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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여전사' 이언주 "내 삭발로 민주주의 폭발..큰 자부심"

허진 입력 2021. 02. 24. 10:01 수정 2021. 03. 0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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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흠결 없는 후보가 본선 경쟁력이 있는 후보”라고 말했다. 우상조 기자


이언주 전 의원의 이름을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치면 가장 먼저 뜨는 연관 검색어가 ‘삭발’이다. 2019년 9월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하자 국회 본청 앞에서 삭발식을 치렀다. 1년 5개월 넘게 시간이 흘렀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의 뇌리에 삭발 장면이 강렬하게 남아 있는 셈이다.

그런 그에게는 투사 이미지가 강하다. 별명도 ‘보수 여전사’다.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그가 출사표를 던졌다. “세대 교체를 통해 당당히 민주당을 심판하겠다”며 국민의힘 경선을 치르고 있다.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멀찌감치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이 전 의원은 24일 박민식 전 의원과의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승리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단일화를 먼저 흔쾌히 제안하고 단일화 경선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준 박민식 후보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국민의힘이 민주당 심판을 당당히 외치려면 약점이 적은 후보, 과거 정권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을 최종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고 유능한 후보를 부산시장으로 만들어 절망하는 국민에게 대안세력으로서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단일화 승리 하루 전인 23일 이 전 의원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카페에서 만났다.

Q : 삭발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A : “2019년 10월에 서울 광화문 광장에 200만명이 모였다. 민주화 이후에 보수 진영에서 민주주의 에너지가 폭발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내가 삭발하면서 그런 계기를 만들었다고 본다.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때가 (보수 진영의) 시민사회 세력이 형성될 계기였는데 제도권으로 끌어들이지 못했다. 그래서 총선도 졌다. 아주 통탄스럽다.”

이언주 전 의원이 2019년 9월 10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임명 철회와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삭발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 전 의원은 2012년 총선 때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소속으로 경기 광명을에 출마해 당선돼 2016년 재선에 성공했다. 2017년 대선을 앞두고는 민주당에서 나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도왔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한 바른미래당에 있다가 총선을 1년 앞둔 2019년 4월에는 탈당해 무소속이 됐다. 그러다 지난해 4·15 총선 때 보수 대통합으로 미래통합당이 만들어지자 본격적으로 보수 진영에 몸을 담기 시작했다.

Q : 정치를 민주당에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누구보다 민주당에 비판적이다.
A : “나는 자유주의자다. 민주화 세력에 대한 기대와 환상이 있었다. 그래서 민주당을 선택했었다. 그런데 나는 위선을 가장 싫어한다. 위선을 못 참는다. 민주당에서 그런 위선을 많이 봤다. 내 신조가 ‘진실에 따른 양심, 양심에 따른 행동’이다. 그래서 민주당을 탈당했다.”

Q : 최근 페이스북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편가르기가 문제”라고 글을 썼다. 그런 영향도 있었나.
A : “내가 (민주당에 있을 때) 박 장관이랑 친했다. 그런데 4년 전에 민주당을 떠나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 중 하나가 박 장관과의 대화 때문이었다. 국회에서 검찰 개혁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데, 검찰 개혁에 찬성하는 나는 권력으로부터 검찰 수사의 독립 보장이 핵심이라고 봤다. 그런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인사권을 대통령이 갖게 하자고 해서 나는 안 된다고 했었다. 그때 내가 문제 제기를 하니까 박 장관이 ‘우리가 집권할 거잖아’라고 말하더라. 실망이 컸다.”

Q : 일각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책임이 있다고 한다.
A : “탄핵 때 나는 민주당에 있었다. 그걸 나한테 할 말이 아니다.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에서 탄핵을 논의하고 앞장선 사람과 야당이던 민주당에서 탄핵에 참여했던 사람은 질적으로 다르다.”

Q : TV 토론 때 박형준 전 수석을 거세게 밀어붙이더라.
A : “별로 세게 안 하고 있다. 같은 당이라서 많이 참고 있다. 내가 봤을 때 상대 당이었으면 문제 삼을 만한 일이 굉장히 많다. 그러나 문제 제기를 안 하고 있다.”

Q : 최근 민주당에선 이명박(MB)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사찰이 있었다며 불을 지피고 있다.
A : “의연하고 엄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이미 지나간 정권이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선을 긋고 새 출발을 해야 한다. 거기에 자꾸 매몰돼서 과거의 잘못을 변명하다 보면 민주당의 프레임에 빠지는 것이다.”

Q : 박형준 전 수석이 본선에 나가면 문제가 될 것으로 보나.
A : “민주당은 집권당이기 때문에 우리보다 정보가 훨씬 많다. 없는 걸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최악의 경우를 항상 대비해야 한다. 그래서 흠결 없는 후보가 본선 경쟁력이 있는 후보라고 생각한다. 더 큰 문제는 대선이다. 나는 사찰 문제가 대선을 겨냥한 것이라고 본다. 문재인 정권이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데, 이를 만회할 목적으로 MB 정권을 끌고 들어왔다고 본다. ‘야당이 집권하면 역사가 퇴행한다’는 프레임을 걸 거다. 그 프레임에 빠지면 안 된다. 나는 박형준 개인을 겨냥하는 게 아니다. 그 사람이 MB 정부 중심에 있지 않았나. 나는 그런 걸 걱정하는 거다.”

Q : 부산시장 경선이 너무 네거티브로 흐른다는 비판도 있다.
A :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와 정권은 구별해야 한다. 나는 진실과 가치, 국가와 헌법 정신이 중요하다.”

Q : 가덕도 신공항 문제에 대해선 이제 여야 모두 입장이 같다. 신공항 문제가 선거에 영향을 끼친다고 보나.
A : “결정적이진 않겠지만 영향을 끼친다고 본다. 가덕도 신공항은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20년 가까이 어젠다가 되면서 이제 부산시민의 자존심 문제가 됐다. 이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게 자존심을 해치는 게 됐다.”
허진 기자, 김수현 인턴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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