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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지도 않은 가덕신공항에 있지도 않은 전기비행기는 뭔가?

김병권 입력 2021. 02. 2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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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 '동화같은 상상'으로 가덕신공항을 졸지에 생태공항으로 탈바꿈시키나

[김병권 기자]

 지난 1월 29일 비행기 모형에 '신공항 VS 기후위기' '우리는 살고 싶다' 등의 글이 적혀 있는 모습. 신공항에 반대하는 이 구호는 지난해 한 환경단체 회원들이 가덕도를 찾아 남긴 글로 알려졌다.
ⓒ 김보성
 
* 이 기사는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기사 <가덕신공항은 '탄소중립의 적'이 아닙니다>( http://omn.kr/1s6hw )의 반론 기사입니다. 

한국 정치권의 공방을 보면 늘 그랬다. 정치적 비평의 상대방에 대한 진지함이 없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덕도 신공항 프로젝트가 환경파괴와 지구 온난화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정의당의 문제제기를 '인상비평' 정도라고 폄하했다.

상대방을 지적하려면 그 지점에 대해서는 적어도 본인은 철저해야 한다. 그런데 막상 김 의원의 논박 내용은 '인상비평' 수준은 고사하고 '동화같은 얘기'를 풀어냈다. 김 의원은 가덕도 공항특별법이 '기후악법'이라는 정의당의 비판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정반대로 가덕도 공항을 전기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생태공항'으로 분칠하고 말았다.

우선 상황 맥락을 살펴보자. 지난 2월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가덕신공항 특별법을 의결한 것과 관련해 정의당의 정의로운 녹색전환 특별위원회는 적법성, 안전성, 경제성, 환경 등 5가지 문제를 들어 특별법 제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앞장서 대변한 것이기도 했기에 이후 기후위기비상행동·환경운동연합·경실련 등 주요 시민사회단체들 역시 급조된 가덕신공항특별법에 대해 "묻지마식 토건사업에 대한 헌정사상 유례없는 기득권 양당 입법담합"이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중이다.

이 와중에 그동안 민주당에서 그나마 환경문제에 전향적인 모습을 모이고 그린뉴딜도 선도해오신 김성환 의원이 특별히 정의당을 콕 찍어서 정의당이 조목조목 지적한 가덕 신공항의 다섯 가지 문제점 가운데 하나로 짚었던 환경문제에만 이의를 제기했다.

10년 후에 전기, 수소 비행기 정말 현실성 있나?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기후위기 가속하는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철회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성환 의원이 숫자를 나열하면서 항공운송 탄소배출량을 확인하거나 항공운송이 육상운송보다 탄소배출이 많지 않다고 언급한 부분은 뒤에 검토해보도록 하자.

그런데 그는 항공운송의 온실가스 영향을 과소평가한 나머지, 가덕도 신공항이 들어설 10년 후쯤 되면 전기비행기와 수소비행기가 가덕 공항을 누빌 것처럼 부푼 기대를 표현한다. 그는 "가덕 신공항이 개항할 2030년 경에는 실제 전기와 그린수소 비행기가 상용화돼 심 의원님의 걱정을 덜어줄 것"이라고 호언했다. 이쯤되면 특별법에 따라 2030년에 가덕공항이 개항하면 생태공항이 될 것이라고 호평해야 할 정도다. 하지만 과연 이게 얼마만큼이나 현실성이 있는 얘기일까?

김 의원이 전망근거로 들었던 추정은 에어버스사나 보잉사 등 사기업들의 전망치인데, 이는 사기업의 소망에 불과하다. 이걸 믿는다는 것 자체가 '인상비평'보다 더한 난센스다. 이 대목에서 최근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이라는 책을 출간해서 화제가 되고 있는, 전형적 '기술찬양론자' 빌 게이츠가 전기비행기를 어떻게 전망했는지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는 자신의 책에서 아주 명확하게 전기비행기 얘기가 아직 우리의 가시권에 전혀 들어와 있지 않다면서 오늘날 최신 기술수준을 이렇게 요약한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최고의 전기비행기는 탑승객 두 명을 태우고, 최대 시속 340킬로미터로 재충전 없이 세 시간 동안 비행할 수 있다. 반면 중형급 비행기인 보잉787은 재충전 없이 296명의 탑승객을 태우고 시속 1천 킬로미터로 20시간 가까이 비행할 수 있다. 이처럼 화석연료 비행기는 현재 최고 성능의 전기 비행기보다 세 배 더 빠르게, 여섯 배나 더 오래 날 수 있으며, 거의 150배에 가까운 탑승객을 태울 수 있다.
 
빌 게이츠는 이어서 "배터리 성능은 개선되고 있지만 이 격차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조금이 행운이 따른다면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지금보다 세 배로 증가할 수는 있다. 그렇다고 해도 휘발류나 제트연료에 비하면 1/12 수준"이라면서, 전기비행기가 가까운 시일 안에 상용화될 개연성을 철저히 부인하고 있다.

조금 더 확실히 하기 위해 비행기보다 훨씬 단순한 전기자동차와 비교해보자. 이미 상용화가 끝난 전기차는 우리 정부의 계획에 따르더라도 10년 뒤에조차 수소차까지 합쳐봐야 500만 대도 되지 않는다. 전체 자동차수가 현재의 2400만 대 수준으로 묶여 있다고 해도, 2030년에 전기자동차조차 전체의 1/5 수준 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전기자동차 경우 이미 한참 전에 완전 상용화됐는데도 말이다.

그런데 현재 겨우 경비행기 테스트 수준의 단계에서 도대체 어떻게 10년 안에, 상용화와 경제성이 있는 가격, 기존 비행기의 수명을 감안한 교체까지 엄청나게 복잡한 모든 절차를 모두 뛰어넘어 가덕신공항에 전기비행기 물동량을 실어나를 수 있다고 상상하는 걸까?

그린수소 비행기는 더하다. 김 의원은 수소비행기를 운운하기 전에 현재 구체적 계획도 제대로 잡지 못한 그린수소 생산계획이나 먼저 준비해놔야 그린 수소 비행기를 띄우든지 말든지 할 것이 아닌가? 아무리 야합법을 방어하는 것이 급해도 그렇지, 짓지도 않은 가덕도 신공항에 있지도 않은 전기비행기 뛰우는 '동화 시나리오'를 언론에 공개한 그의 용기가 놀랍다.

기후위기 진단과 평가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  
 
 부산시가 공개한 가덕신공항 예상도.
ⓒ 부산시
 
또한 김성환 의원은 영남권 항공기 운송시 배출되는 탄소량의 추정, 부산에서 인천공항까지의 항공운송과 육상운송시 온실가스의 단순비교 숫자를 제시하면서, 항공운송 그 자체는 특별히 더 탄소배출을 많이 할 근거가 약하니 가덕도 신공항이 기후위기를 악화시키지는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 역시 무모하리만치 잘못된 비교다.

우선 확인할 것이 있다. 정의당은 항공기 운송시 온실가스 배출량의 단순 비교 정도를 가지고 환경문제를 운운하지 않았다. 정의당은 "외해 매립과 활주로 표고 높이"를 채우기 위해 예상되는 대규모 토석작업 등으로 "지형보전 1등급, 생태자연도 1등급, 해양 생태도 1등급 지역, 산립유전자원보호 구역" 등의 광범위한 환경파괴를 지목했는데 이 대목에 대해서 김 의원은 아무런 말이 없다.

더욱이 지금 인천공항과 부산을 잇는 도로와 철도 등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인프라인 반면, 가덕공항은 부산시 추산 비용으로는 7.5조 원, 국토부가 계산한 바로는 12.8조 원이 10년 동안 투입돼 '건설해야만' 하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인프라다. 이 대규모 토목건설과정에서 배출될 탄소량을 그는 또한 전혀 계산하지 않았다.

운송과정에서의 탄소배출량 비교 자체도 문제가 있다. 만일 가덕신공항을 강행할 경우 공항 완공이 예상되는 10년 동안, 자동차나 육상운송은 정부의 의지에 따라 상당 부분 전기화될 수 있는 모든 상용기술이 갖춰져 있다. 그가 그린뉴딜 정책으로 추구하고 있는 이런 역동적인 변화를 동적으로 감안해 비교하지 않고, 단지 현재 상태의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행기 운송시 배출량 정적으로 비교한 것도 온당한 방식이라고 할 수 없다.

탄소배출을 더 안하면 되는 게 아니라, 파격적으로 줄여야 할 때 
 
 2020년 11월 19일 오전 비폭력 시민불복종 환경운동 네트워크 멸종반란한국 소속 활동가와 시민들이 국회 정문에 자전거 자물쇠를 목에 묶고 2025 탄소중립 선언을 요구하며 기습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 유성호
 
김성환 의원이 과연 그린뉴딜이나 탄소중립에 대한 의지가 과연 있는지 의심스러운 대목도 있다. 그는 항공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이 운송의 1.6%에 불과하다느니, 영남권 공항의 비중은 훨씬 더 낮다느니 하면서 소소한 탄소배출 증가를 가볍게 여기고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직면한 기후위기는 현재의 탄소배출 수준을 더 이상 늘리지 않고 소소한 수준에서 유지하면 되는 상황이 아니다. 유엔 권고대로라면 10년 안에 현재의 7억2700만 톤에서 약 3억6000만 톤 수준으로 파격적으로 줄여야 한다(물론 현재 우리 정부는 절반 수준이 아니라 24.4% 정도만 줄인다고 계획하고 있다). 이는 그도 잘 알다시피 어마어마하게 어려운 과제다.

예를 들어보자. 우리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그린뉴딜로 2025년까지 무려 총 73.4조 원을 쏟아부어서 기대하는 온실가스 감축이, 환경부 추산에 의하면 전체 온실가스의 1.6%에 해당하는 1229만 톤이란다. 김 의원 논리대로라면 겨우(?) 1.6% 줄이자고 70조 원이 넘는 투자를 한다고 말해야 할까(물론 확실히 투자대비 온실가스 감축이 너무 적다는 점에서 한국정부 그린뉴딜이 문제가 있다는 점은 여기서 거론하지 말자).

앞으로 모든 국책사업, 인프라 사업은 온실가스가 적게 나오면 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보다 대폭 줄일 수 있는 방향에서 기획되고 준비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매년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10년 동안 12.8조 원을 투입해서 기대하는 결과가, 파격적인 탄소배출 감축이 아니라 '소소한 온실가스' 배출이니 양해를 하자고 해야 할까? 지금은 공공인프라 투자 재원을 탄소배출을 크게 줄이는 데 집중해도 모자랄 판 아닐까? 제대로 된 그린뉴딜 주창자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발상을 김 의원이 거리낌없이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나만 더 짚어두면, 김 의원은 가덕신공항이 마치 기후위기에 크게 해롭지만 않다면 추진해도 문제가 없는 듯 넘어가면서 전기비행기가 뜨는 환상적인 미래를 선보였다. 그러나 정의당의 문제제기에는 환경문제 외에도 가덕 신공항을 지으면 안 되는 네 가지 이유가 더 있었다. 그런데 그는 탄소배출량 단순 비교후에 전기 자동차의 기대를 실어 곧바로 가덕 신공항 찬양으로 직행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김병권씨는 정의당 부설 정의정책연구소 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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