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함께]"학폭 논란, 처벌 강화만이 답은 아니죠"

전남CBS 진혜진 작가 2021. 2. 24. 18: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순천시청소년상담센터 조연용 센터장 "피해 학생, 무기력과 공포, 불안 호소"
학교폭력 상흔 치유 '관계 회복·진정성 있는 사과' 이뤄져야
'촉법소년 연령 하향?'..가정·학교·지역사회에서 학생 변화를 유도하는 요건 갖추는 것이 먼저

■ 방송 : 전남CBS 시사프로그램 <시사의 창, 임종훈입니다.>
■ 채널 : 라디오 FM 102.1 / 89.5 (17:00~18:00)
■ 제작/진행: 임종훈 아나운서
■ 대담 : 조연용 센터장 (순천시청소년상담센터)

◇임종훈> 우리 지역 다양한 세대, 다양한 이웃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 '더불어 함께' 시간입니다. 스포츠계에서 점화된 이른 바 '학폭 미투'가 연예계까지 번지면서 학교 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 오늘 '더불어 함께' 시간에 알아봅니다. 순천시청소년상담센터 조연용 센터장 연결돼 있습니다. 센터장님 안녕하세요.?

◆조연용> 예. 안녕하세요.

◇임종훈> 연일 '학폭 미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상당히 지금 심각해지는 모양인데, 센터장님께서는 현 상황 어떻게 보고 계세요?

◆조연용> 예. 아무래도 청소년의 고민을 같이 다루는 현장에 있다 보니까, 상당히 민감합니다. 관심도 좀 높고. 그런데 이제 이 학교폭력 관련된 특별법이 제정이 된 게 2012년으로 한 10년 정도 되는 상황입니다. 그동안 이 사안과 관련된 내용들이 '아. 참 해결이 잘 안 됐구나', 아직까지도 이렇게 힘든 것들을 계속 갖고 있고, 불편함이 있다는 것이 정말로 좀 안타깝고요. 개인적으로는 아이 상담에서도 이런 상황과 관련된 내용들을 좀 더 세심하게 또 마음을 좀 북돋아 줄 그런 모습으로 더 적극적으로 좀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임종훈> 네. 그럼 법적인 장치가 지금 구비가 된 지 10년 정도 됐는데, 잘 활용이 좀 안 되고 있는 거라고 봐야 될까요? 어떻게 보세요.

◆조연용> 법은 제정이 되고 개정을 하는 과정인데, 아무래도 이번 '학폭 미투' 사안들을 살펴보면, 가해자 그 다음에 피해자로 구분하면서 가해자에 대한 법적인 처벌도 살짝 아쉬운 점도 있고 제대로 안 됐다는 것과 또 피해 학생들에 대한 보호라든지 또는 적응에 대한 도움도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었겠다 하는 것이죠. 법이라는 것이 사실상 이런 잘못된 행동을 감소하는 것도 있지만 잘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도 포함이 돼야 해서 이런 부분들에 대한 고민을 좀 더 해서 개정을 해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임종훈> 지금 상황을 보면 현재 성인이 된 스포츠 스타 또 연예인까지. 이들에 대한 폭로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데, 벌써 한 10년 정도 된 이런 사건에 대해서 계속해서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이 학교폭력의 상처가 쉽게 식기는 좀 어렵다' 이렇게 봐야겠죠.

◆조연용> 아, 그럼요. 저희들도 경험을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그냥 논란 정도의 상황이라 하더라도 상당히 오랫동안 기억에 남고 그 기분, 불편함을 계속 갖고 가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폭력이라는 상처를 갖게 되는 학생의 경우에는, 특히나 청소년 시기의 감정이 아직도 여리고 올곧게 다져지지 않은 상태에서 받은 상처라, 이것을 잘 다루지 않은 상황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아물어지기보다는 다른 방향으로 각색이 되거나 다른 모양을 갖게 되면서 더 큰 상처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학폭 미투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학교폭력 자체가 그만큼 심각한 상황이었다는 것 그리고 이것을 다루는 작업이 조금 미숙하지 않았나 이런 생각도 좀 들었습니다.

◇임종훈> 네. 센터장님께서도 학교폭력과 관련한 상담 많이 진행을 하실 텐데 실제로 이 피해자가 어떤 심리를 가지고 피해를 호소하던가요?

◆조연용> 예. 아무래도 폭력의 피해를 갖고 있는 분들은 일단 숨기는 것이 있는 거 같아요. 그런데 숨기는 이유가 너무나 공포스럽고, 어떻게 해도 내가 해 볼 수 없다는 무기력에 빠지게 되고, 또 학생들은 학교에 대한 불신, 부모님에 대한 불신, 지역사회에 대한 불신이 많죠. 그래서 신고를 해도 내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 한계가 있다는 것 때문에 그렇고. 보호자의 경우도, 사실상 자녀에 대한 보호를 우선으로 해야 되는데 그 방법을 아예 친구들을 못 만나게 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피신을 하는, 어떻게 보면 도망가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뭔가 해결해서 원만하게 관계를 회복하거나 일상생활을 잘 해나갈 방향을 찾기보다는 피해 학생이나 보호자들은 숨는 데에 더 에너지를 많이 쓰고 또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임종훈> 어디 뭐 알리고 싶어도 알리지도 못하고 스스로 그 상처를 숨기는 데만 급급한 상황이다. 지금 이런 말씀이세요. 지금 사실 학교폭력이라고 하면, 학생은 때리고, 욕하고, 놀리는 행위를 저희가 생각하게 되는데, 최근 학교 폭력의 양상이 많이 달라졌다고요?

◆조연용> 예,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신체 폭력이라고 하는 것은 2017, 2018년 이렇게 좀 되고 있는 상황이고, 일단 2018년도까지만 하더라도 대개 언어적인 폭력이나 따돌림 그 다음에 사이버상의 괴롭힘이 나타나기 시작을 합니다. 그래서 해마다 사이버 괴롭힘이 증가하고 있어서 예를 들면 SNS를 통해서 따돌림시키거나 또는 사진이나 영상 노출로 괴롭힌다든지, 최근에는 여러 가지 페이스북이라든지 카카오톡 등 아이디를 갈취해 가지고 개인 정보를 팔거나 도박하는 데 사용하는 사이버 갈취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학교폭력이라고 해서 단순하게 드러나는 것보다는 정말로 세세하게 관찰하고 찾아내야 하는, 또 알 수 없는 사이버 학교 폭력의 양상이 증가하고 있어 우려가 되고 있습니다.

◇임종훈> 네. 이렇게 지금 상당히 잔혹해지고 있고 또 다양화 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좀 해결해야 되겠다 이런 생각이 들고요. 지금 실제로 이 학교폭력 가해자에 대한 대중의 반응도 상당히 좀 매섭습니다. 지금 연예인은 물론이고 스포츠 스타도 은퇴를 해야 한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고요. 학교폭력에 대해서는 상당히 가해자 처벌을 신경써야 된다, 강하게 처벌을 하자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센터장님께서는 이 부분 어떻게 보세요?

◆조연용> 물론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 처벌하는 것은 필요로 합니다. 필요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그게 전부일 수는 없다고 보는 거죠. 왜 그러냐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폭력이 학교폭력인데 성인과 다르게 교육의 환경이나 사회적인 환경을 통해 변화할 수 있는 여지가 상당히 많은 그런 시기인데, 처벌을 통해서 해결하기보다는 관계를 회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라는 거죠. 가해 학생이 왜 이렇게 가해 행동을 나타냈는지를 살펴보면, 의외로 욕구 충족의 방법이 폭력의 양태로 나타나 다른 방법으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제시한다면 줄어들 수도 있거든요. 그런 측면으로 보면 물론 처벌도 분명히 필요하지만 화해 조정이라든지 관계 협업 이번에 개정된 학교폭력 특별법이 그런 쪽으로 좀 더 맞춰져 있어서 저는 최대한 활용을 해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임종훈> 지금 일각에서는 "애들이라고 할지라도 지금 자기가 하는 짓에 대해서 다 이해하고 있다, 알고 있다" 이런 얘기가 나오면서 "촉법소년 연령을 하향하자" 이런 얘기도 나오고요. 실제로 입법 움직임도 있습니다. 그럼 여기에 대해서는 적절하다고 보세요?

◆조연용> 참 여러 생각을 하게 되는 내용입니다. 말씀대로 이 촉법소년 연령을 하향시키자라는 것이 그만큼 저연령화되는 폭력 양상들이 나타나고 있어서 경계해야 된다는 것은 또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낮춘다고 해서 줄어들 것인가. 처벌하는 것에 대해 초점을 맞춘다고 해서 한없이 연령을 낮출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보여지고요. 그래서 촉법소년 10세 이상~14세 미만인데 이 대상자에 대해서 가정이나 학교, 지역사회는 그런 변화 준비가 되어 있느냐 하는 것이죠. 법령으로 처벌 연령을 낮추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있지만 사실상 그 외에 여러 가지 자원들이 공동체에서 이 촉법소년이 잘 활동하도록 바람직하게 사회생활을 하도록 하는 요건 또한 중요한데, 그 변화를 우선적으로 생각을 해보는 것도 놓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임종훈> 그러니까 가해 학생도 결국은 청소년이고 변화 가능성이 많은 시기기 때문에, 욕구를 좀 충분히 다른 방향으로 풀어줄 수 있는 조치가 좀 필요하다 이런 말씀하셨는데. 그러면 이 피해를 당한 학생은 어떻게 해야 될까요? 사실 이렇게 가해 학생에 대한 분노가 일어나는 것도 피해 학생이 이런 상처를 씻을 수가 없기 때문이거든요. 어떻게 이걸 달래줄 수 있을까요?

◆조연용> 가해 학생, 피해 학생으로 구분돼 있는데 피해를 당하는 학생 입장에서는 정말로 무기력이나 공포, 불안을 계속 안고 살아야 되는 상황입니다. 그 중에 피해 학생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것이 "나는 사과 받은 적이 없다" 이런 거거든요. 정말로 용서를 구하고 사과를 하는 가해 학생의 행동적인 모습들이 이뤄져야 된다는 것이죠. 그러려면 피해를 회복할 수 있도록 가해 학생에 대해서 '어떤 피해가 일어나는지 아느냐 '그리고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느냐'라는 것을 분명히 주지하고 그러한 것을 피해 학생과 피해 가족과 함께 회복할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나누는 시간이 필요한 겁니다. 그게 이제 사회 조정이나 관계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나면 피해 학생도 불편하고 힘들었던 것에 대해서 가해 학생에게 요구하고 소리를 지를 수도 있고요. 그러면서 이 관계를 다시 회복할 수 있는 기초선을 좀 확립할 기회가 되기 때문에 피해 학생을 위한 이런 방법을 반드시 함께해야 회복에 도움이 될 수가 있습니다.

◇임종훈> 말씀하셨던 관계 회복을 위해서는 아무래도 먼저 가해 학생의 교정이라고 할까요. 사고방식을 바꿔주고 뭘 잘못했는지 알려주는 이런 것들이 필요할 텐데 아무래도 학교나 가정의 역할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조연용>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가정, 보호자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보호자는 청소년의 롤 모델이기 때문에 보호자가 솔선수범하는 것이 필요한데,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하면 신고하는 것도 보호자고, 과정을 통해 다른 정서적인 압박이라든지 물질적인 요구까지도 사실상 보호자가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것은 여러 해석이 될 수도 있겠지만, 보호자가 아이의 학교 안에서의 또래 관계나 친구 관계 더 나아가서는 사회생활에서 방향을 잘 잡을 수 있도록 부모의 역할이 가정에서 중요하고요.

또, 학교는 작은 공동체 사회이기 때문에, 공동체의 역할이라든지 책임, 배려 이런 의식들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라서 학교에서의 생활 지도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관계 안에서 일어난 갈등을 어떻게 하면 회복하고 해소할 수 있는지를 훈련하는 장으로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가정, 학교, 지역사회도 어떤 것 하나도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역할과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임종훈> 가해 학생 부모님 중에서 "우리 애가 그럴 리가 없다"며 2차 피해를 가하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조연용> 맞습니다.

◇임종훈> 누구나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먼저 사과를 하고 관계 회복을 하는 것이 피해 학생은 물론 가해 학생에게도 좋은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 이야기를 해봤는데 학교폭력 관련해서 순천시청소년상담센터 여러 일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어떤 도움 받을 수 있는지도 설명을 해주시죠.

◆조연용> 네. 저희도 학교폭력 가해나 피해 학생에 대한 개인 상담이나 집단 상담을 진행하고 있고, 특히 학생들의 상담을 진행하면서 부모에 대한 교육도 반드시 선행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함께 성장하는 기회로 보시고 부모님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하시면 적극적으로 도움드릴 수 있고요.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대면으로 이뤄지는 것이 한계가 있어 온라인으로 화상으로 진행되는 상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서 적극적으로 활용하시면 자녀와 부모가 함께 성장하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임종훈> 네. 지금 '학교폭력 미투' 연일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데, '학교폭력'이라는 말 이제는 더 들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조연용> 감사합니다.

◇임종훈> 지금까지 순천시청소년상담센터 조연용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전남CBS 진혜진 작가] wwjin4@naver.com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