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글은 어디서 오고, 왜 쓰는가.. 작가가 들려주는 '작가의 삶'

박동미 기자 2021. 2. 2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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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작가만큼 작가를 미워하지 않습니다. 개인으로든 직업군으로든 가장 악랄하고 경멸스러운 작가의 초상을 만날 수 있는 곳은 작가들이 직접 쓴 책이지요. 하지만 누구도 작가만큼 작가를 사랑하지도 않아요. 과대망상증과 편집증은 작가와 한 거울을 공유하지요."

해마다 유력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마거릿 애트우드가 말하는 작가론 그리고 글쓰기에 관한 책.

따라서 책은 그의 표현대로 "작가가 서 있는 위치에 대한" 종합적인 글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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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대하여│마거릿 애트우드 지음│박설영 옮김│프시케의숲

“누구도 작가만큼 작가를 미워하지 않습니다. 개인으로든 직업군으로든 가장 악랄하고 경멸스러운 작가의 초상을 만날 수 있는 곳은 작가들이 직접 쓴 책이지요. 하지만 누구도 작가만큼 작가를 사랑하지도 않아요. 과대망상증과 편집증은 작가와 한 거울을 공유하지요.”

해마다 유력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마거릿 애트우드가 말하는 작가론 그리고 글쓰기에 관한 책. 대표작 중 하나인 ‘시녀 이야기’(1985)가 수십 년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자리에 있고, 34년 만에 선보인 속편 ‘증언들’(2019)이 부커상을 받는 등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문학가 애트우드의 글쓰기 강의라니. 글은 어디에서 오는지, 작가란 무엇인지, 누구를 위해, 그리고 왜 쓰는지. 그가 던지는 심원한 질문들은 ‘당신도 쓸 수 있다’며 용기의 풍선만 잔뜩 부풀리는 숱한 작법서와는 다르다. 애트우드는 자신이 어떤 삶의 과정을 거쳐 작가가 됐는지 회고하고, 생활인과 예술가를 오가는 이중 자아의 갈등을 솔직하게 드러내기도 하며, ‘작가가 된다는 것’의 의미에 보다 입체적으로 접근한다. 따라서 책은 그의 표현대로 “작가가 서 있는 위치에 대한” 종합적인 글이라고 볼 수 있다.

“열여섯에 작가가 됐을 때만 해도 내게 돈은 후순위였습니다. 하지만 곧이어 일순위가 됐지요. 열일곱, 열여덟, 열아홉이 되고 현실을 알게 될수록 불안이 커졌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아야 하지?” “체호프는 다른 이유가 아닌 오직 돈을 위해, 가난에 허덕이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지요. 그렇다고 그를 상스럽다 할 수 있을까요?”

책은 돈과 예술, 독자와 예술과의 관계에서 파생한 대립과 딜레마 등을 들여다보기도 한다. “작가가 글을 쓰는 건 바로 ‘독자’들을 위해서입니다. ‘그들’이 아닌 ‘당신’인 독자를 위해. ‘친애하는 독자’를 위해” “성공을 거둔 작가 중에 이런 의심을 품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전작을 반복하면서, ‘그들’을 만족시킬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그들’을 실망시킬 것인가. 더 최악은 ‘그들’을 만족시키려고 자기복제를 했는데 오히려 복제라며 비난받는 경우입니다.”

이 밖에 단테와 셰익스피어, 디킨슨과 뒤라스, 스티븐 킹 등 다른 작가들의 글쓰기 사유가 애트우드의 관점을 만나 더욱 지적으로 빛나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책은 애트우드가 등단 40년 무렵인 2000년 케임브리지대에서 진행한 여섯 번의 강연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으로, 2002년에 영미권에서 초판이 간행됐다. 284쪽, 1만6000원.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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