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조선일보

이재명 기본소득 저격한 이철우 "부잣집서 준다고 빚 내서 따라 주랴"

오경묵 기자 입력 2021. 02. 25. 17:14 수정 2021. 02. 25. 17:37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이철우 경북지사·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등으로 설전
이철우 경북도지사. /뉴시스

이철우 경북지사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재난기본소득을 놓고 연일 설전을 주고받고 있다. 이철우 지사가 언론 기고를 통해 “자치단체의 살림살이 차이 때문에 누구는 재난기본소득을 받고 누구는 받지 못한다면 이는 공정하지 못할 뿐 아니라 비수도권이 감내해야 할 허탈감이 커지고 국민 통합에도 저해된다”고 하자, 이재명 지사는 “재난기본소득은 돈이 아닌 의지의 문제”라고 맞받았다. 그러자 이철우 지사가 “금수저 부잣집에서 준다고, 빚을 내서까지 따라 줄 수는 없지 않느냐”고 재차 반박했다.

이철우 지사는 2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일간지 기고를 통해 강조한 것은 경기도의 재난기본소득 지급 자체를 문제 삼은 것이 아님을 먼저 말씀드린다”며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점점 더 양극화되고, 한쪽으로 기울어져 가고 있는 현실에서, 재난기본소득을 경기도처럼 모든 주민에게 줄 수 없는 비수도권과 안타까움을 토로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기업도, 인구도 많은 경기도가 보편적 기본소득을 지급한다면 형편이 어려운 비수도권은 국가 차원에서 주민들의 힘겨운 주름살을 어루만져줘야 한다는 취지”라며 “동등한 국민으로, 또한 성실한 납세자로 모든 국민이 재난에서는 보편타당한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데, 단지 행정구역의 사는 곳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상이한 대접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금수저 부잣집에서 준다고, 빚을 내서까지 따라 줄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철우 지사는 “단순한 계산식을 통한 숫자로 보이는 1인당 예산은 경북이 경기도보다 많을 수 있다”라면서도 “실제 내용을 보면 턱없이 부족한 사회 인프라 확충과 국비사업에 대한 매칭비 등 차포를 떼고 나면 실제 쓸 수 있는 돈은 5%도 되지 않는 것이 비수도권의 답답한 현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정부가 재정분권을 위해 지방소비세를 일부 이양했지만 비수도권의 세수 확충은 미미하고, 오히려 수도권이 상대적으로 많이 늘어나 상생기금을 받고 있는 것은 지방의 살림살이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라고 했다.

이철우 지사는 “재난기본소득은 이름에서 보듯 재난을 당한 어려운 이들에게 지원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고액의 연봉을 받는 대기업 종사자, 전문직, 공무원과 같이 코로나 재난으로 전혀 피해가 없는 사람에게까지 일률적으로 재난소득을 주기보다는 지금 이 시간에도 ‘생존 절벽’에 서 있는 소상공인, 위기계층에 집중하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정의’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운동장이 갈수록 기울어지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국가 전체의 통합과 낙후된 비수도권을 발전시키는 국가균형발전이 더욱 절실한 과제”라며 “따뜻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힘겹게 버티고 있는 비수도권의 문제를 깊은 관심 갖고 바라봐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뉴시스

◇이재명 “재난기본소득, 돈 아닌 의지의 문제”

이재명 지사는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재난기본소득은 돈 아닌 의지의 문제”라는 글을 올렸다. 이철우 지사의 언론 기고에 대한 반박문 성격이다. 그는 “이철우 지사가 ‘수도권의 경기도가 세입이 많아 1인당 10만원씩 재난소득을 살포해 지방에 상대적 박탈감을 조장하니 재정형편이 나쁜 비수도권에는 국고로 재난소득을 지급해 균형을 맞춰 달라’고 요구했다”고 썼다.

이어 “경상북도가 경기도보다 지역경제가 나쁜 건 사실이지만 재정상황까지 나쁜가? 재난기본소득을 못하는 것이 예산 때문인가 의지 문제인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이재명 지사는 “재정자립도는 가용예산 중 자체조달 비율을 말할 뿐 재정능력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2021년 경북의 1인당 예산은 395만원으로 경기도 209만원의 두 배”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앙정부는 지방의 필요경비기준을 정한 후 자체세수가 많은 경기도는 빼고 경북에만 부족분을 지원해 필요경비를 채워준다”며 “지방이 가난하다고 지방정부의 살림까지 가난한 건 아니라는 뜻”이라고 했다.

이재명 지사는 “주민 1인당 10만원을 만들려면 경기도는 1인당 예산의 5%를 절감해야 하지만, 경북은 2.5%만 절감하면 된다”며 “경기도 내 31개 시군 중 재정자립도가 낮은 포천시가 다른 시군이 5~10만원을 지급할 때 60만원을 지급한 것에서도 재난소득 지급은 예산 아닌 의지문제임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우선순위가 문제일 뿐 예산은 언제나 부족하다”며 “선별현금지원이 나은지 지역화폐 보편지원이 나은지는 이후 통계와 역사, 주민이 판단하겠지만 경기도나 다른 지방정부가 예산에 여유가 있어 보편지원에 나선 게 아님은 분명하다”고 했다.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