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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이용구 봐주기' 이례적 동시 수사.."덜 봐주기 경쟁"

김민중 입력 2021. 02. 24. 17:24 수정 2021. 02. 24.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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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이어 서울경찰청 A경사 직무유기 혐의 수사 착수
22일 이용구 법무부 차관. 연합뉴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과 경찰의 봐주기 의혹과 관련 검찰이 사건을 덮은 당사자인 서초경찰서 A경사를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하고 수사팀 관계자를 잇달아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이 수사 속도를 내자 경찰도 A경사를 같은 혐의로 입건해 별도 재수사에 착수해 검·경이 경쟁하는 양상도 보인다.

하지만 검·경이 A경사가 지난해 택시기사를 폭행한 이용구 차관을 정식 입건도 하지 않은 채 내사 종결하는 과정에서 외압 여부를 규명할 열쇠인 이 차관 통화내역조차 조사하지 않아 A경사 선에서 '꼬리 자르기'를 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4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동언)는 지난해 12월 중순 시민단체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 등의 고발 직후 직무유기 혐의로 A경사를 입건했다고 한다. 당시 시민단체들은 이 차관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폭행 혐의로, 이 차관을 조사했지만 피해자와 합의를 이유로 내사 종결한 서초경찰서 수사팀에 대해선 직무유기 혐의로, 내사 종결을 지시한 성명 불상의 외압 당사자는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A경사, 검·경 양쪽에서 직무유기 피의자 됐다
A경사는 사건 조사과정에서 택시 블랙박스에 찍힌 이 차관의 폭행 영상을 보고도 “못 본 것으로 하겠다”고 증거를 묵살하는 등 부당하게 사건을 내사 종결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경사는 택시기사 폭행사건 현행범이던 이 차관을 형사입건조차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진상조사를 벌이던 경찰도 최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를 통해 수사에 나서는 한편 A경사를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검찰이 경찰에 앞서 일찌감치 A경사 등을 입건하고 서초서 관계자들에 대해 소환 조사까지 벌이자 뒤늦게 재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검찰은 이미 지닌달 27일엔 A경사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했고, 이달 2일엔 A경사를 불러 압수물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참관하게 했다. 참관은 소환 조사와 별개다.

2020년 12월 2일 서울중앙지검. 뉴스1


A경사의 옛 전화기에 '윗선' 외압 증거 나올까
검찰은 A경사의 봐주기 의혹에 윗선이 존재하는지도 수사 중이다. 서초서 형사팀장과 형사과장, 서초서장을 넘어 서울경찰청장, 경찰 총수 선까지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A경사가 사건이 불거진 직후 개인용 휴대 전화를 교체한 것으로 포착됐는데, 검찰은 새 개인용 휴대 전화와 업무용 휴대 전화뿐만 아니라 옛 개인용 휴대 전화까지 확보해 분석 중이다. A경사는 “개인용 휴대 전화가 낡아 교체했고, 그 시점이 공교로운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검찰은 지난 설 연휴 이후 경찰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검·경, 정작 핵심인 이용구 통화내역 조사 안 해
검찰은 이 차관이 폭행 직후 택시기사 신고로 관할 파출소에서 출동하자 택시에서 내린 뒤 휴대전화로 어디론가 전화를 건 아파트 CCTV(폐쇄회로텔레비전) 영상을 이달 초 확보해 경위를 파악했지만 통화내역 조사는 필요 없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경찰에 외압을 가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경찰 고위직에게 연락한 적 없고, 자택인 아파트 앞 사건 현장에서 통화도 가족에게 전화를 건 것 같다고 해명했다.

서울중앙지검 측은 이 차관의 이 같은 해명을 통화내역으로 확인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데 대해 "수사의 본류가 아니기 때문에 확인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윗선 외압 의혹 수사에는 별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대신 검찰은 이 차관이 피해자(택시기사)에게 “블랙박스 영상을 지워달라”고 요청한 사실과 관련해 증거인멸교사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지도 검토 중이다. 이 차관의 폭행 혐의 자체에 대한 조사도 피할 수 없어 조만간 이 차관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경찰도 별도로 이 차관이 현장에서 통화하는 모습이 담긴 CCTV를 확보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 차관 통화내역을 조사할지에 대해선 "수사에 필요한 사항은 확인할 것"이라는 원론적 답변을 했다.


검·경 이례적인 동시 수사…경찰 “비교될까 걱정”
검찰과 경찰이 이용구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및 사건 무마 의혹 관련 동일 사건을 경쟁적으로 재수사하는 상황은 이례적이다. 경찰이 별도 재수사에 착수함에 따라 추후 수사 결과에 따라 검·경 성적표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찰 내부에선 “검찰보다 수사를 부실하게 했다거나, 제 식구 감싸기 의혹이 나오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수사하겠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정권 실세로 꼽히는 현직 법무부 차관에 대해 시간을 끌고 있다는 지적이 벌써 나오고 있어 수사 외압 의혹을 제대로 규명할지 미지수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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