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이주열 총재 "물가 예의 주시 중".. 기준금리는 동결

김신영 기자 2021. 2. 2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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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이주열 총재가 25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는 이날 물가 상승 우려에 대한 질문에 “당장 닥칠 위험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25일 오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시작된 이주열 한은 총재의 온라인 기자간담회. 이 총재가 자리에 앉자마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미국 국채 금리가 1년 만에 1.4%(10년 만기 기준)를 넘어서고, 금리 상승으로 최근 증시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는 데 대한 이 총재의 진단과 처방에 관심이 몰린 것이다. 이 총재는 “유가와 곡물 가격이 오르고 있어 유의해서 관찰하고 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당장 닥치지는 않겠지만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답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하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지난 11월 내놓은 3.0%로 유지했다. 그러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종전 1.0%에서 1.3%로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시장을 먹구름처럼 덮고 있는 ‘인플레이션 공포’를 한은도 의식하고 있다는 신호였다.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에서 빗나가지 않았다. 금융투자협회가 금통위 회의를 앞두고 채권 트레이더를 대상으로 설문했을 때 거의 전원이 금리 동결을 예측했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코로나 백신 접종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글로벌 하게 커지고는 있지만, 한국의 소비·고용은 여전히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금통위는 기준금리 결정 직후 발표한 ‘통화 정책 방향’ 보고서를 통해 “한국 경제는 민간 소비가 사회적 거리 두기 장기화 등으로 부진하고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고용도 계속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금리 동결의 이유를 밝혔다. 세계 경제에 대해서는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이동 제한 조치의 영향이 지속되며 더딘 회복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최근 증시의 급등락을 불러온 한·미 국채 금리의 상승(채권 가격 하락) 흐름에 대해 우려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그는 “시장 금리가 오르면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가계·기업의 자금 조달 금리가 상승하며 자산 가격도 압력을 받게 된다”며 “앞으로 상황 전개에 따라 증시의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24일 약 1년 만에 장중 약 1.4%를 넘어섰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기업이 비용을 조달하는 금리 또한 상승해 증시에 악재다. 대출받은 가계에도 부담이 된다.

코로나 경제 충격을 방어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돈을 풀고, 그 돈을 국채로 조달하면서 국채의 매력은 떨어지고 채권 금리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코로나 재난지원금으로 조만간 한국은 약 20조원, 미국은 약 1조9000억달러(약 2100조원)를 추가로 풀 계획이다. 이 돈을 위한 재원 중 상당수는 국채로 조달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국채 공급을 늘려 국채 금리를 올라가게 한다.

이 총재는 채권 시장의 불안 해소를 위해 한은이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직접 매입해야 한다는 정치권 일각의 주장에 대해 확실히 선을 그었다. 그는 “정부가 국채를 발행하면 한은이 곧바로 인수하는 ‘국채 직매입’ 방식은 부작용이 많아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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