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가서 한반도 통일 쑥덕거리는 일본..포기하면 영원한 종노릇"
박정희 어깨 툭 치며 '민주주의' 말했던 기개
평화통일 위해 살아온 미완의 혁명가
통일 반대하는 일본 미국가서 쑥덕거리고
자주통일 방해하는 국제정세에 큰 안타까움
포기해서는 안 되고, 계속 두드려야
자주성을 잃어가면 영원히 종노릇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 인적교류부터
■ 방송 : 경남CBS <시사포커스 경남> (창원 FM 106.9MHz, 진주 94.1MHz)
■ 제작 : 윤승훈 PD, 이윤상 아나운서
■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국장)
■ 대담 : 이상익 시인 (경남작가협회 이사)
◇김효영> 통일운동을 이끌어왔던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영면에 들어가셨죠. 백기완 선생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 텐데요. 백 선생과 오랫동안 시민사회활동을 해오신 분이죠. 지금은 등단 시인으로 활동을 하고 계시네요. 경남작가협회 이사로 계신 이상익 선생님 만나보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이상익> 네. 안녕하세요.
◇김효영> 백기완 선생님 별세 소식을 듣고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이상익> 저는 평소에 계속 교류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오래 가시지는 않겠다 라는 것은 느꼈어요. 그래도 막상 돌아가시니까 좀 멍하게, 굉장히 가슴이 아팠습니다.
◇김효영> 그 분의 일생을 한 마디로 요약하기는 참 힘이 들겠지만, 어떻게 말씀하실 수 있으세요?
◆이상익> '평화통일운동가'셨죠. 그리고 서민들을 위한 민중운동가다. 그렇게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 싶으네요.
◇김효영> 이 분이 학력은 국민학교 졸업으로 알고 있는데 맞습니까?
◆이상익> 아니 아니. 국민학교도 못 나왔어요. 3학년까지만 다녔죠.
◇김효영> 그렇습니까?
◆이상익> 예. 시대상황이 학교를 다닐 수 없는 6.25를 전후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최종학력은 초등학교 3학년입니다.
◇김효영> 그럼 통일, 평화, 민중에 대한 공부는, 스스로 하신 겁니까?
◆이상익> 아, 그럼요. 이 분이 얼마나 머리가 명석하신가 하면 초등학교 3학년 중퇴하신 분이 고3학생 영어과외 수업을 하셨어요. 하하.
◇김효영> 아 정말요? 하하.
◆이상익> 그렇죠. 그 뿐만 아니라 소설책도 내셨고 시집도 여러 권 내셨고, 대단하신 분이죠.
◇김효영> 정말 대단하시네요. 그럼 평소에는 어떤 분이셨는지.
◆이상익> 황석영 소설가 아시죠? 황석영 선배 말에 의하면 20대때 백기완 선생이 농민운동 대표격으로 박정희 장군이 초청한 자리에 갔었어요.
◇김효영> 네.
◆이상익> 자기보다 훨씬 나이 많은 박정희 어깨에다가 손을 얹고 어깨를 치면서 '박형, 혁명은 민주주의하는 것이지 정권 잡는 것이 아니요. 앞으로 잘 해보십니다'. 그렇게 하신 분이에요.
◇김효영> 박정희한테?
◆이상익> 네. 거침이 없는 분이죠. 백기완 형님의 기개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혀를 내두르는 그런 것들이 많아요. 에피소드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김효영> 보통 기개가 아니셨군요.
◆이상익> 아이고, 대단한 분이시죠.
◇김효영> 핍박도 많이 당했을 것 같아요.
◆이상익> 그 뒤에 한일회담 반대투쟁. 64년에 삼선개헌 반대운동, 유신철폐 운동해서 12년 형을 받고. 또 저희들이 같이 감옥같던 YWCA 위장결혼사건 등등. 한시도 군사쿠데타 정권에 대해서 타협이 없고, 오직 정의롭지 못한 정권을 종식시켜야 된다. 그 운동에 발벗고 나섰죠.
◇김효영> 이상익 선생님이 함께 하셨던 YWCA 위장결혼사건은 전두환 쿠데타 신군부에 대항한 최초의 사건이었습니다. 대통령간접선거반대 국민총궐기대회였습니다. 백기완 선생의 꿈은 역시 평화통일이어죠?
◇김효영> 완성하고 싶었던 목표는 평화통일이었다.
◆이상익> 그렇죠. 그때가 되면 하늘나라에서 기쁘게 웃으시기 않을까. 그런 생각입니다.
◇김효영>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났을 때, 백기완 선생도 기뻐하셨을텐데요.
◆이상익> 그때 병원에 계셨는데 그걸 보시고는 눈물을 많이 흘리시고 그러셨어요. 너무 기쁘셔가지고. 그 뒤에는 답보상태. 이렇기 때문에 안타깝죠.
◇김효영> 어떤 점을 가장 안타깝게 생각을 하셨을까요?
◆이상익> 백기완 선생님은 결국은 남과 북이 하고자 하면 되는데 이를 테면 미국이라는 엄청난 벽. 일본이라는 엄청난 벽. 일본은계속 반대하고 미국가서 쑥덕거리고 이런 걸 잘 하니까. 이런 것을 굉장히 안타까워 하셨어요. 자율적 의지를 갖고 나서면 되는데 이게 정치적 고리들이 전 세계에 얽히고 섥혀 있으니까, 지금 사실 냉전시대는 종식을 고했지만아직도 중국과 러시아와 미국을 중심으로 또 다른 냉전이 펼쳐지고 있죠. 군사력에 의한 냉전이라는 지금 경제력에 의한 냉전으로. 우리가 이러한 지정학적 한계가 있고 여러 가지 정치학적 이런 한계 속에서 자주통일을 한다는 것이 참 현실적으로 너무나 지난한 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또 포기해서는 안 되고 그 노력을 견주하면 저는 열린다고 봅니다. 두드리는 자에게 문이 열리고 우는 놈한테 젖준다는 식으로 스스로가 위축되어서 그것을 자꾸 자주성을 잃어가면 영원히 그건 종노릇하는 것밖에 안 되죠. 우리 노력이 굉장히 필요합니다. 계속 남북 당국간의 노력이, 그러니까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만드는 것부터 해서 인적교류가 활발하게 되면, 제3국들도 존중하지 않겠어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김효영> 미국, 일본, 중국 눈치보는 것도 있습니다만, 대한민국 내에 있는 반통일세력에 대한 눈치도 보는 것 같아요.
◆이상익> 현실이니까요. 그런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미국과 일본과 특히 관여도 되어 있고. 학자나 정치인 중에서도. 이해득실이 결부되어있는 사람들이나 조직은 그걸 양보하려고 하겠어요? 안 하겠죠. 그래서 더 간단하지 않은 것이 현재 우리 남북의 문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일제 때도 일본사람보다 일제보다 더 나쁜 게 우리 앞잡이들이고 더 고문하고 독립군들, 그런 사람들 더 나쁘지 않아요? 이 사람들 그대로입니다. 지금 모양만, 형태만 달리할 뿐 내용은 같다고 봐야죠.
◇김효영> 해방한 지 얼마나 지났는데 아직도 위안부 문제를 가지고 하버드 대학 교수라는 사람이 망언을 쏟아놓고, 또 거기에 찬동하고 있는 한국의 학자들도 있고. 정말.
◆이상익> 그러니까요. 그건 말이 안 돼요. 그럼 나치를 정당화하는 정치인, 언론인들 그 사람들도 민주주의 자유를 느리고 언론의 자유의 표현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이승만 정권이 반민특위를 부숴버렸고 빨갱이, 간첩으로 몰아서 국회의원들 죽이고 했으니까. 그런 인류와 역사에 반하는 죄에 대해서는 시효가 없어야 됩니다.
◇김효영> 이야기가 멀리 갔습니다만, 그렇게 국가와 민족을 배반한 사람들이 득세를 해온 대한민국에서 지조를 지키고 살아왔던 분이 백기완 선생입니다.
◆이상익> 네. 같은 생각입니다. 이제 우리들 산자가 따를 차례입니다.
◇김효영>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알겠습니다. 선생님 오늘 말씀 감사히 잘 들었습니다. 건강하십시오.
◆이상익> 네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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