3266.23까지 오르며 3200선을 터치한 뒤 10거래일 만에 종가로도 3200 시대를 열었다. 뉴시스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은 30%로

-막연한 기대감은 안 된다, 부화뇌동할 때가 아니란 말씀이군요.

“지금 제 금융자산의 60% 이상이 주식이에요. 저는 주식을 계속 하고 있고, 저금리 환경에서는 꼭 주식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만 시기를 조심하고 늘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는 거죠. 주식시장에서는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투자가가 성공하는데, 지금은 낙관하면서도 비관적인 견해를 가져야 될 때예요. 구글 얘기를 했지만 꼭짓점에서 사면 그렇게 수없이 기다려야 된다는 거죠.”

-금융자산 중에서 주식비중이 60%가 넘으면 굉장히 높은 건데요.

“그렇죠. 미국 사람들이 50%, 일본 사람들은 14%, 한국이 작년 9월에 19.7%였고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은 23%로 알고 있어요. 연령대별, 개인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어느 정도의 비중이 적정하다고 보시나요?

“저는 평균적으로 30% 이상 가야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나라는 2010년에 2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어요.”

-2010년에 무슨 일이 있었나요?

“2007~2008년 은행들이 주식형 펀드 캠페인을 했어요. 2008년 8월까지 144조를 모았거든요. 작년에 고객예탁금이 많이 늘어났지만 주식형 펀드는 줄어들었어요. 두 개를 합치면 시가총액의 7%밖에 안 돼요. 2007~2008년에는 27%였거든요. 그때가 주식 열풍이 훨씬 뜨거웠던 거죠.

고객예탁금이 늘었어도 코스피 시가총액이 2000조를 넘은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돈이 주식시장에 적게 몰린 거예요. 그러니까 주가가 더 오르려면 65조 정도인 고객예탁금이 100조를 넘던지, 80조 안팎에서 움직이는 주식형 펀드가 다시 140조 정도 가던지 해야 된다는 거거든요.”

-빚투하고 영끌했던 개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은 가능한 한 현금 비중을 많이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빚투는 정말 안 되고요. 작년 말에 방송사에서 저한테 증권사 두 곳의 데이터 분석을 부탁했어요. 보니까 20대의 수익률이 제일 낮아요. 금융자산을 축적해 놓은 게 적으니 증권사에서 단기로 돈을 빌려서 주식을 사더라고요. 그런데 이자부담이 5%, 9%예요. 수익률은 11% 정도 되고요. 작년에는 주가가 올라서 버텼는데, 주가가 떨어지면 무슨 일이 일어나겠어요.”


-아까 부채 얘기를 해주셨는데요. 가계부채와 국가재정 문제는 어떻게 보시나요.

“97년 외환위기가 기업 부실에서 비롯됐는데 극복할 수 있었던 건 가계와 정부가 건실했기 때문이었어요. 그때 기업 부채가 GDP 대비 108~109% 정도 됐거든요. 가계는 GDP의 45%, 정부 부채는 8%밖에 안 됐습니다. 정부가 건실했기 때문에 공적자금을 투입해서 구조조정을 했죠. 지금은 기업이 다시 108%, 외환위기 전 수준으로 왔거든요. 그리고 가계 부채가 100% 근접하죠. 정부 부채는 44%에서 계속 늘어나고요. 모든 경제 주체가 부실해졌어요. 그런데 상황은 정부가 돈을 쓸 수밖에 없고요. 그러니까 정부가 돈을 잘 써야 되죠.”

-잘 쓴다면 어디에 써야 될까요?

“단기 소비 쪽으로만 쓰지 말고 R&D나 교육이나, 미래의 잠재 성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쓰면 되거든요. 그런데 이런 건 단기적인 효과가 안 나타나거든요. 임기가 4, 5년인 정치인들은 그렇게 먼 미래에 관심이 없어요.”

“내 포트폴리오는 채권형 펀드, 중국 ETF, 삼성전자·KT”

-개인적으로 투자하시는 포트폴리오와 수익률을 공개해주신다면요.

“저는 채권은 잘 모르니까 채권형 펀드에 제 돈의 30% 정도를 넣었어요. 주식은 거의 ETF로 하는데, 중국 전기차와 중국 바이오 ETF를 샀어요. 주식은 삼성전자와 KT가 있어요. KT는 배당을 받기 위해서예요. KT 배당수익률이 5% 정도 돼요. 제 기본 원칙은 모든 투자에서 원금은 지켜야 된다는 거예요. 수익률은 매년 11~12% 정도 됩니다. 손해 본 해는 한 번도 없어요.”

-인버스 ETF도 가지고 계신 걸로 알고 있어요.

“저는 항상 가지고 있어요. 인버스 해서 벌자는 게 아니라 리스크 관리용으로요. 주가가 많이 떨어져도 인버스가 있으면 손실폭이 줄어들죠. 작년에는 인버스 ETF 때문에 수익률이 낮아졌지만 저는 은행이자와 비교해서 아주 만족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투자의 정석이라고 할까요? 주식투자의 원칙을 말씀해주신다면요.

“고점에서 사면 10년을 기다려야 될지 모른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렇지 않으려면 거시 경제 흐름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기업 재무제표를 공부했으면 해요. 친구들이 저한테 아들딸들을 보내는데 얘기해보면 재무제표가 뭔지 몰라요. 그래서 재무제표에는 기업의 현재가 있다, 미래는 모르지만 현재라도 알아야 되지 않느냐, 공부하고 3개월 뒤에 다시 만나자, 라고 해요. 다시 온 사람은 없어요. 공부를 안 하겠다면 한국을 대표하는 1등주를 한 주 두 주씩 적금 들 듯이 나눠서 사는 것을 권합니다.”

권혜숙 인터뷰전문기자 hskw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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