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후에도 호텔에서 모셔간 이 남자 [책을 읽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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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부터 호텔 문 앞에서 44년째 매일 9시간씩 서서 하루에 1000번 이상 허리를 숙이는 사람.
새로운 고객이 올 때마다 구리로 '키를 깎아서 올리던' 시대, 호텔 객실마다 재떨이가 구비되어 있던 시대, 장관급 인물이 호텔을 방문할 때도 차량을 통제하고 레드카펫을 깔던 시대, 고객들에게 받은 팁을 모아 집을 산 선배 이야기가 공공연히 떠돌던 시대를 지나 '호캉스'가 유행하고 호텔 앞에 음식 배달 오토바이가 문전성시를 이루는 시대, 외국인 관광객이 스마트폰 어플로 직접 택시를 부르는 시대, 코로나로 인해 호텔이 처음으로 일부 영업을 중단해야 했던 시대까지, 저자가 호텔과 함께해온 긴 세월이 책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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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문현/싱긋
전깃불도 들어오지 않던 시골집을 떠나 상경해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중 친구의 소개로 우연히 웨스틴조선호텔 면접을 본 것이 평생 직업의 시작이었다. 임시직 벨보이로 입사해 이듬해 정사원으로 채용됐고 도어맨으로 호텔의 '최전선'을 지키다가 36년째였던 지난 2013년 정년퇴직을 맞았다. 그의 정년퇴임식은 모 방송사의 아침 프로그램에서 크게 다뤄지기도 했다. 거기서 그 직업과의 인연은 끝이었나 싶었는데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새롭게 제2의 인생이 시작됐다. 정년을 넘어 현역 도어맨으로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그는 "어떤 이들은 이 직업을 감정노동이라고 하지만 항상 웃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한다. 호텔의 다른 직원들이 두 손 두 발 든 고객을 전담 마크하고, 호텔에 도착한 자동차 번호판만 보고도 고객의 이름과 직함을 전부 맞힐 수 있다는 그의 에피소드를 찬찬히 살피다 보면 우리나라 호텔의 역사 또한 되짚어 볼 수 있다.
새로운 고객이 올 때마다 구리로 '키를 깎아서 올리던' 시대, 호텔 객실마다 재떨이가 구비되어 있던 시대, 장관급 인물이 호텔을 방문할 때도 차량을 통제하고 레드카펫을 깔던 시대, 고객들에게 받은 팁을 모아 집을 산 선배 이야기가 공공연히 떠돌던 시대를 지나 '호캉스'가 유행하고 호텔 앞에 음식 배달 오토바이가 문전성시를 이루는 시대, 외국인 관광객이 스마트폰 어플로 직접 택시를 부르는 시대, 코로나로 인해 호텔이 처음으로 일부 영업을 중단해야 했던 시대까지, 저자가 호텔과 함께해온 긴 세월이 책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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