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을들의 반란' 후 더 독해진 푸르넷 공부방 '갑질'

임연희 2021. 2. 24.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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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유명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공부방 회사가 교사들을 상대로 회원 수 유지와 교재 매출 강요 등 이른바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3년 전 제기됐는데요.

지금도 달라진 게 없다는 공부방 교사들의 호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임연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흰 가면을 쓴 채 '갑질' 피해를 호소했던 푸르넷 공부방 교사들은 3년이 흐른 지금도 회사의 '갑질'이 여전하다고 주장합니다.

교사들은 교사팀장이 단체 대화방에 주기적으로 소집하면 수업을 마친 밤에 전봇대와 아파트 등에 직접 만든 회원 모집 전단을 붙인 인증 사진을 올려야 했다고 말합니다.

휴일에 수십km 떨어진 관광지까지 교사 모집 현수막을 붙이러 가야 했다는 증언도 나옵니다.

[이병두/푸르넷 공부방 지도교사 : "우리 선생님들을 영업사원으로 봐요. 왜 이유도 없이 우리가 제주 전체를 돌아다니면서 야간에 전단을 붙이러 돌아다녀야 하는지."]

주중 조회에선 회원을 모집하라는 압박도 받습니다.

가족이 아파서 조회에 불참하게 되면 하루에 벌금 만 원씩 내야 했습니다.

실제 교사가 운영하는 공부방입니다.

책장에는 모 출판사의 책이 빼곡히 채워져 있고, 상자째 개봉도 안 된 새 책들도 있습니다.

푸르넷 제주지점은 최근까지 2백7십만 원 상당의 책을 구입한 교사들에게만 공부방을 열게 해줬습니다.

또, 매년 여름마다 교사들에게 많게는 수백만 원 상당의 교재 판매 목표량을 할당했습니다.

계약서에 없는 부당한 '갑질'이지만, 교사가 이를 따르지 않으면 보복이 돌아왔습니다.

[전 푸르넷 공부방 지도 교사 : "(지점장이) 마이크 붙잡고 조회시간에 누구 선생님 왜 안 하느냐고 (면박을 줘요) 찍히는 순간 내가 회사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기 시작해요."]

제주지점 총 책임자는 공부방 교사인 자기 아들에게 퇴직 교사가 받아야 할 매출 수수료 일부를 준 게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푸르넷 제주지점은 공부방을 제주에서 열려면 전집을 구매해야 하고 전단 홍보, 벌금 제도가 운영되는 것은 맞다고 인정했습니다.

다만 계약서엔 없어도 제주지점 내부 규정상 동의를 얻었고,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불이익을 주진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아들에게 수수료를 주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볼 수도 있으나, 이것도 내규에 따른 것으로 본사에도 수수료 내부 규정을 알렸다고 답했습니다.

제주지점은 본사로부터 최근 총매출 1위 상을 받은 가운데 전·현직 공부방 교사들은 갑질로 피해를 입었다며 푸르넷 공부방 제주지점장을 경찰에 강요 등의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

임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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