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골적 선거개입", "탄핵 사유".. 文 부산행에 격분한 야당

김주영 2021. 2. 25.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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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을 방문하자 야당에선 격앙된 반응이 쏟아져나왔다.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문 대통령의 갑작스런 부산 방문은 힘으로 법안을 밀어붙이는 집권여당의 일방통행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며 "이명박정부 '4대강'과 닮은 꼴인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대통령까지 나서서 쐐기를 박는 건 '촛불정부'가 해선 안 될 일"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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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뿐만 아니라 정의당도 '성토'
주호영 "누가 봐도 도 넘은 선거개입"
김병민 "관건선거, 세상에 드러났다"
부산지역 야당 의원들 반발 특히 거세
원희룡 "대통령까지 표만 생각하니.."
정호진 "촛불정부가 해서는 안 될 일"
국민의힘 부산 지역구 의원들이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국토교통부를 비판하고 부산특별광역시법(특별광역자치단체법 제정안)을 공동 발의한다고 밝히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을 방문하자 야당에선 격앙된 반응이 쏟아져나왔다.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예민한 시기에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와 인근 광역·지방자치단체장 등을 대동해 부산을 찾은 것을 두고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대통령 탄핵까지 언급됐다. 정의당에서도 문 대통령의 이날 부산 방문이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 대통령의 부산 방문은 1년 만이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부산 방문을 “노골적인 선거행보”라며 “4차, 5차 재난지원금 공세에도 마음이 안 놓였는지 ‘가덕도 신공항’과 ‘동남권 메가시티’로 더불어민주당을 지원하는 선거운동에 나선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청와대는 선거와 무관하다고 하지만 누가 봐도 대통령의 도를 넘은 선거개입”이라며 “이는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는 점을 잊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원내대표는 형사 사건 피고인으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송철호 울산시장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이날 일정에 동행한 것을 겨냥해서는 “아주 볼썽사나운 일정 같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김병민 비대위원은 “보선을 앞둔 문 대통령의 발걸음이 다급해 보인다”며 “문재인정부 출범 후 관권선거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권력이 선거에 개입한 문제들이 세상에 드러났다”고 질타했다. 김현아 비대위원은 “정권 말 곳곳에서 ‘레임덕’이 목격되는 가운데 대통령의 선거지원이 눈물겹다”고 비꼬기도 했다. 비대위원인 김미애 의원도 “당장 선거지원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부산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부산시당 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을 비롯한 부산지역 의원들이 이날 국회에서 연 ‘부산특별광역시법’ 발의 관련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의 부산 방문이 거론됐다. 서병수 의원은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선거운동을 즉각 중지해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은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보선을 앞두고 (선거 판세가) 답답해서 간 것 같은데, 그리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부산시민들 입장에선 외려 화가 날 일”이라며 “대통령과 여당이 가덕 신공항을 마치 자신들이 다 한 것처럼 공을 가로채려 한다”고도 꼬집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비판도 줄을 이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최근 공식 회의를 앞두고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른 채 ‘부산에 또 가야겠네’라는 혼잣말을 한 일을 언급하며 “(선거지원에) 대통령까지 동원했나 보다”라고 일침을 놨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안도 통과되기 전에 대통령이 불쑥 현장을 방문할 일은 아니다”라며 “결국 선거용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 정부 핵심들의 위선에 대통령이 정점을 찍어서야 되겠느냐”며 “대통령까지 표만 생각하면 이 나라가 어찌 되겠는지 가슴이 터진다”고도 적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 가덕도 공항 예정지를 선상 시찰하며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으로 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뉴시스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온 정의당도 이날 논평을 내 문 대통령의 부산행을 비판했다.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문 대통령의 갑작스런 부산 방문은 힘으로 법안을 밀어붙이는 집권여당의 일방통행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며 “이명박정부 ‘4대강’과 닮은 꼴인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대통령까지 나서서 쐐기를 박는 건 ‘촛불정부’가 해선 안 될 일”이라고 역설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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