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한'..대구 '개구리 소년' 추모비 세운다
와룡산 공원에 내달 26일 설치
[경향신문]
어린이 상징 5개 꽃모양으로
‘아이들이 안전한 세상’ 기원
경찰, 최대 수사력 동원에도
아직 범인 못 찾고 ‘미제’로
“안전한 세상에서 편히 지내세요.”
‘대구 개구리 소년’ 실종 30년을 맞아 희생된 어린이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비가 설치된다.
대구시는 다음달 26일 달서구 와룡산 선원공원에 ‘개구리 소년 추모 및 어린이 안전기원비’(추모·기원비)를 건립한다고 24일 밝혔다. 와룡산 선원공원은 실종된 어린이들이 유골로 발견된 지점에서 직선거리로 300m 떨어진 곳이다.
개구리 소년 사건은 1991년 3월26일 대구 성서초등학교 학생 5명(9~13세)이 “도롱뇽 알을 주우러 간다”며 집을 나섰다가 실종 11년6개월 만인 2002년 9월 와룡산 중턱에서 유골로 발견돼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사건이다. 당시 도롱뇽 알을 주우러 간다는 말이 개구리 잡으러 간다고 와전돼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으로 굳어졌다.
대구시는 시비 5500만원을 들여 화강석 재질로 추모·기원비(가로 3.5m, 세로 1.3m, 높이 2m)를 세운다. 추모·기원비는 꽃바구니 위에 5개의 꽃이 안겨 있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꽃바구니는 어머니 품을, 5개의 꽃모형은 실종된 어린이들을 상징한다. 꽃처럼 아름다운 아이들이 어머니 품처럼 안전한 세상에서 편하게 지내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았다.
하단부에 위치한 좌우 모형은 아이들의 자유로운 모습을 이미지화했다. 하단부 좌측에는 아이들이 자유를 찾아 훨훨 날아가기를 바라는 뜻에서 새 모형을 배치했고, 우측 두 개의 원형에는 추모·기원비 설립 취지문과 작품설명, 5명의 아이 명단을 음각으로 각인해 놓았다.
대구시는 추모비를 조성하기 위해 2019년부터 유족 및 시민단체와 수차례에 걸쳐 현장을 방문하고 간담회를 진행하고 디자인 구상과 설치 장소 등은 유족 의견을 최대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30년 추모제에 맞춰 열리는 추모·기원비 건립 행사 때는 유족과 시민단체, 대구시 관계자 등이 참석한다. 또 당일 행사장 근처에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 참석자들을 상대로 아동안전 캠페인도 펼친다. 개구리 소년 사건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미제로 남아 있다. 경찰은 단일 사건으로는 최대 규모인 연인원 35만명의 수사인력을 투입하고도 실종 어린이들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2002년 실종 어린이들의 유골을 발견했으나 범인은 검거하지 못했다. 2006년 공소시효를 넘기면서 영구 미제사건으로 남게 됐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추모·기원비는 실종아동을 추모하고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설치했다”면서 “앞으로 아이들과 시민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대구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tae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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