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종교적 신념' 양심적 병역거부에 첫 무죄 확정

백인성 2021. 2. 25.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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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18년 대법원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했습니다.

이후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사람들에 대해 잇달아 무죄가 선고됐는데요.

오늘(25일) 대법원이 종교적 이유가 아니라 개인적 신념 때문에 병역을 거부한 남성에게도 처음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자세한 판결 이유, 백인성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현역으로 군대를 다녀온 A 씨는 2016년부터 예비군 훈련에 불참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군사 훈련에 더 이상 나갈 수 없다는 개인적 신념 때문이었습니다.

예비군법 위반으로 기소된 A 씨.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유죄가 된다면 예비군 훈련을 면제받도록 무거운 징역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1,2심은 A 씨가 병역 의무 중 가장 부담이 큰 현역 복무를 이미 마쳤는데도 예비군 불참으로 큰 불이익을 감수하고 있다며, A씨의 신념이 확고하고 진실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한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에 따라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오늘 대법원도 같은 판단을 내렸습니다.

종교적 신념이 아닌 윤리, 도덕적 신념이 이유더라도 '진정한 양심'에 따른 것이라면, 예비군법이 정한 정당한 거부 사유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대법원은 그러나 A씨처럼 개인적 신념을 이유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주장했던 다른 남성 B씨에 대해선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B씨가 평화의 확산을 위해 폭력을 확대, 재생산하는 군대에 갈 수 없다며 현역병 입영을 거부했지만, B씨가 집회에 참가해 질서유지 업무를 수행 중인 경찰관을 폭행한 전력이 있는 등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아니라고 봤습니다.

[남선미/대법원 재판연구관 :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양심에 따른 것인지 여부에 관한 기준을 획일적으로 세우기는 어렵고, 개별 사건에서 피고인의 전반적인 삶의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게…"]

B씨에게는 1년 6개월의 징역형이 확정됐습니다.

KBS 뉴스 백인성입니다.

촬영기자:윤성욱/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김영희

백인성 기자 (isbae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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