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스타트업이 만든 '하이브리드 K로켓' 연말 우주간다

최태범 기자 2021. 2. 2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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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우주창업시대①]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 "12월 브라질서 K로켓 시험발사"

[편집자주] “바다가 아니라 우주를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영국 탐험가 월터 롤리경이 21세기를 살았다면 하늘 저편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우주여행, 우주셔틀, 우주통신, 우주청소 등 허황하게 들리던 우주산업이 하나 둘 현실화하면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이런 획기적 변화를 이끄는 주역은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과 같은 로켓벤처들이다. 본격 도래한 ‘우주창업시대’를 조망하고 우리의 당면과제와 발전방향을 짚어본다.


“쉬이이이이 부아아아아아앙” 지난달 27일 충남 금산군에 위치한 이노스페이스의 로켓 시험장. 붉은 화염과 함께 폭발적인 굉음이 울려 퍼졌다.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를 맞아 올해 말부터 우주로 쏘아 올릴 ‘K로켓’의 시작을 알리는 축포 소리였다.

수평 지지대에 고정시킨 로켓 엔진은 하늘로 솟구칠 듯한 강력한 에너지를 분출했다. 이노스페이스는 5톤급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시험에 속도를 내고 있다. 5톤 추력이라는 것은 위성과 발사체를 합친 5톤 무게의 로켓을 우주로 쏘아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5톤 엔진 시험을 마친 뒤 4월부터는 15톤 엔진 시험에 돌입한다. 12월에는 브라질 알칸타라 발사센터에서 하이브리드 로켓의 우주 시험발사에 나선다. 내년 추가 시험발사를 거쳐 2023년부터는 실제 위성을 싣고 연간 30회의 본격적인 상업 발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15톤급 나노위성 발사체에 이어 2023년에는 1단 15톤 엔진 4개와 2단 6톤 엔진을 묶은 마이크로위성, 2025년부터는 1단 15톤 엔진 7개를 묶고 2단에 4개, 3단에는 6톤 추력을 더한 미니위성 발사체도 만들어 소형위성 발사체 시장을 석권한다는 목표다.

20톤급 엔진 시험대

그동안 국가적 차원이나 민간의 초대형 투자로만 가능했던 우주항공 분야가 지금은 스타트업들도 추진할 수 있는 사업 영역으로 들어왔다. 위성 발사 트렌드가 ‘대형-장기간’에서 ‘소형-단기간’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준비해서 대형 로켓에 대형위성(1000kg 이상) 하나를 우주로 보내는 것보다 짧은 기간에 소형위성 여러 개를 군집형으로 쏘아 올리는 것이 위성의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컨설트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발사된 위성이 1500기 수준인 반면 향후 2028년까지 발사될 소형위성(첨두부 무게 500㎏ 이하)은 8500개로 추정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통신‧지구관측 등 군집위성을 활용한 소형위성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앞으로 발사될 위성의 80%는 소형위성일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규모가 2020년 3조원에서 2027년에는 5조60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2020~2027년 누적 시장규모는 37조원대에 달한다.

국내 스타트업인 이노스페이스는 이 같은 시장 트렌드를 읽고 소형위성 발사체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2017년 9월 설립한 신생 기업이지만 국내에서는 최초로 하이브리드 로켓 발사체 개발에 나서며 우수한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이브리드 로켓은 고체연료와 액체 산화제를 사용하는 혼합형 발사체 기술을 사용한다. 고체 로켓의 경우 추력 조절이 어려우면서도 폭발 위험성이 있고, 액체 로켓은 추력 조절이 가능하지만 제작 비용이 높고 개발기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다.

하이브리드 로켓은 이런 단점을 해소한다. 연소실에 고체연료를 넣어놓고 별도의 탱크에 액체 상태의 산화제를 저장한 상태에서 중간의 펌프를 통해 산화제를 흘려보냄으로써 연료를 연소시켜 추력을 얻는 방식이다.

특히 이노스페이스가 개발 중인 하이브리드 발사체는 미국·호주·노르웨이·독일 등 대표적인 4곳의 경쟁사와 비교하면 보다 고성능 고체연료를 사용하고 연료-산화제를 연결하는 별도의 전기 펌프를 개발해 제작비용을 더욱 절감했다.

하이브리드 로켓 개발에 나선 미국 Rocket Crafters, 호주 Gilmour Space Technologies, 노르웨이 Nammo는 모두 저성능 폴리머계 고체연료를 사용한다. 펌프도 액체로켓에 사용되는 가스 가압시스템이라 위성발사체에 적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독일 Hylmpulse의 경우 고성능의 고체연료를 사용하지만 액체로켓에서 사용하는 가스발생 펌프를 하이브리드 로켓에도 적용했다. 이들 업체와 비교하면 이노스페이스는 고성능 고체연료와 전기모터 펌프를 사용해 기술력이 한 발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는 “액체로켓 펌프를 그대로 사용하면 하이브리드 로켓의 장점인 구조 단순화와 저렴한 제작비용을 모두 없앤다”며 “우리의 펌프는 컴팩트하고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특허 등록을 완료하고 해외 출원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성능 고체연료 조성 설계 및 제조 기술

이노스페이스는 고체연료를 직접 공장에서 제조할 수 있는 기술력도 보유하고 있다. 50kg 등 소규모 연료를 만들 수 있는 50리터의 설비를 비롯해 15톤 엔진에 들어가는 연료를 제조할 수 있는 1200리터 규모의 생산·가공 설비를 갖추고 있다.

고체연료 조합을 위한 별도의 ‘레시피’를 갖고 있지만 특허 등록을 하지는 않았다. 특허 등록 시 오히려 외부로 기술이 유출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대신 기술임치(보관) 제도를 통해 독자적인 권한을 지키고 있다.

충남 금산 연소시험장 전경

충남 금산에 갖춘 엔진 연소시험장은 최대 20톤 추력까지 시험할 수 있다. 1~3톤, 5톤에 대한 추력 시험을 마무리하고 4월부터 15톤 추력 시험에 돌입한다. 한화나 LIG넥스원 등 방산업체로부터 위탁 시험도 실시하면서 매출에 기여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이 같은 높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박수경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이 ‘경쟁력 있는 민간기업’으로 언급하고, 정병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이 직접 로켓엔진 연소시험을 참관할 만큼 관심도가 높아진 스타트업이다.

김수종 대표는 항공우주 분야에서 성공한 ‘한국 기업’으로 남겠다는 각오다. 그는 “국내 로켓 분야는 저변이 너무 부족하다. 해외투자 제안도 있지만 차선책으로 놓고 '국내에서 로켓으로 상업화에 성공했다'는 사례를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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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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